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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는 것, 부처님도 좋아하실 것" vs“문화재청장, 靑수석 사퇴”

신민형 | 기사입력 2022/04/09 [10:32]
文 ‘초석 논란’에 불교계 또 갈라치기

"잠시 쉬는 것, 부처님도 좋아하실 것" vs“문화재청장, 靑수석 사퇴”

文 ‘초석 논란’에 불교계 또 갈라치기

신민형 | 입력 : 2022/04/09 [10:32]

초석 논란에 불교계 또 갈라치기

 

문재인 대통령 부부의 서울 북악산 법흥사터 초석 착석 논란이 또 불교계의 갈라치기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문화재가 아니다” “버려져 있던 돌등 정부의 해명이 오히려 불교계의 분노를 키운 한편 불교계 일각에서는 "건물 재료에 사람이 앉아서 쉬는게 어째서 비판 받을 일인가"라며 잠시 앉아 쉬셔도 부처님이 좋아하실 것"이라는 반박이 잇따랐다.

 

8일 조계종은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비지정 불교문화재에 대해 천박한 인식을 공개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사회적 논란을 가중시킨 문화재청장과 국민소통수석은 즉각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일 문 대통령 부부는 서울 북악산 남측면 개방을 기념하며 등반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법흥사로 추정되는 절터에 있는 연화문 초석 위에 앉아 동행한 김 문화재청장과 법흥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교계 등에서 문화재를 소홀히 다뤘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자 7일 문화재청은 "문 대통령 내외가 착석하신 법흥사터(추정) 초석은 지정 또는 등록 문화재가 아니다"고 진화에 나섰다. "사전에 보다 섬세하게 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앞으로는 더욱 유의하겠다. 향후 법흥사터의 소중한 가치를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불교문화유산의 가치를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박 수석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초석은) 원래 있었던 초석이 아니라 해방 이후 1960년대쯤 누군가 복원하려고 깎았던 돌로 추정된다. 복원하려다가 1968년 김신조 사건으로 (북악산이) 폐쇄되면서 여기저기 버려져 있던 돌"이라고 했다.

 

조계종 측은 "사찰터는 가장 긴 시대성을 가진 유적 가운데 하나이며, 다양한 분야의 변천사를 내포하고 있다""이러한 사찰터는 비지정문화재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오히려 국가적 보호와 관리가 시급하다"고 했다. 이어 "정부 관계자들이 보여준 사고는 자칫 국민들에게 '지정문화재가 아니면 아무렇게나 대해도 상관 없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대단히 위험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청와대와 문화재청에서 비지정 불교문화재를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를 했다면 불교계에서도 포용할 수 있었던 문제였다. 관계자들이 변명으로 일관하다보니 또 다른 실언과 논란이 지속되는 것"이라는 게 조계종 측의 주장이다.

 

한편 서림 스님은 해당 논란이 발생한 당일인 지난 7일 오전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딱 봐도 새롭게 건물을 짓기 위해 기계로 만들어 가져다 놓은 주춧돌인데, 저게 무슨 문화재라고 호들갑을 떠나"라며 "건물 재료에 사람이 앉아서 쉬는게 어째서 비판 받을 일인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주춧돌이 그렇게 소중하다면 거기에 나무 기둥도 올리지 마라"고 꼬집었다. 만일 법흥사를 새로 복원할 경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앉았던 주춧돌 위에 나무 기둥 등의 다른 건축 재료를 올려야 하는데, 이처럼 이같은 작업이 이뤄지기 전에 사람이 잠시 앉았다 간 게 무슨 문제냐는 지적이다.

 

영담 스님도 8일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계종 승려로서 말씀드린다. 산행을 하시다가 빈 절 터 아무렇게나 놓인 주춧돌을 만나시거든 잠시 앉아 쉬셔도 괜찮다. 쉬시면서 먼 산 구름도 보시고 빈 절 터 무상한 이치도 깨달으시고"라며 "부처님도 좋아하실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이를 시비하는 조계종단의 유치함을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라""나무서가모니불,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 그리고 두 손바닥을 붙인 불교 예법인 '합장'을 의미하는듯한 이모티콘 3개를 덧붙였다.

 

이는 이날 해당 논란에 대해 조계종이 대변인 법원 스님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천박한 문화재 인식을 드러낸 문화재청장과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사퇴하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반박한 모습이다. 

 

이러한 불교계의 갈라치기 모습을 보며 한 불교인은 아마 부처님이 이러한 상황을 보신다면 다 옳다며 편따라 시비를 가리지 않는 불심을 말씀하셨을 거라며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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