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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길수의 일상에서 찾는 삶의 구원과 행복●‘건강나이’ 斷想

박길수 | 기사입력 2022/06/30 [09:10]
그저 조금씩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는다

박길수의 일상에서 찾는 삶의 구원과 행복●‘건강나이’ 斷想

그저 조금씩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는다

박길수 | 입력 : 2022/06/30 [09:10]

한국인의 건강 나이가 71살이라고 한다. 이후 급격하게 노쇠해진다. 71살은 평균 나이를 말하고 있으므로 개개인마다 차이는 있을 것이다.

내 나이가 이제 71살이다. 건강한 삶의 막차를 탄 것이다. 드디어 초라한 노년을 향해 떨어지듯 내려가는 급행열차를 탄 것이다. 누구는 볼품 없이 거지처럼 늙어버릴 것이고, 누구는 어떤 이유로 죽어가고 있을 것이고, 아무튼 필히 둘 중 하나에 해당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참으로 소갈머리 없이 나는 나 자신 평생 발전해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삶일 줄 알았었다.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건강했던 아내가 뇌출혈로 쓰러졌고, 그나마 내 아내는 다행히 숨은 쉴 수 있어서, 지금껏 7년 넘도록 식물인간으로 버티고 있다.

혹시 내 아내는 사는 게 사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단지 아내 없이는 하루도 못 사는 남편의 바람이고 소망이라 힘들지만 구차한 생명을 그저 유지만 하고 있을지 잘 모르겠다. 실은 남편도 아내 옆에서 대책없이 그저 조금씩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비로소 깨닫게 된 듯싶다.

사는 일 참 별 것 아니다. 눈에 무엇이 끼었을까? 그저 삶이 대단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줄 알았었다. 살고보니 그저 주변에 불필요한 쓰레기나 남기면서 바둥대며 고약한 악취만 풍기는 일이 삶이었구나 이제야 생각이 든다. 가끔 짐승보다 덜떨어진 용렬하고 지저분한 존재가 바로 인간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나만 그럴까? 잘 모르겠다.

 

박길수

1952년 광주 출생, kt퇴직, 요양보호사, 7년전 부인이 뇌출혈로 쓰러져 현재 재택 간병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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