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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한국 종교지도자들과 ‘바티칸 면담’

김희성 기자 | 기사입력 2022/09/21 [13:23]
“천국인 한국서 지옥인 교황청 오셨으니 저를 위해 기도 부탁 드립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한국 종교지도자들과 ‘바티칸 면담’

“천국인 한국서 지옥인 교황청 오셨으니 저를 위해 기도 부탁 드립니다”

김희성 기자 | 입력 : 2022/09/21 [13:23]

천국인 한국서 지옥인 교황청 오셨으니 저를 위해 기도 부탁 드립니다 

 

불교 대표 등 한국 종교 지도자들이 지난 18(현지시간) 로마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종교인 화합을 통한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교황은 이들 대표에게 묵주를 선물하며 강녕을 비는 등 이례적 환대를 했다고 문화일보가 21일 보도했다.

 

현지에서 교황을 만난 원경 스님(조계종 사회부장)에 따르면, 교황은 천국인 한국에서 지옥인 교황청에 오셨으니 가련한 저를 위해 기도를 부탁한다는 농담으로 한국 대표단을 유쾌하게 맞았다. 이 발언은 지난 2014년 방문했던 한국에 대한 우호 감정을 표현함과 동시에 최근 악화한 자신의 건강 상태 등을 유머러스하게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이날 의자에 앉아 대표단을 접견하면서도 시종 밝고 편안한 모습을 보였다는 게 원경 스님 전언이다.

▲ 프란치스코 교황(왼쪽)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교황청에서 한국 불교 대표인 원경 스님으로부터 한국 전통 도예 작품인 다관을 선물받고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운데는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제공  

 

이날 면담은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를 이루고 있는 국내 7대 종단 지도자들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7대 종단 지도자는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의장 원행 스님(조계종 총무원장)을 비롯해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대주교),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 김현성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임시대표회장, 손진우 유교 성균관장, 박상종 천도교 교령, 김령하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등이다. 이들은 이웃 종교 해외 순례단을 꾸려 지난 13일부터 시작, 예루살렘을 거쳐 로마로 들어왔다.

 

이날 교황 면담은 원행 총무원장을 대신해 원경 스님이 참석했고, 천주교·개신교·천도교·민족종교협 대표들이 동행했다. 빡빡한 순례 일정으로 인해 몸 상태가 나빠진 총무원장, 원불교 교정원장, 성균관장 등은 불참했다.

 

교황이 한국 불교 대표를 교황청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원경 스님은 원행 총무원장이 준비해 온 다관(茶罐·차를 담는 그릇)을 선물했다. 9대째 도예를 하는 김정옥 장인의 작품으로, 교황은 한국 전통이 담긴 다관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한편, 한국인 최초의 교황청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이날 한국 대표단을 안내했고, 이탈리아에서 유학을 한 바 있는 김희중 대주교가 통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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