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국학진흥원 협업으로 성사
국내 현전하지 않는 유교책판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한국의 책판’ 중 누락됐던 일부 책판이 고국으로 돌아왔다.
유교책판은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저작물을 간행하기 위해 나무판에 새긴 책판으로, 공동체 출판의 형식을 띤 집단지성의 결과물이다. 2015년 6만4226점의 유교책판이 ‘한국의 유교책판’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21일 한국국학진흥원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따르면, 조선시대 유학자 이재(1687~1730)의 ‘주서강록간보’(朱書講錄刊補)와 박사규(1826~1899)의 ‘상은집’(桑隱集) 등 유교책판 61점이 10월 말 미국에서 환수돼 국내로 들어왔다. 이는 국내 현전하지 않았던 유교책판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의 일부가 포함돼 있어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환수된 유교책판은 4종 61점으로, 안동 등 영남지역에서 판각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주서강록간보’ 책판 27점과 ‘상은집’ 책판 20점 외에 임진왜란 때 의병장 최응사의 시문집인 ‘유정일집’(柳亭逸集) 책판 12점과 강헌규의 시문집인 ‘농려집’(農廬集) 책판 2점을 포함한다. 이 중 ‘주서강록간보’와 ‘상은집’, 그리고 ‘유정일집’은 18세기 말~20세기 초에 판각한 것으로, 인쇄본이 일부 전해지지만 지금까지 책판은 국내에 전해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농려집’의 전체 책판은 약 195장으로, 이 중 국학진흥원에 11장이 소장돼 있다. 이번에 들어온 책판은 누락됐던 것으로 확인돼, 세계기록유산 ‘한국의 책판’의 일부를 환수했다는 점에서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번 미국 소재 유교책판 환수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국학진흥원의 협업으로 성사됐다. 지난 8월 고 프랭크 윌리엄 존스(1942~2022)가 생전 NATO 근무 중 한국에서 구입한 유물을 유족들이 처분한다는 정보가 입수되자, 재단과 진흥원이 유물의 출처와 반출 경위, 문화재적 가치 조사 후 매입에 성공한 것이다.
환수한 유교책판은 최첨단 설비를 갖춘 목판 전용 수장고 '장판각'에 보존 관리하며 전통 기록 유산을 활용한 연구 및 전시해 활용될 예정이다.
jinli777@crs.by-work.com <저작권자 ⓒ CR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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