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 후 모국 독일 가지 않고 바티칸시국 수도원에서 연구 및 저술 활동
600년만에 사임한 교황 베네딕토 16세 선종…향년 95세사임 후 모국 독일 가지 않고 바티칸시국 수도원에서 연구 및 저술 활동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31일(현지시각) 95세로 선종했다고 교황청이 발표했다.
교황청 대변인은 "명예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오전 9시 34분에 바티칸에서 돌아가셨다고 슬픔 속에 알린다"고 밝혔다.
독일 출신으로 본명이 요제프 라칭거인 베네딕토 16세는 보수적 신학자로서 가톨릭 신앙의 정통성을 수호해온 대표적 인물이다. 1977년 뮌헨 대교구 교구장 추기경이 된 뒤 1981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신앙교리성 장관으로 발탁해 바티칸에 입성했다.
이후 2005년 4월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어서 제265대 교황직에 올랐다. 교황 취임 당시 나이가 78세로 클레멘스 12세 이후 275년 만의 최고령 교황이자, 역사상 여덟 번째 독일인 교황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교황직에 오른 지 8년 만인 2013년 2월 건강 문제로 더는 베드로의 직무를 수행할 힘이 없다며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교황의 자진 사임은 가톨릭 역사상 약 600년 만의 일로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교황직을 내려놓은 베네딕토 16세는 스스로 '명예 교황'이라고 칭하며 후임 교황에게 무조건 순명(順命)하겠다고 언약한 바 있다.
그는 사임 이후 모국인 독일로 돌아가지 않고 바티칸시국 내 한 수도원에서 지내며 연구 및 저술 활동에 몰두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재임 기간이었던 2006년 2월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를 추기경으로 임명하는 등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2006년 11월에는 평화로운 수단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촉구했고, 2007년 2월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접견 후에는 친서를 통해 남북 이산가족 재결합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08년 경기 이천 화재 참사 때에는 가톨릭 수원교구장 앞으로 위로 전문을 전달했다. <저작권자 ⓒ CR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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