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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추모열기 속 멋쟁이 ‘빨간 구두’ 다시 관심

이인덕 기자 | 기사입력 2023/01/04 [12:53]
가톨릭 교황 전통 복식...가톨릭 교황 전통 복식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추모열기 속 멋쟁이 ‘빨간 구두’ 다시 관심

가톨릭 교황 전통 복식...가톨릭 교황 전통 복식

이인덕 기자 | 입력 : 2023/01/04 [12:53]

 

▲ 2011년 독일 대통령 부인과 나란히 선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신발. EPA 연합뉴스


역사적으로 빨간 신발을 신는 게 전통...피에 젖은 발, 순교자의 피 의미"

 

한국 사제들이 장례 미사 참석차 로마에 도착하는 등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추모 열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그가 임기 중 신었던 상징적 빨간 구두에도 관심이 다시 모이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 보도 등에 따르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임기 내내 멋쟁이로 꼽혔다. 2007년 패션지 에스콰이어가 베스트 드레서중 한 명으로 선정한 일은 두고두고 회자됐다. 종교 지도자로서는 이례적인 일인 만큼 더 이목을 끈 것이다.

 

특히 그의 신발은 늘 화제였다. 임기 내내 빨간색 구두를 즐겨 신었는데, 이 신발이 교황의 흰색 수단과 확연히 대비되며 눈길을 끈 것이다. 신발의 화제성 탓에 명품 논란에도 휩싸였는데, 한때 이탈리아 일부 인터넷 매체는 교황이 명품 브랜드 프라다의 구두를 신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논란은 교황이 바티칸에서 직접 이탈리아 구두 제작자들에게 신을 의뢰한다는 것이 드러나며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그가 유독 빨간 구두로 기억된 것은 전임자나 후임자 모두 평범한 어두운 색 구두를 즐겨 신었기 때문이다.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나 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통적 교황 복식을 지키면서도 신발은 어두운 것을 선호했다.

 

하지만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남다른 취향 탓에 붉은색을 선호한 것은 아니었다. 과거 모든 교황은 역사적으로 실내에서도 빨간 신발을 신는 게 전통이었기 때문이다. 교황의 붉은색 신발은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피에 젖은 발이나 가톨릭 순교자의 흘린 피를 뜻한다는 해석도 있다.

▲ 2008년 6월 1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일반 알현 말미에 아이에게 입 맞추는 베네딕토 16세의 모습. EPA 연합뉴스

 

▲ 2008년 6월 1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일반 알현 말미에 아이에게 입 맞추는 베네딕토 16세의 모습. EPA 연합뉴스

 

2005년 겨울에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붉은 벨벳 재질에 끝단이 풍성한 흰 털로 꾸며진 카마우로모자도 작용했다. 교황이 방한용으로 쓰는 전통 복식이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종교매체를 이끄는 로코 팔모 편집장은 베네딕토 16세는 교황 선출을 영광스러운 자리로 본 것이 아니라 가톨릭교회를 이끌어야 할 겸손한 자리로 본 것 같다교황의 옷을 하나의 유니폼으로 입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 도착한 유흥식 추기경(가운데)이 마중을 나온 추규호 주교황청 대사와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염수정 추기경.


한편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 염수정 추기경과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 등 한국 사제들도 장례 미사 참석차 로마에 도착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께서는 남북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등 한반도 문제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계셨던 분입니다. 독일인이라서 민족의 분열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잘 아셨습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는 3일 밤(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서 한국 언론을 만나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께서는 남북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등 한반도 문제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계셨던 분이라고 추모했다.

 

유 추기경은 “2008년부터 대전교구가 한 끼 100원 나눔 운동을 펼친 것은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께서 말씀하신 사랑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였다내게는 특별한 교황이었고, 머지않아 큰 교황으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했다. 정 대주교는 사제들의 잇따른 성 추문으로 뒤숭숭하던 시기에 바티칸에서 세계사제회의가 열렸는데, 교황께서 사제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과 신뢰의 눈길로 바라보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한편, 교황청은 베네딕토 16세의 시신이 안치된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을 방문한 조문객이 265000여 명, 37만여 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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