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북한산 진관사 입지 연구를 통해 본 한국풍수와 사찰풍수⑤

장정태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17/06/12 [09:07]
진관사 입지에 대한 풍수학적 분석

북한산 진관사 입지 연구를 통해 본 한국풍수와 사찰풍수⑤

진관사 입지에 대한 풍수학적 분석

장정태 논설위원 | 입력 : 2017/06/12 [09:07]
<연재순서>
1.사찰을 대상으로 한 풍수학적 관점에서의 입지선정 선행연구들
2.고대 중국에서 발생, 동양철학에 뿌리 둔 풍수의 역사
3.구석기시대부터의 자생풍수설 등 한국 풍수의 역사
4.사찰풍수, 비보풍수의 이론과 사상
5.진관사 입지에 대한 풍수학적 분석       
▲ 사진 진관사 대웅전 뒷편 산의 형상은 여인의 가슴을 닮아 풍성한 젖 몽우리를 연상시킨다. 이와같은 지형적 모습은 비구니 사찰로써 보기드문 명당이다. 그러나 북한산 사설 사암들은 계획적인 가람배치보다 거주자 편의에 의한 건립과 불교사찰의 본연의 기능을 도외시 한 경우가 상당히 많다.   

진관사의 역사    

진관사는 개경의 관음굴과 함께 수륙재도량이다.『북한산』에는 신라 진덕여왕(647-654 재위) 때 원효스님에 의해 창건된 신혈사(神穴寺)가 고려 현종 때 중창된 절이라고 설명되고 있다. 그러나 신혈사는 『신증동국여지승람』 한성부 「고적조」에 고려 현종이 잠저시 승려생활을 할 때 거처하던 사찰로 나타나 있고 『신증동국여지승람』의 한성부 불우조에는 진관사가 따로 수록되어 있어 신혈사와 진관사가 사실은 별개의 절인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고려의 선종은 1090년 신혈사에 행차하여 오백난한재를 베풀었고, 숙종과 예종도 각각 1096년과 1107년에 다녀가는 등 신혈사는 고려 왕실에서 왕래하던 주요사찰이었다. 진관사는 조선이 건국되고 난 뒤 왕실의 주목을 받는 사찰이 된다. 그것은 이곳에 수륙사(水陸社)가 설치되고 국가적인 차원의 대규모 수륙재(水陸齊)가 베풀어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수륙재는 세상을 떠나 헤매는 고혼과 아귀를 위로하기 위한 의식으로서 그들을 위해 법문을 설하고 음식을 공양하게 되는데, 태조가 한양 일대에서 수록재를 열기 적합한 사찰을 찾던 중 진관사를 최적의 사찰로 선정되었다. 이후 태조는 1397년 정월에 직접 진관사에 행차하여 중창을 명하고 9월 24일 낙성식을 겸하여 제1회 수륙재를 거행, 태종 1413년 14살에 세상을 떠난 넷째아들 성녕대군(1405-1418)을 위한 수륙재, 숙종 33년(1707)에 빈궁 유소의 명복을 비는 원찰이 되었다. 한국전쟁으로 영산전,독성각,칠성각만 남기고 소실되었다. 폐허로 있던 진관사는 1963년 진관스님이 발원하여 건물을 차례로 재건하여 오늘에 이르게 된다.     

진관사 입지에 대한 풍수학적 조사방법 

사찰의 유형은, 창건 목적에 따라 평지가람과 산지가람으로 나누어지는데, 그 목적에 따라 가람의 배치가 많이 달라진다. 북한산내의 사찰들은, 승군이 주둔해 성벽을 쌓고 유지, 보수와 함께, 유사시에는 성을 방어하고 지키는 호국 승영사찰로 지어졌다.     

풍수지리학 사상이 우리생활에 깊이 뿌리 내린 이유는, 인간과 자연의 이치를 이해하고 조화를 이룰 때, 인간과 자연이 상생 할 수 있다는 지극히 자연스런 이치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행에 적합한 장소로 선택된 산지가람이 창건당시에는, 가람을 조형해야 할 입지선정의 문제와, 산지의 불규칙한 지형을 극복하고, 전각을 배치해야 하는 배치구성의 문제가 대두되었다.     

다양한 풍수이론과 문헌연구를 통해 살펴보고, 현장답사를 통해 호미지맥을 간룡 혹은 지룡, 또는 주산으로 정한 사찰의 입지 및 배치에 있어서 풍수지리학적 특성을 고찰하였다.    

연구 목적은 형기적, 이기적, 현공풍수론적 분석에서 나타난 다양하고 객관적 분석이 가능한 지리오결[龍,穴,砂,水,向]의 구성요소와 사찰의 중요 전각이 풍수 이론에 적합하게 입지하고 있는지, 비보 물은 정확한 위치에 세워 졌는지 등을 중점으로 대상 사찰의 길흉(吉凶)을 판단하고, 사찰의 입지 특성을 분석하여 음 택지인가, 양 택지인가를 분석해서 장단점을 파악해 사찰의 증, 개축 시에 필요한 기초차료를 도출 하고자 하였다.    

내룡(來龍)의 중출맥 입수의 음용, 양용, 천간용 입수, 지지용 입수 등은지반 정침인 나경(羅經) 4층을 기준으로 길(吉)한용과 흉(凶)한용을 측정(測定) 분석하고, 혈장을 받쳐주고 있는 청용, 백호, 현무, 주작, 안산, 선익, 하수사, 인목, 조산 등 여려 사(砂)는 나경(羅經) 6층을 기준으로 분석했다. 삼길 육수방 또한 6층으로 분석했는데, 삼길방은 묘(卯), 경(庚), 해(亥)인데, 묘(墓)는 천명이고, 경(庚)은 천황이며, 해(亥)는 지황이다. 육수방은 유(酉), 간(艮), 손(巽), 정(丁), 병(丙), 신(辛), 인데, 간(艮)은 천시이고, 병(丙)은 태미이고, 손(巽)은 태을이고, 정(丁)은 남극이며, 신(辛)은 천을이고, 유(酉)는 소미이다. 우선수, 좌선수의 발원처와 물이 빠져나가는 파구를 88향법인 삼합 이기풍수로 4대국(목국, 화국, 금국, 수국)의 묘파, 절파, 태파를 나경(羅經) 8층으로 분석했고, 현공수법의 좌와 향의 적용은 나경(羅經) 4층으로 측정하여 길흉을 분석 한다.    

진관사의 풍수학적 분석    

풍수학적 분석에서 형기론(形氣論)적 분석이란, 산[용]과, 나무, 물 등 외적 모양을 보고 명당내의 혈(穴)이 있는 곳을 찾는 것이다. 일반적인 풍수학에서는 용(龍), 혈(穴), 사(沙), 수(水), 향(向)의 다섯 가지를 중요 5대 요소로 보는데, 형기론은 용(龍), 혈(穴), 사(沙), 수(水)의 중요 네 가지를 중점으로, 산과 물의 외적 모양을 보고 길흉을 판별하는 이론이다. 즉, 형기풍수는 주변산수(山水)의 형세를 살펴 좋은 터와 나쁜 터를 가리는 것으로 풍수의 체(體)가 되며 궁극적으로는 혈을 찾고자 하는 풍수론이다.    

또한, 이기론적 풍수의 분석은 시간과 방위의 개념으로 지기(地氣)와 천기(天氣)의 음양오행을 살펴 길흉을 논하는 이론이다. 즉, 집이나 건물의 방향, 대문, 안방, 부엌, 화장실 사물의 배치 등의 방위를 측정하여 음양오행의 법칙으로 그 적법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이다.    

이기풍수론을 분류하면 삼합풍수와 삼원풍수로 나눈다. 이기풍수론[포태풍수]은 수구(水口:물이 나가는 곳)의 방위에 따라 묘(墓)의 좌(坐) 향(向)이 정해지는 이론이다. 삼합이기 풍수론[玄空風水]은 현공에서 현(玄)은 우(宇)로 왕고래금(㑌古來今)이고 하늘[天]을 가리키며 공(空)은 주로 상하사방(上下四方)이며 땅[地]을 가리키는 말이다. 즉, 삼차원의 공간에 시간을 가한 사차원의 세계가 운행되고 있는 시공(時空)을 통해 천지(天地)를 설명하는 풍수이론이다.    

진관사에서 주목해야 할 것으로 대웅전 뒷편 산의 형상이다. 여인의 가슴을 닮아있다. 특히 튀어나온 듯한 유두는 풍성한 젖 몽우리를 연상시킨다. 여인으로 가슴과 어머니의 가슴은 다른 느낌을 준다. 어머니의 가슴이라면 자손에게 있어 포만감과 편안함을 준다. 어머니 품에 안겨 세상 모르게 잠든 아이의 모습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진관사 뒷편의 모습은 여인과 어머니의 가슴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결국 이와같은 지형적 모습은 비구니 사찰로써 보기드문 명당이다. 최근 세워진 템플스테이 공간 그리고 다담을 나눌 수 있는 초가형태의 공간 배치는 누구나 찾아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최적의 공간활용 예라 할 수 있다.     

불교사찰의 본연의 기능을 도외시 한 북한산의 사설 사찰     

이번 연구는 진관사를 비롯 주변 사찰들을 풍수학적으로 연구하여, 사찰이 위치해 있는 북한산과 관계를 논의하고자 했으나 일부 산내 사찰의 경우 최근 창건,복원과 함께 사설 사암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계획적인 가람배치보다 거주자 편의에 의한 건립과 불교사찰의 본연의 기능을 도외시 한 경우도 상당부분 발견되었다. 이와같은 외부적 조건에 의해 사찰의 특징은 어떠한지, 어떠한 풍수적 요인을 가지고 있는지. 풍수지리적인 입지 분석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인 것은 진관사의 경우처럼 역사성을 갖춘 사찰의 복원이 지역주민, 문화에 우리시대 어떠한 영향을 미치며 상관관계를 다양한 요소들을 도출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본 연구의 여러 특징을 분석해 보면 아래와 같다.    

첫째, 소조산과 주산을 보면 목성[탐랑]의 형태로 느껴지나 사찰 밖의 일정한 거리에서 보면, 금체[부봉]의 모습을 하고 있다. 사찰의 주산이 대웅전을 향하여 환포하며 수두하고 있는 것은, 인간세상에서 근원적으로 기준이 되는 부모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는 현상이라 볼 수 있겠다.     

둘째, 혈의 모양은 전형적일 와혈의 모양을 하고 있으나, 이러한 형태는, 혈장의 크기인 명당은 매우 협소할 수밖에 없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 가택을 지을 수 있는 양택지 라고 볼 수 없고, 묘장을 하는 음택지로 사료되었다.     

셋째, 사찰의 좌향을 형기적 분석하여 볼 때, 내룡과 안산을 기준으로 좌와 향을 배치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러한 분석결과를 종합해 볼 때, 풍수학적 입장에서 볼 때 진관사내에 각종 가람과 전각을 지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사찰내의 승생기가 보존되도록 배치한 점으로 보아, 비보적 사찰 풍수를 적용했음을 가름할 수 있다.   

오늘날에는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되어, 찾는 이들의 평온한 안락처가 되고 있다.    

한국전쟁 등에 의해 소실된 각 전각들을 새롭게 다시 지으면서 부족한 부분은 비보로써 보완하고, 넘치는 것은 압승으로써 그 기운을 약화시켜, 진리 전파를 위한 불사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고자 한 점이 눈에 띈다 하겠다. 그 예로 비보, 압승의 여러 면모와 가람의 배치 등을 볼 때, 신도들의 평원과 극락왕생을 염원해주는 불교사상과 교리적 논리가 상호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하겠다.    

따라서 상호 교리적 논리를 토대로 사찰을 창건하거나, 증축과 개축을 할 때 사찰의 특성에 맞게 배치해야 할 뿐만 아니라, 주산에서 내려오는 입수용과 현무의 수두여부, 우백호 및 좌청룡, 조산 안산과 같은 여러 사신사, 그리고 물의 흐름과 관쇄 파구 등을 풍수학적으로 그 특징까지 고려해서 분석해야 한다. 또한 삼합 포태법과 현공풍수의 이론을 접목하여 좌(坐)와향(向)을 격정해서 놓는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사찰의 장점과, 사찰로서의 기능을 다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현재 존재하고 있는 여러 사찰들의 경우에도 풍수이론과 지리학적 개념을 보다 현실적인 분석을 통해, 허한 부분은 보충해서 채워주고 넘치는 것은 완화 시켜, 비보풍수의 개념에서 적극적인 연구로 보완한다면 훨씬 더 좋은 존재가치를 가지는 사찰로, 그리고 사찰 본연의 임무를 현실에 맞게 그 소임을 다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진관사는 창건이후 현재에 이르는 동안 수많은 역사의 사건, 한국전쟁 과정에 화마로 인해 소실된것을 증축과 개축 등 새로 한 현재의 상태에서 연구를 하여 분석했기 때문에, 지형적으로 최초 창건당시의 원 모습과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가람의 배치가 정확하지 않고. 사찰의 좌(坐)와 향(向)또한 바뀌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창건 당시의 모습을 알아 볼 수 있는 새로운 자료가 발굴된다면, 이러한 발굴된 새로운 자료들을 기준으로 당시의 사찰 규모와 각 전각들의 배치구도를 좀 더 구체적으로 분석해서 기록할 필요성이 있다. (삼국유사문화원장·동국대 강사)







  • 도배방지 이미지

많이 본 기사
1
모바일 상단 구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