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소풍길 산책
숲길 따라 산에 오를 때는 편안한 마음이 되어 힘겨움이 곧 즐거움이다. 그러나 하산했다 산길로 되돌아 가려면 끔찍하다. 지나온 인생길 순간순간이 아름답고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있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반복해 살라면 끔찍하다. 유년, 소년, 청년, 장년의 곱이곱이 힘겹고 고통스런 과정들을 다시는 감당할 수 없다. 구슬치기와 딱지놀이, 소풍, 축제, 제대, 승진과 출산, 가족여행 등 순간순간 희열을 떠올리고 웃음짓지만 어린 시절 막연하게 다가온 삶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입시와 입대, 부모님의 병고와 죽음 등 막막함과 안타까움, 청춘의 방황과 어수선함, 실패와 파산으로 인한 처절함과 아픔, 미움과 증오...그 인생과정은 돌아가고 싶지 않다. 차라리 좋은 추억과 사랑만 간직한 채 잠드는게 낫다. 훗날 돌이켜보면 지금도 되돌아가기 싫은 끔찍하고 지난한 인생길인지 모른다. 그러나 숲길 산행처럼 마음 편히 즐겁게 걷자. 지금 이 순간 내 주변의 모든 것을 죽도록 사랑하고 그로써 희열을 느낄 수 있다면 족하다. 힘겨운 산행, 인생길을 되돌아 가긴 싫지만 힘겹지 않게 여기며 가는 눈앞의 산행과 인생길이 다행스럽다. carpe diem, momento mori! — 용인 법화산에서. <저작권자 ⓒ CR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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