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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무 목사의 ‘일상 속 묵상’
값싼 은혜, 값싼 믿음 ② – ‘신앙 간증’이 회개의 증거?
어느 전직 검사의 신앙 간증과 성추행 파문
기사입력: 2018/02/20 [07:31]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하승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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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사법기관의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법무부 고위직을 사임한 전 검사장이 최근에 세례를 받고 신앙 간증을 한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현직에 근무하는 모 여성 검사가 2010년 10월에 당시 법무부에 함께 근무했던 이 동영상의 주인공인 전직 간부 검사로부터 어느 장례식장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이 여성 검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실을 밝히는 이유에 대해 전직 간부 검사가 “최근에 기독교에 귀의를 해서 회개하고 구원을 받았다고 말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회개는 피해자에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런 사실을 보고, ‘성폭력 피해자 분들에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싶었다“는 목적으로 성추행 피해 사실을 공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 여인과 호색한들, Jacob Jordaens( (1593–1678)) 作 - 블루아城 미술관(Chateau de Blois)    

현재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전직 간부 검사의 ‘신앙 간증’과 성추행 파문은 영화 <밀양>이 드러낸 현대교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하나의 단면과도 맥을 같이하는 사건입니다. 오늘날 현대교회의 ‘신앙 간증’과 같은 종교적인 방편은 중세교회의 면죄부 그 이상으로 하나님의 은혜와 용서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과 신앙의 모범’을 왜곡하여 마치 성경에서 보증하는 ‘구원됨의 표증’인 것처럼 이미 한국교회에 일반화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전직 간부 검사가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 교인들 앞에서 간증한 내용을 보면 “죄 많은 저에게 큰 은혜를 경험하게 해주신 나의 주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립니다. 아멘” 이라고 했습니다. 신앙 간증을 한 당사자의 입장에서 간증 내용이 진실된 마음의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지난 해 논란이 되었던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퇴직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해서 ‘억울하다는 면’도 어떤 측면에서는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신앙 간증’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마치 ‘성경이 보증하는 신자됨’의 방식을 통하여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가 자신에게 임했다는 성경에 반(反)한 방법을 ‘성경적인 방법으로 알고 간증한 내용’과 그리스도교로 입문하기 이전의 과거의 ‘개인적인 것’들이 호소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개인의 진실성의 여부와 상관없이 현대교회의 탈 성경적인 세속교회의 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 <밀양>의 유괴살인범의 ‘회개’나 전직 간부 검사의 ‘신앙 간증’과 같은 이러한 현대교회의 형태와 수단은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거룩성’을 ‘훼손’하고 ‘그리스도교의 본질’을 ‘호도’(糊塗)하여 왜곡된 그리스도교 상(象)을 만들어 내고맙니다.    

그러기에 이러한 실태를 경험한 피해자들의 반응은 여성 검사나 영화 <밀양> 속의 주인공 신애처럼 그리스도교의 바른 진리와 하나님의 무한하신 은혜를 제대로 알기보다는 성경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방편으로 인하여 ‘죄책’과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도록 ‘자기 만족의 면죄부’를 부여하게 되는 현대교회의 탈성경적인 논리와 지극히 세속화된 종교적인 방편을, ‘그리스도교의 복음과 교의(敎義)’로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이 두 여성은 피해자입니다. 이들의 입장에서는 가해자가 자신에게 회개(용서)를 구하지 않은 것뿐만 아니라, 종교를 빌어서 자신의 처지를 항변하는 그들을 위선자로 밖에 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종교의 유무를 떠나서 어느 가해자이든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하지만 가해자가 용서를 구했으니 당연히 용서를 받을 권리가 있다거나 피해자의 용서와 가해 또는 범죄 사실이 서로 ‘무관하다거나 별개’라는 태도’는 성경에서 매우 혐오하는 악인의 모습입니다.     

정작, 영화 <밀양>에서 신애가 분노해야할 대상은 하나님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범죄와 죄책으로부터 교묘히 벗어나려는 거짓된 ‘회개’와 타협한 유괴살인범의 사악한 내면과 행위 자체 그리고 유괴살인범에게 분노해야 했던 것입니다. 반면에 여성 검사는 신앙 간증이라는 가해자의 위선적인 행위에 분노했지만 사실 이러한 왜곡된 비성경적인 방편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그리스도교의 본질을 왜곡하고 호도하는 세속화된 현대교회의 산물이라는 것입니다.   
▲ 나단 선지자의 책망(다윗과 밧세바의 음행)– Henri Triqueti(1803-74) 作, 바알브올의 음행사건(우)   

그러나 오늘날 현대인들은 그리스도교를 너무나 피상적으로 생각하고 접근합니다. 신앙의 유무와 상관없이 너무나 현상에만 주목합니다. 사실에 대한 복잡한 인과 관계에는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진실 자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현대사회는 법리적인 수단뿐만 아니라, 인위적인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종국에는 진실성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과 역사적인 평가를 모호하게 또는 상대화시켜 버립니다.     

그리스도인들조차도 이러한 경향과 성경에 반(反)한 세속적인 방편에 함몰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국교회의 흐름은 지극히 불신앙적인 현상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교회에 나오지만 진정한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모른 채, 성경이 가르치는 바른 ‘회개의 기회’를 끝내 상실하고 만다는 것입니다.     

성경은 구원됨에 있어서 매우 철저합니다. 어떤 이가 성경의 바른 가르침에 따라 진정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여 ‘구원을 받았다’고 확신한다면 구원받은 자의 태도는 영화 ‘밀양’의 유괴살인범이나 전직 간부 검사의 ‘신앙 간증’과 같은 수단과 내용처럼 구원받은 자로서의 표증(表證)으로 결코 나타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상의 개연성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구원받은 자로서의 태도’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에서 빗나간 현대교회 지도자들의 신앙과 신학적 자질 그리고 성경의 가르침에서 이탈한 교육입니다. 또 하나는 ‘하나님의 용서와 은혜’에 대한 비성경적인 ‘해석과 이해 그리고 적용’입니다.     

마지막으로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초대교회로부터 교회사적으로 검증되어 온 신자됨의 방식과 자세가 아닌 단순히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다’고 하는 ‘고백과 회개’에 ‘의존’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현대교회의 ‘방식과 교인됨의 형태’는 성경에서 가르치는 ‘구원의 본질과 방식’ 그리고 ‘신자됨의 과정과 태도’와는 전혀 다른 ‘세속주의 신앙의 한 형태’라는 것입니다.(후편 계속)   
* 하승무 목사는 한국예수교장로회(OPCK) 기관 목사이자, 시인이다. 현재 한국장로회신학교 역사신학 교수로 봉사하고 있다.<kpts@kpt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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