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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논리로 몰지 말자면서도 좌파 우파 진영으로 나뉘는 미투 운동 보도

신민형 | 기사입력 2018/02/27 [16:08]
2월27일자 조간신문 지면 분석

진영논리로 몰지 말자면서도 좌파 우파 진영으로 나뉘는 미투 운동 보도

2월27일자 조간신문 지면 분석

신민형 | 입력 : 2018/02/27 [16:08]
-정의구현사제단, 천주교 인권위원회 등 진보적 종교단체에 번짐에 따라 더욱 논란
-좌파의 인권·정의 내세운 성폭력에 비중 둔 조선·세계, 좌파 지적하는 우파 비판 집중 한겨레
-한국 중앙 서울 국민 등은 좌우파의 정략적 이용과 변질을 지적하며 미투운동의 본질 강조(중도와 객관 표방하면서도 다소간 진영편에 기우는 논조 보임)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검찰, 문화계에 이어 종교계로 번짐에 따라 미투 운동의 최종점에 도달했다는 느낌을 준다.     

특히 가해자 문화계 인사 중 좌파가 많이 등장했고 종교계에서도 정의구현사제단, 천주교 인권위원회 등 진보적 종교단체가 집중적으로 거롬됨에 따라 미투 운동이 좌우 진영논리에 이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性이라는 것이 보혁, 종교를 떠나 인간의 잠재적이고 보편적인 문제이며 동서고금을 통해 ‘내안의 더러운 욕망’으로 존재했다. 아마도 이윤택 연출가가 사과 기자회견을 가식적으로 진행했다지만 ‘내안의 더러운 욕망’이란 반성은 자시성찰을 하는 예술인으로서의 면모가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김어준 씨의 인터넷 방송에서 '미투 운동'을 언급하며 "타깃은 결국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진보적인 지지층일 것"이라고 말했는데 현 정부나 좌파 인사들의 성폭력 가해 사실이 계속 드러날까 봐 걱정하는 모습이었고 미투운동을 진영논리로 몰아가는 것이었다. 이에 전현직 국회의원인 정창래, 손혜원도 동조하고 나섰으니 미투운동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셈이었다.     

한편 언론들은 미투운동의 정략적 이용을 비판하면서도 은연중 좌우진영을 편을 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조선은 아예 사설 제목 ‘정의 구현, 인권 내걸고 뒤로는 성폭력’을 내걸고 정의구현사제단 신부와 천주교 인권위원회 간부의 성추행을 집중거론해 놓았다, “성폭력 피해자 문제에 좌파 우파가 어디에 있나.”라고 지적했으나 “정의 인권을 내걸고 뒤로는 성폭력을 저지르는 사람들이나 그 위선이 드러나는 것을 음모라고 보는 사람이나 다를 게 없다.”며 김어준의 발언도 몰아쳐 비판해 놓은 것이다.    

세계도 사설 ‘종교계까지 번진 미투… 진영논리 접근이야말로 적폐’에서 집중적으로 종교계의 미투 확산을 강조한 가운데 시인 고은, 연출가 이윤택 등이 진보 인사로 분류된다는 이유로 한국작가회의, 여성단체연합, 민변 등 진보성향의 단체들이 미투 운동에 유독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온 것을 지적해 놓았다.     

반면 한겨레는 사설 ‘#미투를 이용 말라’에서 “최근 미투 운동을 이용해 어느 한쪽을 공격하거나 진영 대결로 바라보려는 일부 시각이 우려스럽다”면서도 “이른바 운동권, 좌파세력과 진보정당이라는 사람들, 청와대와 여성단체 전부 다 입을 다물고 있다”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의 발언, 연일 여성단체를 비롯한 진보진영의 ‘위선적 이중잣대’를 비판한 조선일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우리 당 국회의원을 음해하기 위해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미투 운동” 등의 발언을 집중적으로 비판해 놓고 김어준의 해명을 실어 놓았다.    

중도적으로 양편 진영을 비판하고 미투의 본질적인 문제를 거론한 언론들도 다소간 진영편에 기우는 논조를 읽을 수 있었다.     

미투운동은 폐쇄적이고 위계질서, 먹이사슬의 질서가 확실한 집단에서 일어나는 성법죄에 대한 고발이다. 그리고 가장 폐쇄적이고 위계질서가 뚜렷한 종교계의 성범죄야말로 미투운동의 최종점일 수 있다. 그런 집단일수록 은폐와 묵살이 황행한다. 똑바로 직시하고 폐습을 없애야 할 마당에 이를 진영논리로 덧씌우는 것이야말로 순수하고 절실한 미투운동을 방해하는 것이다.     
▲ 중앙일보 2월 27일자 박용석 만평    

<진영논리로 편갈리는 미투운동 관련 사설 요지>    

조선:'정의 구현' '인권' 내걸고 뒤로는 성폭력
“현 정부나 좌파 인사들의 성폭력 가해 사실이 계속 드러날까 봐 걱정하는 것이다성폭력 피해자 문제에 좌파 우파가 어디에 있나. 겉으로는 정의 인권을 내걸고 뒤로는 성폭력을 저지르는 사람들이나 그 위선이 드러나는 것을 음모라고 보는 사람이나 다를 게 없다.”    

세계:종교계까지 번진 미투… 진영논리 접근이야말로 ‘적폐’
“한국작가회의, 여성단체연합, 민변 등 진보성향의 단체들은 그동안 미투 운동에 유독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시인 고은, 연출가 이윤택 등이 진보 인사로 분류된다는 이유라고 한다. 이런 왜곡된 시각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질 성폭력을 어떻게 근절할 수 있겠는가.”

한겨레: #미투를 이용 말라
“특정 세력의 비판 수단으로 삼는 발상을 언론과 정치권이 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 여성단체나 여성가족부 비판은 사실관계 자체도 틀린 부분이 많을 뿐 아니라, 문제 해결의 책임을 여성들에게 떠넘긴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한국: 미투’ 운동의 정략적 이용을 걱정할 단계인가
“일부 진보 성향 문화ㆍ예술인들의 성폭력 행위가 일방적으로 진보 진영을 폄훼할 소재로 활용되는 단계에서는 경계해 마땅하지만, 이제 막 고발이 불붙은 단계에서 그런 진영논리부터 앞세우는 것이야말로 비본질적 문제 제기이자 본말전도가 아닐 수 없다.”     

중앙: 미투 운동마저 편 갈라서 오염시키려는 정치
성폭력 피해자들의 고통과 용기, 그들의 폭로가 일깨우고 있는 정의와 양심의 보편성을 조금이라도 생각해 봤다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진영편 공작론이나 음모론이 나올 순 없다. 얄팍하게 주판알을 굴려 진영논리로 미투 운동을 오염시키려 들다간 역풍을 맞게 될 것이다.“    

서울:피눈물 ‘미투’ 고백을 음모론으로 보다니
“미투 운동에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적 잣대를 들이대고 어떻게 해서든지 자기 세력의 이득만 챙기려는 얄팍한 노림수가 아닐 수 없다. 용기를 내 성폭력 피해를 고백한 피해자들을 격려하고 보호해 주지는 못할망정 외려 욕보이는 이들이 과연 제정신인지 묻고 싶다”

국민:진영 논리로 미투 운동 흔들지 말라
“최근 미투 운동을 통해 가해자로 폭로된 이들은 진보 성향 인사들이 많다. 성폭력 근절에는 여와 야가 따로일 수 없다. 정치권은 진영 논리를 떠나 올바른 성문화 조성에 힘을 합쳐야 한다. 미투 운동을 정치 공세에 이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자정 능력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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