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현충일 즈음한 종전선언 분위기와 호국보훈사업

신민형 | 기사입력 2018/06/04 [06:23]
하늘소풍길 단상

현충일 즈음한 종전선언 분위기와 호국보훈사업

하늘소풍길 단상

신민형 | 입력 : 2018/06/04 [06:23]
▲ 6.25전쟁 전사자 유해를 찾기 위해 파헤쳐진 법화산 숲과 사업을 홍보하는 플래카드와 태극기(사진 위). 전사사 넋을 기리는 조형물과 평화의 숲 안내판(사진 아래).    

곧 종전선언이 이루어질듯한 분위기에서 6.25 전쟁 휴전 65주년이 다가온다.

종전과 평화협정 논의와는 별개로 6월 법화산에서는 나라위해 희생한 전사자 유해를 찾아 그 넋을 기린다는 호국보훈사업이 펼쳐지고 있다.등산로 잘 보이는 곳곳에 대형 태극기와 사업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아늑한 숲 곳곳이 문화재 발굴현장처럼 파헤쳐졌다.​

법화산 일대서  이미 국군 전사자 유해 74구를 찾아 국립현충원에 묻은바 있는데 올 현충일을 맞아 또다시 대대적 사업을 벌이는 것이다. ​

이제 시신이 쌓였던 을씨년스런  전쟁터 흔적은 기억에 묻힌지 오래고 상쾌한 숲냄새만이 가득찬 숲속에서 한없이 평화롭던 평안한 영혼들이 다시 상처를 드러내고 아파하는 듯하다. ​

내가 호국영령의 뜻을 기리는 숭고한 국가 사명을 모르는 것일까. 생색내기 보훈사업을 정부의 안보 생색내기로 폄하하는 걸까.​

휴전 아닌 종전선언과 통일 향한 평화협정이 이루어지면 호국보훈사업의 명칭과 명분은 어떻게 바꿔야할까. 현충원 명칭도 바꿔야 할텐데...강대국 패권싸움에 놀아난 꼭두각시 정부끼리의 다툼, 동족상쟁의 비극의 의미를 내세워야 할텐데...6.25 전사자는 호국용사 아닌 정권놀음의 어이없고 맹목적인 민중의 희생으로 기록할 것인가.  ​

역사의 기록은 꽤 오랫동안 승자의 기술이 될텐데 혹 한쪽 승자의 틴생으로 남북 호국용사 한쪽은 역적이 되는 건 아닌지...6.25 전투기록을 뒤적이며 각각 남북 산야에 짐승처림 묻힌 유해를 찾아내 승자만의 현충원에 모시진 않을런지...    

68년전 전쟁터 아픔이 다시 파헤쳐 지는 법화산 숲 속에서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닌지... 각자의 진영과 이념 편에서 언젠가는 부질없을 논쟁과 다툼을 벌이듯이 말이다.    

이름모를 산야에서 평안하게 지냈을 6.25 전사자의 유해가 국군, 인민군으로 다시 해부되는 아픔이 고요한 숲숙 벤치서 더 아프게 느껴진다.    

법화산 정상 오름길 평화의 쉼터에 있는 남북 모든 전사자를 위한 조형물이 유해발굴보다 의미있지 않을까. 그저 있는 그대로 전사자의 평안한 영혼을 기리는 기념비로서 그들 넋은 만족할 것 같다.     

그러나 유해발굴과 어느 편에서 만든 기념비보다는 아무런 의미 기리지 않고 그저 숲 자체로 평화와 영원을 누리는 것이 소중하지 않을까. 그게 바로 죽음의 의미는 아닐까.
  • 도배방지 이미지

모바일 상단 구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