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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세계불교 62 ●인도불교<8>

이치란 동방불교대학 총장 | 기사입력 2018/09/10 [08:03]
보리수와 떠도는 자들의 쉼터

현대세계불교 62 ●인도불교<8>

보리수와 떠도는 자들의 쉼터

이치란 동방불교대학 총장 | 입력 : 2018/09/10 [08:03]
▲ 보드가야 보리수 대탑사원 주변에서 서성거리는 도사들과 필자    

모든 종교는 흥망성쇠가 있게 마련이다. 한 때의 영광은 또 다른 때에는 패배일 수도 있다. 항상 쾌청이란 없다. 불교에서는 ‘아니짜=무상(無常)’이라고 표현한다. 인도인들은 사유하는 것을 좋아했다. 보통사람들이라고 할지라도 인도인들은 뭔가를 생각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필자가 생각하기로는 인도라는 지리적 토양과 기후가 아닐까 한다. 인도는 매우 더운 나라이면서도 겨울에는 선선한 나라이다. 지역에 따라서 천차만별이다. 대한민국도 그것도 반쪽 난 남한만 돌아다녀도 엄청 넓고 크다. 인도는 亞 대륙이다. 막상 인도에 가보면 실감하게 되는데, 인도란 곳은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다. 인도의 긴 역사에서 인도인들은 떠돌면서 사는 삶을 살아왔다. 뿌리박고 사는 원래의 인도인들은 차츰차츰 밀려서 남쪽으로 내려갔다.
▲ 데칸고원 서부에 위치한 마하라슈트라 주의 산맥 일부

인도의 남과 북을 가르는 자연 지리적 경계는 데칸 고원이다. 데칸고원을 경계로 종족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다. 데칸 고원은 100m에서 1000m의 다양한 높이로 형성되어 있다. 고기암괴(古期岩塊)로 형성되어 있고, 북서부는 데칸 용암으로 덮이고 단단한 부분은 용암대지로 남아 있다. 이 풍화토는 흑색 면화토(黑色綿花土)로서 잘 알려져 있으며 목화 재배에 적합하다. 그래서인지 인도인들은 하얀 목화로 만든 옷을 즐겨 입는다. 남쪽으로 갈수록 인도인들은 하얀 옷을 입는데, 몇 십 년 전 우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동질감을 느끼기도 한다. 인도는 ‘인디아(India)’라고 대표되지만, 유럽처럼 여러 개의 작은 나라들이 모여 있는 것처럼 하나의 연합국가 같은 구조이다. 국토면적은 세계 7위이며, 인구는 세계 2위이다. 행정구역은 29개 주(state)와 7개 연방직할지(union territory)로 되어 있다. 29개 주와 연방직할지의 언어가 다 다르다. 데칸고원은 동쪽과 서쪽 양끝에는 해안을 따라 동갓츠(ghats) 산맥과 서갓츠 산맥이 나란히 달린다. 서갓츠 산맥은 고원의 서단에서 남북으로 달리면서, 아라비아 해(海) 사면과 벵골 만(灣) 사면의 분수계(分水界)를 이룬다. 고원의 모든 하천은 여기에서 발원하여 고원상을 흘러 벵골 만으로 유입하는 것이 많다. 동갓츠 산맥은 서갓츠 산맥과는 달라 모든 하천에 의해 분단되어 있다. 북서부는 넓은 용암대지로 풍화토양은 목화 재배에 적당하다.

인도에는 방언까지 합하여 700가지에 달하는 언어가 사용되었다고 하며 지금도 수백 개의 언어가 사용되고, 인구의 약 90%는 아리안계의 9개 방언, 드라비다계의 4개 방언을 쓰고 있다. 아리안계의 중심은 전 인구의 45%가 사용하는 힌디어로서, 헌법은 인도의 장래 표준어로 채택하였지만, 지방에서는 특히 남부의 타밀어 계통에서는 반대가 극심하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갖는 많은 지역이 하나의 인도문화권을 구성하고, 광대한 국가로 통일된 것은 주로 종교의 힘에 의한 것이다. 인도 민중의 대다수는 힌두교를 믿는다. 힌두교는 원래 아리안족의 원시종교인 브라만교에서 발달하였다.       
▲ 힌두교 승려들이 한 행사에 모여서 기도하고 있다.  
▲ 무소유로 유랑하는 힌두 승려, 산냐시가 거리에 살면서 독경을 하고 있다         

BC 6∼BC 5세기 도시국가시대에 이르러 많은 사상이 생겨났고, 불교도 이 무렵에 불타(佛陀)에 의해서 불교가 탄생했으며, 마하비라에 의한 자이나교 등이 브라만교에 대항한 종교개혁으로서 신흥종교로 부각되었다. 외래 종교 중에서는 이슬람교가 가장 많은 신도를 가지는데, 10세기경부터 이슬람교도군(敎徒軍)이 델리 지방을 점거, 이슬람 왕국을 건설하고 무력으로 힌두교도를 개종시켰으나 하층의 카스트에 속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슬람교도화 하였다. 하지만, 힌두교는 뿌리가 너무 깊다보니, 지금도 인도의 곳곳에는 유랑하는 힌두교 승려들이 많다. 이들을 산냐사 승려들이라고 하는데, 남자승려는 산냐시(남성), 여자 승려는 산냐시니(여성)라고 부르는데 요즘은 주로 남성 승려인 산냐시가 대부분이지만, 가끔은 여성 산냐시니도 더러 보게 된다.

대개 이들을 볼 수 있는 것은 힌두교 성지는 말할 것도 없고, 불교성지나 자이나교 성지 같은 데에 가면 목격할 수가 있다. 그래서 인도는 종교 천국이면서 수천 년의 역사가 공존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역사가 멈춰있는 곳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천 년 전의 모습이 현대에까지도 그대로 전승되고 있는 곳이 인도이다. 인도에 한번 빠지면 좀처럼 빠져 나오기가 힘들다. 사실, 불교는 인도에서 극히 소수 종교로 전락했고, 불교승려들도 그렇게 많은 수가 아니지만, 티베트 망명 승려나 동남아 등지에서 온 성지순례 온 불교승려들이 있다. 최근에는 인도 출신 불교승려들이 차츰차츰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 인도요가협회에서 밀양표충사를 찾아서 템플스테이를 하고 있다.    
▲ 인도에서 온 요가협회관계자들이 표충사 달마대사 초상화 앞에서 과일과 차를 마시고 있다. 필자가 통역 중.      
보검 이치란 박사(원응: 동방불교대학 총장)
해동세계불교연구원장(www.haedongacadem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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