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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순간 쓴 기도문이 뜸들인 생각보다 진실· 진리일 수 있다!

신민형 | 기사입력 2018/09/27 [20:51]
추석연휴 마무리 단상-추석기도문의 의미

일순간 쓴 기도문이 뜸들인 생각보다 진실· 진리일 수 있다!

추석연휴 마무리 단상-추석기도문의 의미

신민형 | 입력 : 2018/09/27 [20:51]
추석연휴 마무리 단상-추석기도문의 의미   

추석연휴에 모처럼 신문관련 일 완전히 벗어나 아침부터 산에 오르고. 일과 무관한 책 읽고. 술없는 부부동반 친구모임 가졌고, 먼곳서 온 친구를 먼 곳서 만나 술취해 전철타고 귀가하며 연휴 마무리한다.    

그러면서 게슴치레한 눈으로 추석날 아침 기돗상 기도문을 읽어본다. 왜 나는 기도문을 작성했을까?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어 이런 내용을 담았을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는 기도문에서 5대조 조상과 시제사 차례상을 뛰어넘을 수 있는 추모감사기돗상의 의미가 크다고 이야기했다. 아내가 믿는 기독교의 창조주에까지 뻗는 기도라며 호언했다.    

아들이 37대 평산 신씨 자손임을 기도문에 강조하며, 진주 강씨 아내, 동래 정씨 며느리의 조상들도 거론했고 38대 손녀가 자신의 생명의 뿌리를 훗날 떠올리길 바랬다.    

쇠락하는 가문의 명맥에 대한 미련을 확 떨쳐버리지 못하는 기도문이란 생각도 들었다. 마치 기독교인 아내가 수십년 관성처럼 차려온 차례상 제삿상 차림을 딱 끊어 버리면 바로 집안의 쇠락이라고 여기는 듯 추모기돗상 차림을 과거 차롓상 처럼 준비하듯 말이다. 아닌게아니라 아내는 추석 전날 며느리와 기돗상 차림을 준비하며 평소 명절보다 더 많은 음식을 장만하며 며느리에게 전수하는 모습이었다.    
▲ 추석연휴의 법화산 가을하늘 모습과 천주교공원묘지의 고복수 황금심 묘소(사진 아래)     © 매일종교신문

추석연휴 날마다 산책한 법화산 정상 넘어 천주교공원묘지의 꼭대기에는 일제시대부터 해방이후까지 전성기를 누리던 타향살이 황금심 고복수 부부의 묘지가 있다. 지금은 역사 인물로 거론되지만 내가 성장기일때 지금의 아이돌 스타 이상으로 인기를 끌었던 연예인이다.그러나 그들 부부의 아들마저 요절해 옆자리에 마련된 묘소를 보며 이집트 파라오의 피라미드나 경주의 왕릉과 마찬가지로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기도문도 그러한 묘지들처럼 그저 자기 위안의 형식이 아닐까 하는 허무감이다.    

그러나 그러한 형식과 의식, 의례의 중요함도 필요하다고 기도문에 표출시켰으니 기도문을 듣던 애들한테 다행스럽다. 형식이 내용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며 은연중 애들에게 현실과 세리모니의 필요성을 당부했으니 허무주의자로 보이진 않았을 것이다.    

아내도 말했다. "애들이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며 즐겁게 잘 사는 게 중요하지요. 그게 하나님 뜻이라고 봐요."    

나와 다를 바 없었다. 그래서 내가 진심으로 기도문을 썼던 아니건, 집안의 쇠락을 의식했던 안했던, 더 이상 깊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순간적 새벽 명상으로 쓴 기도문처럼만이라도 살자! 그게 뜸들인 생각보다 진실, 그리고 진리일 수도 있다!     

추석 연휴의 술 취해 올린 넋두리 단상이 내 맨 정신 생각보다 옳을 수 있다! 추후 이 넋두리가 쑥스러워 지더라도 삭제하지 말고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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