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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교 출현의 역사적 배경과 전개 양상①기성종교, 신종교, 사교는 어떻게 다른가

이부평 기자 | 기사입력 2019/03/28 [19:58]
신종교는 어떻게 생성, 발전 또는 쇠락하는가

신종교 출현의 역사적 배경과 전개 양상①기성종교, 신종교, 사교는 어떻게 다른가

신종교는 어떻게 생성, 발전 또는 쇠락하는가

이부평 기자 | 입력 : 2019/03/28 [19:58]


구한말과 개회기를 거치면서 한반도에는 서양문물이 유입되면서 그리스도교 등 외래종교들이 들어왔고 이 시기에 이른바 민족종교 알려진 자생 신종교들도 많이 생겨났다
.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이 땅에 출현한 신종교들을 4회에 결쳐 조명해 본다.

 

<연재순서>

기성종교, 신종교, 사교는 어떻게 다른가

한국 신종교의 중심사상

전통사회의 구조적 해체와 신종교운동의 전개

신종교의 변용

 

신종교는 어떻게 생성, 발전 또는 쇠락하는가

 

신종교(新宗敎)라는 용어는 이전의 기성종교와 관련 하에서만 쓰일 수 있는 개념으로, ‘새롭다()’는 성격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화한다. 새롭다는 의미는 한편으로 별다른 기반이 없고 정교화되지 못하다는 뜻과,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호소력과 적합성을 지니고 있다는 뜻의 이중적 함의를 지니고 있다. 이처럼 신종교는 기성종교와 마찬가지로 일정 수준의 신도의 수·교단조직·교리체계·제의(祭儀)체계 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성립시기가 짧기 때문에 아직 사회적으로 완전하게 인정받지 못한 종교이다.

 

흔히 신흥종교(新興宗敎)라고 일컬어져 왔으나 그 용어에 함축된 다소 경멸적이고 일탈적인 의미 때문에 이제는 보다 중립적이고 객관성을 띤 신종교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19세기말20세기 초의 구한말·일제강점기 하에서 발생되었던 종교운동과 1960년대 이후 도시화·산업화와 더불어 급격히 성장한 종교운동의 성격을 구분해서 각각 신흥종교·신종교로 개념화하기도 한다.

 

신종교의 특성으로서 교리혼합주의(syncretism), 기존질서에 대한 부정적 관점, 현세적 지상천국 건설, 선민사상, 종말론의 강조, 교조의 신비체험과 카리스마적인 성격, 신도집단 내의 강렬한 연대의식 등이 지적되고 있으나 이러한 특성들은 결코 신종교에만 국한되어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나타날 경우에도 중층적으로 복합된 양상을 띤다. 또한 일반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신종교의 특성들은 대체로 신종교의 열등성과 반()사회성을 부각하기 위해 제시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신종교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선 이미 신종교에 부여되어 있는 기존의 관점이나 개념에 대한 철저한 비판 작업이 선행돼야할 것이다.

 

기성종교, 신종교, 사교는 어떻게 다른가

 

일반적으로 종교라고 하면 신(), 교회, , 스님, 목사, 교황 등을 떠올리지만 '종교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명쾌한 정의를 내리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종교(宗敎·religion)'라고 부르는 일련의 집단들로부터 공통적 특징을 찾을 수 있다. , 일반적으로 종교의 구성요소에는 초자연적인 힘·초인간적인 힘·신에 대한 숭배를 핵심으로 하는 신앙체계, 즉 종교신앙 특정한 실천활동, 즉 종교의식(儀式) 특정한 감정과 체험, 즉 종교경험, 종교단체와 종교조직이 포함된다. 특히 그중에서도 은 다른 사회조직에서 찾아볼 수 없는, 종교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을 기성 기독교와 유교의 종교성 여부에 대해 적용시켜 보자.

 

기독교는 하나님·예수님이라는 숭배 대상이 있으며, 예배·부활절·세례식 등의 종교의식이 있고, 간증과 같은 종교적 체험을 갖고 있으며, 교회당에서 예배를 행하는 집단과 '대한예수교장로회' '대한기독교감리회' 그리고 한 교회 내에서 '목사장로권사집사'라는 조직적 형태를 띠고 있다.

 

반면 유교는 초월적 숭배의 대상이 없고 다만 '공자(孔子)'를 중심으로 하는 대유학자에 대한 존경심만이 있다. 아울러 개인의 종교체험 역시 없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유교를 종교로 간주하지 않고 하나의 학문체계나 윤리체계로 간주하는 게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러면 신종교란 무엇인가? 신종교란 간단히 말하자면 앞에 언급한 종교적 특성을 가지면서도 '전통종교와 다른 종교교리와 종교의식을 가진 종교단체나 종교운동'을 가리킨다. 따라서 신종교는 새로운 종교진리를 가지고 있지만, 전통종교와 다른 독특한 교의(敎義)를 갖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교의는 교주가 신으로부터 직접 받은 것으로 여겨지며, 교주는 때로는 신격화되거나 신의 매개체(대리자)가 되어 신도들의 숭배 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신종교와 사교(邪敎)는 무엇이 다른가? 사교는 신종교 중에서 신도와 무고한 민중의 생명과 재산에 손실을 가져오고 심각하게 사회질서를 위협할 뿐만아니라, 법률에 위배되며 인성(人性)을 파괴시키는 사건을 만들어 내는 극단적 개별 종교집단을 말한다. 그러나 신종교와 사교를 구분하는 기준이 애매하기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다.  

 

신종교의 발생원인과 양상

 

왜 신종교가 생겨났느냐에 대한 발생이론은 일반적인 종교발생이론과 같은 맥락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종교 기원의 문제처럼 추상적 차원에서 일반화시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의 경우에 나타나는 구체적인 원인을 파악하려는 것이 최근의 연구 경향이다.

 

신종교의 주요 발생원인은 사회·정치·경제적인 아노미(anomie)상황, 상대적 박탈감, 전통적 가치관과 기성종교의 설득력 상실, 문화접변(文化接變)에 따른 충격, 인간의 심리적·병리학적 반응 등으로 설명하고 있으나 모두 나름대로의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기성종교가 제대로 기능을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종교가 발생했다는 입장은 동어반복적 성향을 지닌다는 점, 문화접변에 의한 설명은 영향을 주는 편과 받는 편을 지나치게 양분해서 받는 편의 수동성과 열등성을 드러내려고 한다는 점, 심리·병리적 요인에 의한 설명은 자율성을 띤 종교현상을 개인의 내부적 심리활동으로만 환원시킨다는 점, 아노미이론은 너무 사회적 상황을 강조하며 설득력 있는 경험적 증거를 가지고 인과(因果)관계를 주장하지 못한다는 점, 상대적 박탈감이론은 너무 거대한 설명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여러 발생원인을 경험적으로 제시해 주지 못한다는 점 등이 그러한 문제점들이다.

 

신종교의 발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른 모든 현상까지 뭉뚱그려 설명할 수 있는 거대하고 추상적 개념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신종교 자체의 내적구조와 역동적 과정을 주시하면서 개개의 구체적 원인을 찾아내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신종교가 어떤 상황 속에서 발생하느냐하는 이론은 많다. 대체로 아노미·르상티망·상대적 박탈감·문화접변 등의 이론이 있다.

 

아노미(Anomie)이론: 아노미라는 말은 뒤르켕(E. Durkheim)에 의해 제창된 이론으로 인간의 행위를 규제하는 공통가치나 도덕적 기준의 상실로 인해 혼란상태가 되는 모습, 즉 사회가 무규제 상태에 빠져버린 것을 말한다.

 

르상티망(Ressentiment)이론: 르상티망이란 증오와 보복의 복합감정으로서 증오하여 적개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상대를 직접 공격하려 하지 않고 그 대신 보다 더 나은 가치를 상정하여 그 증오감을 극복하려는 심적 상태를 말한다.

 

상대적 박탈감(Relative Deprivation)이론: 상대적 박탈감이란 합법적인 원망(願望)과 실재사이의 괴리감’, ‘개인이나 집단이 다른 개인이나 집단 또는 내재화된 기준과 비교했을 때 느끼는 불평등한 감정이라고 풀이한다.

 

문화접변(Accultturation)이론: 문화접변이란 발달된 문화가 미개문화에 접촉하여 이식되는 것을 가리킨다.이러한 현상은 주로 전쟁에서의 패전, 사회적 억압 등의 이유로 인해 일어나며 여기서 피이식되는 문화 측에서는 실재적인 억압이나 문화적 오염에 대항하기 위한 운동이 일어난다. 아노미적 혼돈, 무규제 상태, 상대적 박탈감, 문화접변의 상태가 되었을 때 그 사회에서 새로운 종교운동이 일어난다는 학설이다. 그러나 한 인간의 깨달음(), 그것은 바로 신종교가 출현하게 되는 직접적 동기가 되며 신종교 출현은 바로 이 성자들의 깨달음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종교엘리트의 출현이다. 아무리 사회가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은 상태가 되어도 종교엘리트가 출현하지 않으면 신종교는 발생되지 않는다. 정작 신종교운동을 일으키고 그 활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주체자는 종교엘리트와 그 가르침을 이어받은 후계자들이다.

 

▲ 세계신종교학회와 한국신종교학회가 공동주최하는 국제학술대회가 2016년 7월5일부터 8일까지 경기도 포천 대진대학교에서 개최됐다. 세계신종교국제학술대회는 1997년 창설된 이후 매년 세계 각국에서 열리고 있으며, 동·서양 종교학자들이 모여 신종교에 관한 새로운 정보와 이론을 교류하는 행사로 발전해 왔다. 사진은 국제학술대회 1세션 발표를 마친 후 기념촬영하고 있는 참석자들의 모습    

 

신종교(신흥종교)의 발생양상은 세계적이다. 19세기에 접어들면서 세계 도처에서 다양한 형태의 신종교가 연이어 창립됐다. 남태평양 지역의 적하의례(積荷儀禮·Cargo Cult)운동, 남북아메리카의 유령춤(Ghost Dance)을 비롯한 예언자운동, 아프리카지역의 전통신앙과 그리스도교가 습합된 신종교운동이 있고 이들 지역에는 각각 5~600여 개의 신종교가 있다.

 

중국에서도 원((()대에 미륵신앙에 근거를 두고 천년왕국적인 이상세계를 동경하며 민중을 동원했던 백련교(白蓮敎)운동과 수십 개의 분파가 있고, 베트남에서의 카오다이운동(Cao Dai Movement), 인도네시아의 삼민의례(Saminist Cult), 보르네오의 엔즐리의례(N-juli Movement) 등과 그 분파들이 있다.

 

일본의 신종교 역사는 막말유신기(幕末維新期)에 민중의 자주적인 종교운동으로서 성립·발전된 습합신도계, 불교계의 제()종파에서 시작됐고 그 성격은 근대 천황제 하에서 성립된 여러 종교에 의해 계승되어 현대 신종교에까지 미치고 있다. 사원불교·신사(神社신도(神道) 등의 기성종교와 대조적인 성격을 지니며 신종교의 교세 신장은 일본사회의 정치·사회적 변동과 밀접한 관계를 가져오고 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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