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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과 철듦에 대하여
기사입력: 2019/04/09 [15:32]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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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햇살 좋은 봄날이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는 아쉬움이 남아 있습니다. 세월이 덧없이 지나가고 있음을 안타깝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는 속절없는 일입니다. 사람으로서는 어찌할 수 없으니, 단념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물어물하다 보면 허송세월을 보내기 십상입니다.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다 가기 전에 철이 들어야 합니다. 철이 들어야 사람노릇을 하기 때문입니다. ‘철이 든다.’는 말은 사리를 분별하여 판단하는 힘이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나이를 먹는다고 철이 드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 철들지 않고 삶을 마치는 것은 마치 열매를 맺지 못하고 겨울을 맞은 식물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철이 드는 걸까요. 깨달음이 있어야 합니다. 깨달음이란 먼 데 있는 것이 아니고, 심오하고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곧 나와 남에게 해로운 행동을 하고 살아온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후회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생각이 바꿔지고 생활이 바꿔져서 진실 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이런 성숙한 삶이 되어야 철이 들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깨달아야 철이 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대개 종교인들은 경전을 공부하거나 지도자의 설교나 설법을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깨달음의 마당은 곧 우리 일상의 삶이고, 깨달음의 길은 고생과 고통 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고생과 고통 통해 깨달음 얻고

깨달음이 철든 사람 되게 해줘

 

사람은 남의 갈비뼈 부러진 아픔보다 자기 손톱 끝에 박힌 가시의 아픔을 더 크게 느낍니다. 그러나 자신이 직접 고통을 당하거나 그 입장에 들어가 보면 상대의 아픔을 공감합니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말처럼 사람은 인생사의 고통을 당하면서 깨닫고 철이 드는 것 같습니다.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남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느낍니다. 그래서남을 생각하고 배려하려고 합니다.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자세에서 벗어나 부모와 형제와 이웃을 생각하고 위해 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나아가 나와 내 가족이 편안히 살 수 있는 자연환경을 조성해 주고, 일용할 양식을 주는 조물주께 감사한 마음을 가집니다.

 

돈 많이 벌게 해 달라’, ‘병 고쳐 달라는 기복신앙으로는 깨달음을 얻기 어려울 것입니다. 종교인들은 열심히 교회나 절에 다니며 평화와 박애정신을 배우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자신과 가족의 안녕과 복을 비는 기복적 심성이 적지 않게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종교지도자 중에는 자기 종교를 믿으면복 받고, 성공하며, 천국이나 극락에 간다.’고 가르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종교를 믿는 목적이 세속적인 복을 받기 위한 것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교조들이 소원을 이뤄주는 마술사쯤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합니다. 종교지도자 상당수는 헌금하고 봉사하면 더 많은 복을 받는다고 가르칩니다. 이런 가르침이 신도들의 깨달음과 철듦을 저해하고, 우매하고 철없는 신앙자로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는 자식이 철들기만을 바랍니다. 제 앞가림을 잘 하고,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인간의 부모처럼 조물주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깨달은 것입니다. 그러나 저의 이런 깨달음이 반드시 옳다고 단정할 수 는 없습니다. 저는 제 자신을 철든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오늘도 마음을 가다듬고 저를 되돌아보며 깨달음과 철듦을 위해 정진하고 있습니다.

이옥용(매일종교신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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