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전체기사포커스범종교가톨릭개신교불교민족종교해외종교이슬람다문화 사회기획특집
전체기사 Trend & View 마음을 비춰보는 포토에세이 종교지도자 칼럼 이상훈 박사의 ‘바둑으로 배우는 성경공부’ 매일종교신문 공지 사항
편집  2019.08.21 [00:51]
守岩 칼럼
매일종교신문 공지 사항
안내데스크
신문사소개
광고안내
저작권문의
구독신청
불편신고
독자투고
제휴안내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 보호정책
기사제보
守岩 칼럼
종교의 본질에는 벽이 없다
『프랑스 수도원의 한국 스님』 펴낸 향적 스님 “종교의 본질은 궁극적으로 같다는 것 깨달아“
기사입력: 2019/07/19 [18:31]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프랑스 수도원의 한국 스님』 펴낸 향적 스님

“종교의 본질은 궁극적으로 같다는 것 깨달아“

 

한국은 불자와 그리스도인의 수가 각기 1400만, 거의 동수(同數)인 나라이다. 세계 종교사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두 거대 종교가 이만한 규모로 비슷하게 번성하고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이 거의 유일하지만, 두 종교는 전혀 화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불교와 그리스도교(개신교와 천주교)는 각기 동서양을 대표하는 세계 양대 종교로 발전해 왔다. 또한 이제는 동·서양이라는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세계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종교이다. 물론 세계적인 종교를 논할 때 이슬람을 비롯해 10억 인구의 인도 종교인 힌두교 등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세계성’을 고려해볼 때 특정 지역이나 문화권에 치우친 이슬람과 힌두교가 불교만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러한 세계종교인 불교와 그리스도교는 얼핏 보면 전혀 다른 사유와 언어로 이루어진 것처럼 생각되지만 결국은 같은 진리를 토대로 세워진 종교가 아닐까.


해인사 주지향적 스님, 가사 입고 수도원으로…그러나 그곳은?


해인사 주지인 향적 스님이 진정한 종교 간의 대화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책 『프랑스 수도원의 한국스님』을 펴냈다. 부제(副題)로 내세운 ‘깨달음으로 종교의 벽을 넘다’가 눈길을 끈다.

종교의 본질에는 벽(壁)이 없다. 우리가 인연 따라 특정 종교의 울타리를 가질 수 있는데, 그 울타리가 궁극에 이르는 길이 되지 못하고, 권력이 되고, 에고이즘(egoism·이기주의)이 될 때 높은 벽이 된다.


종교에는 벽이 없는데 무명(無明)으로 어두워진 우리는 열심히 벽을 쌓았다.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경계하고 불신하고 미워하는 것을 넘어서 마침내 전쟁까지 한다. 그러한 예는 세계종교사에서 수없아 많다.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종교적 갈등으로 인한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무명과 아집과 두려움으로 지어진 종교의 벽, 관념의 벽은 ‘왕좌의 게임’의 캐슬 블랙처럼 높고도 견고하다. 캐슬 블랙은 ‘얼음과 불의 노래’에 등장하는 가공의 성과 요새로서 나이트 워치의 현 본부이다. 장벽의 중심에 위치한 가장 오래된 성채로, 나이트 워치의 총사령관이 사용하는 사령탑도 캐슬 블랙에 있다. 원래는 캐슬 블랙 동쪽에 있는 나이트포트가 역사적인 나이츠 워치의 총본부이자 가장 큰 성채였지만 나이트 워치 조직 자체가 쇠락하기 시작하면서 유지비 절감을 위해서 캐슬 블랙으로 옮겼다. 게다가 위치도 적절해서 장벽의 절반쯤에 위치해 있다. 반면 나이트포트는 살짝 동쪽으로 치우쳐 있다. 작중에선 현재 나이트 워치의 본부이다 보니 캐슬 블랙 전투가 펼쳐져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향적 스님이 가사를 입은 채로 그 높고 견고한 종교의 벽을 넘었다. 스님은 30년 전 프랑스에 있는 베네딕토 수도원에 들어가서 그들의 방식에 따라 그들과 함께 살며 수행하면서 종교의 벽이 없음을, 관세음보살과 성모 마리아가 둘이 아님을 보여준 것이다.

 

스님이 스님의 옷을 입고 베네딕토 수도원까지 찾아가서 일하고 기도하고, 기도하고 일하고, 일하고 굶고…. 책 속으로 들어가 보면 수도원에서 몸 고생, 마음고생 참으로 많이 했다. 겨울엔 추워서 오리털 점퍼를 입고 자야 했고, 프랑스어를 가르쳐준 수사에겐 이런 말까지 들어야 했다. “너는 왜 숙식비도 안 내면서 오랫동안 수도원에 머무느냐?, 너는 보트 피플(boat people· 정처없이 바다 위를 떠도는 난민)이냐?” 미사는 참석하는데 영세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사 중에 모두 먹고 마시는 빵도, 포도주도 주지 않았다. 동양의 예의는 아니지만 지나놓고 보니 그 모든 경험이 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향적 스님에게 그렇게 길을 열어주고 기꺼이 품이 되고 울타리가 돼 줬던 수도원을, 스님이 해인사 주지가 되어서 다시 찾아갔다. 그러고는 빚을 갚는다. 가난한 유학생이었기에 한 푼의 빵 값도 보태지 못했던 시절에 조건 없이 받아주고, 정을 베풀어준 수도원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한 것이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것이어서 오히려 아름다운 인지상정(人之常情)이었다.

하지만 수도원이, 활기가 넘쳤던 수도원이, 초원의 빛이고 꽃의 영광이었던 그 수도원은 간 곳이 없었다고 한다. 기도시간이면 신부들과 수사들로 제단(祭壇) 양쪽이 꽉 찼었는데, 기도시간에도 휑하도록 빈, 그런 공간이 된 것이다. 동굴 속에서 홀로 수행하던 벽안의 수도사도 저세상으로 갔다 하고, 새와 대화를 나누던 수도사도 이 세상을 떠났다. 많은 분이 세상을 떠났고, 몇몇은 환속을 했다고 한다. 30년 만에 세상이 변하고, 생사(生死)가 갈리고, 수도원의 모습은 초라해졌다. 한마디로 무상(無常)이다.

 

지금까지 살아보니 산 게 없고, 지나온 세월은 정말 꿈과 같다. 그때 그 청춘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시간이었는데, 내 열정을 감당하지 못해 내가 나를 상처 내며 성장하던 그 시간은 너무나 확실해서 영원히 ‘나’를 따라다닐 줄 알았는데, 지나놓고 보니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남은 것은 추억 속의 그림자다. 그리고 보니 젊음도, 열정도, 사랑도, 업적도, ‘나’를 통과해가는 것일 뿐 내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더 이상 내 것이라 할 수 없는 것을 붙들고 있는 것, 바로 그것이 집착 아니던가.


한때 초원의 빛이고 꽃의 영광이었던 그것, 내 삶을 빛나게 했던 그것이 집착이 된 것이다.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그것,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잃어버린 그것을 놓지 못하면 과거에 발목 잡혀서 과거가 ‘나’를 붙들고 내 인생을 하인(下人) 부리듯 부린다. 내가 놓지 못하는 그것이 ‘나’를 노예 삼아 휘두른다. 젊음이 그렇고, 힘이 그렇고, 관계가 그렇고, 기억력이 그렇고, 몸이 그렇고, 지나온 날들이 그렇다.

 

결국 ‘나’인 줄 알았던 인생까지 잃게 만드는 무상의 힘에 대해 유명한 영국 시인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1770~1850)는 이렇게 썼다.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그것이 돌아오지 않음을 서러워하지 말라. 그 속에 간직된 오묘한 힘을 찾을지니.”


깨달음으로 종교의 벽을 넘다 … 『프랑스 수도원의 한국 스님』


해인사 주지 향적 스님이 프랑스 수도원에서 수행한 내용을 담은 『프랑스 수도원의 한국 스님』이 최신개정증보판으로 지난 5월23일 출간됐다. 프랑스 가톨릭 수도원 생활을 체험하고 돌아온 후 그때의 소중한 체험을 기록으로 정리해 2009년 6월 『프랑스 수도원의 고행』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프랑스어 책으로 절판된 『프랑스 수도원의 고행』을 개인적으로 감동스러웠던 일화와 수도원을 나온 이후 프랑스 대학에서 저널리즘 공부를 하기 위해 어학공부를 하던 시절 회상한 글을 첨부해 『프랑스 수도원의 한국 스님』으로 제목을 바꿔 다시 발간하게 됐다.


『프랑스 수도원의 한국 스님』은 향적 스님이 지난 1989년 12월부터 1990년 8월까지 약 1년 동안 프랑스 삐에르-끼=비 수도원 체험을 회고하며 쓴 ‘해인에서 삐에르-끼-비까지’를 비롯해 유럽 문화 체험을 위한 만행(萬行)’, ‘수도원 체험을 마치고’, ‘정휴스님의 발문’, 삐에르=끼-비 ‘수도원 원장의 추천사’ 순으로 묶여 있다. 특히 이 책의 백미인 ‘해인에서 삐에르-끼-비까지’의 수도원 생활은 한국의 조계종 소속 스님이 머나먼 이국의 수도원에서 수행한 내용을 담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승려가 프랑스 수도원에서 생활한 내용을 책으로 출간한 것은 최초의 일이어서 다종교사회인 우리나라의 종교화합에도 일조를 할 전망이다. 향적 스님은 프랑스 수도원 체험을 회고하면서 “묵언수행을 해야 하는 삐에르-끼-비 수도원의 나날은 고행이었으나, 국적, 얼굴색과 말이 다른 가톨릭 성직자들과 생활하면서 종교의 본질은 궁극적으로 같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향적 스님은 삐에르-끼-비에서 보낸 1년간의 값진 체험을 통해 ‘모든 종교는 대자연과의 소통을 추구하고 대중을 위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깨달은 것이다.

 

향적 스님의 수도원 체험기를 읽은 후 발문을 쓴 정휴스님은 “수도원 체험은 향적 스님의 안목과 지평(地平)을 넓히는 계기가 됐는데, 바로 이때가 향적 스님의 견성체험(見性體驗)의 시기라고 볼 수 있다. 비록 종교적 교의가 다르고 의식과 문화가 많은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향적 스님은 근원에서 서로 같은 점을 찾아내고 있다. 향적 스님은 수도원의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정신과 사상적 넓이를 확대하면서 불교적 자아를 형성했음을 엿볼 수 있다. 이때 그는 종교적 배타성을 버리고 마음속에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수용(受容)의 골짜기를 만든 것 같다. 그리고 불교의 자비와 가톨릭의 사랑을 바탕으로 한 생명관을 통해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나아가 하찮은 미물까지도 그 안에 하느님의 영혼이 살아 있고, 부처님의 생명이 있음을 깨닫고 있다. 사랑과 자비가 경전이나 성서 속에서 강조될 것이 아니라 가슴 속으로 충일되어야 만신자비(滿身慈悲)가 된다는 것을 깨우쳐 주고 있는가 하면, 절대고독과 명상과 사유를 거치지 않은 그리움은 진실한 그리움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고 극찬하고 있다.

 

종교를 넘어 우정을 나누고 있는 이해인 수녀도 향적 스님의 글을 읽은 뒤 “세월이 흐를수록 향기와 기품을 더해가는 수행자의 모습이 곳곳에 스며있는 책”이라고 했다. 또한 이해인 수녀는 “항상 열린 마음으로 인간을 이해하고 타종교의 문화를 폭넓게 수용하는 스님의 글들은 연꽃처럼 둥글고 아름다운 지혜로 우리를 초대한다”며 이 책의 일독을 권하기도 했다.


삐에르-끼-비 수도원 룩(F. Luc, abbé) 원장도 추천사를 통해 “향적 스님은 삐에르-끼-비 수도원의 아시아 종교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아시아그룹’과 함께 활동하면서 한국불교의 전통을 우리들에게 소개했다”며 “동양인으로서는 쉽지 않은 서양 가톨릭 수도원의 생활이었으나 향적 스님은 겸손함으로 우리 수도사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더불어 우리 수도원의 의식과 생활을 함께 했다”고 향적 스님의 수도원 체험 시절을 회상했다. 또한 룩 원장은 “우리는 서로 다른 종교를 신봉하지만, 상호의 종교를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삐에르-끼-비의 모든 수도사들은 이번에 향적 스님이 출간한 『프랑스 수도원의 한국 스님』이 프랑스 가톨릭과 한국불교를 상호이해 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을 기대해 마지않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향적스님은
가야산 해인사에서 출가해 교(敎)를 배우고 선(禪)을 참구했다. 언론매체를 통한 문서포교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해 불교 월간지를 창간하고 초대 편집장을 지냈다. 이후 프랑스로 건너가 가톨릭 수도원 삐에르-끼-비에서 불교와의 수행방법을 비교하고 돌아와 조계종교육원 초대 교육부장직을 수행하면서 승가 기초교육을 체계화했다. 해인사 성보박물관 초대 관장을 맡아 박물관을 개관하고, 조계종기관지  사장으로서 직필정론과 불법홍포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현재 법보종찰 가야산 해인사 주지이면서 지족암에 주석하고 있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 매일종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카카오톡
연재소개 전체목록
하나님을 향한 119 ‘성령의 비상벨’
세계·인류 위해 평생 바친 여정…문선명 총재 성화 7주년 행사 열려
이재서 총신대 총장 “교단 정치 눈치 안보겠다”
전면전으로 치닫는 韓日경제전쟁
법조계 AI바람 가속…생존위협 우려속 새 부가가치 창출기대 공존
AI·4차산업시대의 그늘에 ‘빛’… 명상이 세상을 바꾼다
‘돈맛’에 빠진 북한사회…시장경제의 산실 ‘장마당’과 ‘돈주’
韓日기독단체 “아베정권, 한국 수출규제 철회하라”
결혼이민자들이 외국인노동자보다 더 심한 차별 경험
“누가 ‘베이비박스 목사’에게 돌 던지나”…네티즌들 발끈
종교의 본질에는 벽이 없다
세계인, K푸드에 푹 빠지다
인경 스님 “인간의 본성 절실히 의심·참구하는 실존 문제가 화두”
선넘은 日“韓화이트리스트 제외”…韓美日 ‘동북아안보공조’ 균열
“4차산업혁명 시대 걸맞는 인재…현재 한국교육으론 어렵다”
한국불교의 ‘마음치유산업’ 毒인가 藥인가
가톨릭 성인 ‘요사팟’은 석가모니 부처님?
韓, 日경제보복 전방위 對美설득전…美, 어떻게 나올까
김진석 “1000명이 하루 두끼로 줄이면 500명 더 먹일 수 있다”
속도내는 중국 ‘AI 굴기’…특허출원 해마다 급증
주간베스트 TOP10
배너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안내데스크신문사소개광고안내저작권문의구독신청불편신고독자투고제휴안내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 보호정책기사제보보도자료기사검색
범 종교의 진정성을 두루 살펴 보고 이해함으로써 각 종교와 사회의 화평과 상생, 조화를 이룬다.
회장 이옥용 /발행-편집인 신민형 / 양형모 상임고문 / 편집국장 이광열 / 청소년보호책임자 강은나
우) 140-846 서울시 용산구 원효로 1가 70번지 (83길 21)
대표 전화: 02-703-8267 | 팩스: 02-3211-4419 인터넷 매일종교신문
등록번호:서울 (아)01319(범종교신문 등록 2009년 9월 1일,2013년 6월 15일 제호변경)
기사제보 : minhyung-s@hanmail.net
Copyright ⓒ 2009-2013 매일종교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