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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란의 종교가 산책●인도의 종교와 불교 이야기-⑯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0/04/29 [20:43]
인도종교와 요가, 힌두-불교-자이나교 공통수행

이치란의 종교가 산책●인도의 종교와 불교 이야기-⑯

인도종교와 요가, 힌두-불교-자이나교 공통수행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0/04/29 [20:43]

 

▲ 《요가수투라》의 저자 파탄잘리가 가부좌(연화좌)로 명상삼매에 들어 있는 모습의 좌상.  

 

인도종교와 요가, 힌두-불교-자이나교 공통수행  

    

요가(Yoga योग))는 고대 인도에서 기원한 몸, 마음, 정신 합일의 수행이면서 훈련이다. 또한 인도의 힌두철학 전통의 정통 6파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인도에서 힌두 정통 6파 철학을 아스티카(Āstika 正統)’라고 부르고 불교 자이나교 등은 나스티카(nāstika 비정통)로 부른다. 불교나 자이나교는 힌두철학 주류학파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인도 힌두 철학 이념은 이렇다고 할지라도 힌두-불교-자이나교에서의 요가에 대한 학파, 실천과 목적은 폭넓은 다양성을 내포한다. 그렇지만 인도 밖 특히 서구에서는 현대적 변형의 하타 요가를 뜻하기도 한다. 요가 수행은 체위(體位) 즉 좌법(坐法)인 아사나(Asana)에 집중하는데, 원래의 뜻은 앉는다이다. 요가에는 수십 가지의 아사나가 있는데, 사실 아사나는 요가수투라()에 따르면 8단계 중 3단계 수행법에 지나지 않는다.

 

요가는 인도에서 생겨나서 서서히 체계화된 심신(心身) 일체의 철학학파로 이론과 실제가 정립되고 여러 요가학파가 생겨났다. 그렇지만 요가의 소의경전인 요가수트라에 의하면 제일 첫 머리 두 번째 구절에서 요가는 마음의 작용(心作用·Citta-Vṛtti)의 지멸(止滅·Nirodhaḥ)"이라고 정의했다. 다시 말하면 번뇌 망상을 그치어서 멸한다는 의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요가는 힌두-불교-자이나교의 실천 수행 방법으로 수용된 것이다.

 

요가의 주요 분류로는 하타 요가·카르마 요가·즈나나 요가·박티 요가·라자 요가 등이 있다. 힌두 경전인 바가바드기타에서 크리슈나는 카르마 요가·즈나나 요가· 박티 요가를 설명하고 강조했다

▲ 다양한 포즈의 아사나(체위). 왼쪽 위로부터 차크라사나(활처럼 몸을 휘는 자세), 아르다 맛센드라사나(앉아서 허리 비틀기 자세), 가부좌(연화좌, 좌선자세), 나바사나(보트자세), 핀차 마유라사나, 다누라사라(선 활 자세), 나타라자사나(춤의 왕 자세), 브리크사나(나무 자세) 등이다.    

 

한국이나 미국에서 하는 요가는 거의가 하타 요가이다. 하타 요가는 15세기에 진화 발전 되었다. 미국에서는 약 2천만 명의 미국인이 하타 요가를 수행중이라고 한다. 하타 요가가 보통 사람들에게 접근하기가 쉬워서 인기가 있지만, 하타 요가도 궁극적으로는 요가수트라에서 말하는 최종적인 목표인 삼매를 얻기 위한 훈련과정이다. 그러나 서구에서 하타 요가는 정신적인 부분 보다는 육체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정신적인 부분이 강조되면 힌두교와 기독교의 충돌이 생기지만, 단순한 신체 운동으로 강조되면 미국 기독교인들에게 종교적 갈등이 사라져서 쉽게 친숙할 수 있어서 미국인들의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도 있다.

 

미국인들이나 한국인들은 하나의 운동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도에서의 요가는 달랐다. 깨달음을 얻거나 힌두 신에 다가가기 위한 건강한 몸을 준비한다는 차원에서의 몸과 마음 수련이었다. 그러므로 요가는 전통적인 힌두요가에서 불교요가, 자이나교 요가, 탄트릭 요가, 하타 요가, 더 나아가서는 기독교와 이슬람교에서도 요가 수련을 수용했다.

▲ 석가모니의 선정무두라(禪定手印) 자세. 스리랑카.    

 

불교에서는 ‘37도품(三十七道品)’이란 것이 있는데 '깨달음(, 보리)에 이르는 37가지의 법'을 말한다. 초기불교의 아함경에서 고타마 붓다가 언급하고 있는 37가지의 도품(道品) 즉 수행법(修行法)을 가리키는 낱말로, 사실상 초기불교의 수행법을 통칭하는 낱말이다. 도품(道品,bodhipakkhiyā dhammā 보디빠끼야 담마)은 문자 그대로의 뜻이 '깨달음(bodhi, 보리)에 속하는 법(dhammā, )', '깨달음의 일부를 이루는 법' 또는 '깨달음에 관계된 법'이다. 이런 문자 그대로의 뜻을 따르면서 'bodhi(보디)''보리(菩提)'라고 음역하여, 37보리분법(菩提分法)이라고도 한다. 37도품 또는 37보리분법을 37각지(三十七覺支), 37도분(三十七道分), 37조도법(三十七助道法), 37품 도법(三十七品道法), 또는 37(三十七品)이라고도 다양하게 사용한다. 원래는 보디(bodhi)를 보제(菩提)라고 음역했으나, 한국에서는 여자의 생식기와 발음이 같다고 해서, 보리(菩提)로 발음하고 있다.

 

37도품은 4념처(四念處, 四念住)·4정단(四正斷, 四正勤)·4신족(四神足,四如意足)·5(五根)·5(五力)·7각지(七覺支,七覺分)· 8정도(八正道)37가지를 말한다. 모두 합하면 37이 된다. 적어도 부처님처럼 무상정등정각인 대각을 이루려면 37 가지의 수행법을 닦아야 하는데, 사실 요가가 기본이 되고 있다.

 

사념처는 신념처(身念處), 수념처(受念處), 심념처(心念處), 법념처(法念處)의 네 가지를 말한다. 4정단은 선법(善法)을 더욱 자라게 하고, 악법(惡法)을 멀리 여의려고 부지런히 수행하는 네 가지 법을 말한다. 첫째 이미 생긴 악을 없애려고 부지런함, 둘째 아직 생기지 않은 악은 미리 방지하려고 부지런함, 셋째 이미 생긴 선을 더욱 더 자라게 하려고 부지런함, 넷째 아직 생기지 않은 선은 생기도록 부지런함을 뜻한다.

 

4신족은 신통(神通)을 얻기 위한 뛰어난 선정(禪定)에 드는 네 가지 기반으로서, 욕신족(欲神足:신통을 얻기 위한 뛰어난 선정에 들기를 원함.), 정진신족(精進神足:신통을 얻기 위한 뛰어난 선정에 들려고 노력함.), 심신족(心神足:신통을 얻기 위한 뛰어난 선정에 들려고 마음을 가다듬음.), 사유신족(思惟神足:신통을 얻기 위한 뛰어난 선정에 들려고 사유하고 주시함.)을 말한다.

 

37도품 중의 4번째 그룹을 이루는 5근은 신근(信根: 믿음진근(進根: 정진염근(念根: 기억정근(定根: 선정혜근(慧根: 지혜)5가지의 선법(善法)을 말한다. 이들 5가지 선법(善法)들은 번뇌를 항복시켜 성도(聖道)로 이끌어 들이며 보리에 도달하기 위한 유력한 향상법이 되는데, 이러한 연유로 근()이라고 한다. 무루의 성도로 끌어들이고 향상시키는 5가지 뿌리라는 뜻의 5무루근(五無漏根)이라고도 한다. ()을 증대시키는 5가지 뿌리라는 뜻에서 5선근(五善根)이라고도 한다.

 

5(五力)은 오신력(五信力)이라고도 하며, 오근이 다섯 가지 수행의 능력인 것에 비해 그 능력이 구체적으로 작용하는 다섯 가지 수행의 힘을 의미한다. 따라서 오근과 동일한 종류의 수행에 근 대신 력을 붙여서 오력이라고 한 것이다. 그러므로 오력의 수행항목은 오근과 마찬가지로 신()정진(精進)()()()의 다섯 가지이고 오근에서 더 나아간 수행도 라고도 할 수 있다. 오근과 오력의 관계는 원시경전에서 강의 상류와 하류로 비유된다. 방향에서 보면 상류와 하류는 강물의 도착지인 바다와의 거리에 있어서 차이가 있지만 강물의 흐름의 입장에서 보면 상류든 하류든 바다를 향해 흘러가는 동일한 강물일 뿐이다.

 

칠각지(七覺支)는 열반에 이르는 수행법 중 하나이다. 염각지(念覺支)의 염은 사념(思念)의 뜻으로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근본으로 마음속 깊이 새겨서, 모든 진리의 법을 닦을 때 능히 깨달아 사념하며 정혜(定慧)를 균평(均平)히 하여 혼침(昏沈)하고 부동(浮動)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택법각지(擇法覺支)의 택은 간택의 의미이며, 지혜로써 제법을 관찰하여 참된 것과 거짓된 것을 가려서 허위의 법은 버리고 참된 법을 간택하는 것이다. 정진각지(精進覺支)의 정은 부잡(不雜), 진은 무간(無間)의 뜻으로 닦을 바 법에 노력 정진하는 것으로 진리를 수행할 때 쓸데없는 고행은 그만 두고 바르고 참된 정법에 오로지 한 마음을 기울여 부지런히 노력하여 쉼 없이 마음을 어리석지 않게 하는 것이다. 희각지(喜覺支)는 환희심으로 진리를 즐겨 구하는 것으로서 마음이 참 진리에 계오(契悟)하여 환희를 얻을 때, 참 진리는 전도(顚倒)의 법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진리의 희열에 머무는 것이다. 제각지(除覺支) 또는 의각지(掎覺支)의 제는 단제(斷除)로서, 그릇된 모든 견해와 번뇌를 끊어 버림으로써 허위의 법을 제거하고 진정한 선근을 증장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사각지(捨覺支)의 사는 사리(捨離)의 뜻이며, 바깥의 모든 경계에 집착하던 마음을 여의어 거짓되고 참되지 못한 법을 영원히 추억(追憶)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각지(定覺支)의 정은 선정(禪定)으로서 선정에 들었을 때 능히 모든 것을 깨달아 모든 번뇌 망상이 일어나지 않고 마음에 산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택법, 정진, 희각지는 혜()에 속하고, , , 정각지는 정()에 속하며 염각지는 정혜를 겸한다.

 

8정도를 크게 계((()3(三學)으로 분류하여 보는데, 정견·정사유가 혜에 속하며, 정어·정업·정명이 계에 속하며, 정정진·정념·정정이 정에 속한 것으로 분류한다. ··혜는 서로를 도와 깨달음을 증득하게 하는 것이지만, 크게 보아 계에 의지하여 정을 득하고, 정에 의지하여 혜를 득한다고 본다.

 

한마디로 불교 수행법에서 핵심을 이루는 37 도품 수행도 요가 수행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다는 뜻이 되겠다. 몸의 생리학적 섭생, 물리적인 운동 등 몸 마음 정신작용이 합일된 심신 철학을 모르고 오직 깨닫기만 하겠다고 급하게 마음을 먹으면 몸에 병이 생겨서 수행을 중단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대 인도에서는 정신추구와 동시에 몸의 균형을 조절하는 요가에 집중했던 것이다.

▲ 요가선정에 들어 있는 자이나교의 마하비라 좌상.  

 

모든 요가가 힌두철학과 연결되어 있다. 박티요가(भक्ति योग, Bhakti Yoga)신에 대한 충실한 헌신을 불러일으키는 영적인 수행을 가리킨다. 이러한 신에 대한 헌신을 힌두교 용어로 박티(Bhakti)라 한다. 힌두교 전통에 따르면, 박티 요가에는 9가지 형식이 있다. 힌두교 전통에 따르면, 박티 요가는 자유 또는 해탈(모크샤)로 가는 네 가지 길 중에서 가장 쉬운 길인 것으로 여겨진다. 다른 세 가지 길은 카르마 요가·라자 요가·즈나나 요가이다.

 

라자 요가(Raja yoga)는 고대 요가인 박티요가, 즈냐냐 요가, 카르마 요가와 함께 고대 4대 요가 중 한가지이다. 라자는 심신을 훈련함을 통해 해탈을 얻는 요가 방법으로 몸과 마음을 수양해야 한다. 하타 요가(Hatha yoga)는 라자 요가에서 나온 요가의 한 종류이다. 요가학파에서는 요가 수행의 전제로 계율들, 즉 행하지 않아야 될 것들(야마)과 적극적으로 행하여야 할 것들(니야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두 범주의 계율을 바탕으로 하는 상태에서 다음의 실천적인 수행을 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먼저 한적하고 고요한 장소를 선택하여 좌정하되, 좌법(아사나)에 쫓아 다리를 여미고 호흡(프라나야마)을 가라앉게 하여 마음의 산란을 막아서, 5(五官)을 제어(프라챠하라)하여 5(五感)의 유혹을 피하고, 다시 나아가 마음을 집중(다라나와 디야나)시킨다. 그리하여 마침내 사마디(三昧·等持)에 도달한다

 

석가모니가 한 명상법은 불교가 생기기 전의 명상법인데, 인도에 그런 명상법은 요가밖에 없었다. 석가모니는 요가의 숨을 멈추는 쿰바카(항아리: 기를 항아리에 저장한다는 뜻)를 반대하고, 짧게 들이쉬고 길게 내쉬는 호흡법인 안반념법(아나빠나)을 주장했다. 불경에는 석가모니를 최고의 요가 수행자여!’ 라고 부르기도 한다. 천수경의 신묘장구대다라니에도 요가와 관련된 다라니 구절이 나온다. 티베트 불교의 수행법으로 두 가지를 제시하는데, 하나는 경전에 따른 수행으로 '람림(Lamrim: 道次第, 도를 닦아가는 단계)'이고 다른 하나는 힌두요가를 결합한 밀교 수행이다. 중기 대승불교를 요가불교라고 부르며, 주요경론이 유가사지론이다.

▲ 인도의 한 요가 수련원에서 힌두 탄트릭(밀교) 요가를 수련하고 있다.  

 

하타 요가가 서양인들에게 건강이나 다이어트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면, 탄트릭 요가는 또 다른 면에서 인기가 있다. 특히 탄트릭 요가에서 성적 기교 등에 매력을 느끼고, 건강, 장수 및 해방(자유)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하여 탄트릭 요가를 하는 서양인들이 많은데, 이들은 대개 티베트 불교에 매료되어 있다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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