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守岩 칼럼
멈출 줄 아는 지도자 모세
모세의 진정한 용기는 ‘멈춤’에서 드러나
기사입력: 2020/05/25 [20:43]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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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의 진정한 용기는
멈춤
에서 드러나

 

구약성서의 중심인물이면서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한 사람이 모세(Moses).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이집트)의 노예 상태에서 건져냈고 광야 유랑의 40년 기간을 인도했다.

 

오합지졸(烏合之卒)과 같던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의 인도를 받으며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자의식(自意識)을 갖게 됐고 하나의 민족으로 결속됐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나안이란 목표를 보여줬고, 시나이산(시내산)에서 받은 하나님 말씀(율법)으로 백성들의 삶에 기준을 제공했다.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의 손을 통해 세워지고 다듬어졌다.

 

그러면 모세 개인의 삶은 어떠했나. 영웅이 될 만한 극적 요소를 다 갖추고 있었다. 모세는 노예의 아들로 태어나 갈대 상자에 담겨 강에 띄워졌다 극적으로 애굽 공주의 아들로 입양돼 자랐다. 미디안광야에서 40년간 혹독한 연단을 받은 후 노예들의 지도자가 됐다.

 

구약성경의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는 모세가 집필하거나 혹은 그 내용이 모세와 관련되는 바가 많아 모세 오경(五經)’이라 일컫는다. 그의 생애에 관해선 출애굽기, 민수기에 자세히 기록돼 있으며, 레위기와 신명기의 율법(律法)모세 율법이라 일컬어진다.

 

최근 고고학적·금석문학적(金石文學的) 연구 결과 성경에 기술(記述)된 이집트 입국, 이집트 탈출, 가나안 정복 등은 그 대체적인 줄거리가 역사적 사실에 아주 가까운 것으로 인정되어 이 역사적 사실의 중심인물로서 모세의 실재성이 매우 높아졌다. 상당수의 학자들이 모세라는 인물을 람세스 2세 시대인 기원전 13세기경 이스라엘의 종교 지도자이자 민족 영웅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모세가 활동한 정확한 시기나 그와 관련된 일들을 완전한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선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구약성경에 따르면 이집트로 들어간 히브리민족은 강제로 노역에 동원되는 등 파라오의 박해를 받았다. 이스라엘 레위족 집안에서 태어난 모세는 이스라엘의 사내아이는 태어나는 즉시 모두 죽이라는 파라오의 명을 피해 나일강에 버려졌는데, 다행히 파라오의 딸(공주)에게 구출되어 왕궁에서 양육되었다. 그는 40세 때 동포가 몹시 학대받는 것을 보고 분개하여 이집트인을 살해하고 미디안 땅으로 탈주해 그곳에서 유목민 미디안족()의 사제(司祭) 이드로(르의엘)의 딸 시뽀라를 아내로 맞아 게르솜과 엘리에젤이라는 두 아들을 얻었다.

 

80세가 되던 해 호렙산에서 민족을 해방시키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이집트로 돌아와, 협력자인 형 아론과 함께 파라오와 일대 결전을 벌인다. 파라오는 하나님의 열 가지 재앙을 받은 후에야 히브리 민족을 내어주고 모세는 히브리 민족을 이끌고 홍해를 건너 광야로 들어갔다. 이어 시나이산에서 하나님에게 십계명을 받고,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의 중개자가 되었다(출애굽기 20:117, 신명기 5:621, 출애굽기 34:1433).

 

그 후 모세는 '약속의 땅'인 가나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에돔·모압의 광야에서 40년에 걸친 유랑생활을 계속하지만, 가나안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모세는 하나님의 명에 의해 요단강(요르단강)을 건너기 전 여리고(예리고) 맞은 편 모압 땅의 느보산()에서 향년 120세에 죽었다(신명기 33·34). 그리고 그의 후계자인 여호수아가 이스라엘인을 이끌고 가나안에 들어가게 된다.

 

멈춤에서 드러나는 진정한 용기멈춤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

 

모세는 진정한 용사(勇士)였다. 왕과 신하들, 이집트의 막강한 군사력과 정면으로 맞섰다. 사사건건 반항하고 불순종하며 심지어 돌을 들어 치려 할 정도로 거칠었던 이스라엘 백성 앞에서도 굴하지 않았다. 메마른 광야에서 쉬지 않고 불어오는 모래바람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세의 진정한 용기는 뜻밖의 장면에서 드러난다. 그것은 멈춤이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그토록 사모하던 가나안 땅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호와께서 너희 때문에 내게 진노하사 내 말을 듣지 아니하시고 내게 이르시기를 그만해도 족하니 이 일로 다시 내게 말하지 말라 너는 비스가산 꼭대기에 올라가서 눈을 들어 동서남북을 바라고 네 눈으로 그 땅을 바라보라 너는 이 요단을 건너지 못할 것임이니라.”(신명기 3:26~27)

 

가나안이 어떤 곳인가. 일찍이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후 수백 년 동안 온 이스라엘이 가슴에 품고 사모하던 땅이다. 모세도 백성과 함께 가나안에 들어가겠다는 일념으로 전진했다. 누구보다 먼저 그 땅을 밟아야 했던 일등공신 모세에게 가나안 땅이 허락되지 않았다. 당연히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놀라운 것은 그가 하나님의 말씀을 묵묵히 받아들였다는 사실이다. 가나안 입성을 위해 기도했으나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 비스가산에 올라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생()을 마감했다.

 

그곳은 요단강에서 동쪽으로 32쯤 떨어져 있었다. 해발 100m밖에 되지 않는 산이었지만, 산의 서쪽이 움푹 팬 지형이어서 가나안땅을 멀리까지 볼 수 있다. 그는 비스가산에서 멈췄고, 거기서 생을 마쳤다.

 

장애물을 뛰어넘어 앞으로 전진하는 것도 용기다. 그러나 멈춰 서는 것이 더 큰 용기일 때도 있다. 인생은 전진을 통해 성장하고 멈춤을 통해 성숙한다. 모든 인생의 마지막 이야기는 멈춤이다. 멈춤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사회와 종교 등에서 야기하는 많은 문제와 사건들은 멈추지 않는 데서 발생한다. 욕망이 멈추질 않고 자기방어와 타인에 대한 비난이 멈추질 않는다. 가정도, 정치도, 종교도 멈추질 못한다. 멈추면 숨이 가라앉고 평온해질 텐데 무리하게 계속 달리려고만 한다. 빨리 달리고 많이 달린 사람에게만 박수를 보내는 우리의 잘못 때문이다.

 

돌파해서 달려가는 사람에게만 박수를 보낼 것이 아니라 멈춰 선 사람에게도 박수를 보내야 한다. 다음을 기약하며 잠시 멈추는 용기를 가져야 하겠다. 그리고 언젠가 다음 기회조차 없이 영원히 멈춰야 할 때가 오면 담담히 미소 지으며 최후의 멈춤을 받아들이는 진정한 용기도 가져야 하겠다. 하나님도 멈출 줄 아는 사람에게 박수를 보낸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그런 면에서 멈춤에서 진정한 용기를 드러낸 모세와 같은 지도자가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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