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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선 '생활의 발견'
박현선의 ‘생활의 발견’● 어떤 용서
방치해 마음 둘 곳 찾지 못한 어린이 잘못
기사입력: 2020/07/04 [20:11]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박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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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후, 돌아와 안방에 들어서니 무언가 어수선한 분위기다. 초등생 아들에게 물었다.

 

방 안에 누가 들어왔었니?”

은호가 안방에서 공놀이하자고 해서 들어갔어요.”

 

급히 쓸 현금은 화장대 서랍에 넣어둔다. 열어보니, 만 원짜리로 십만 원이 있었는데, 몇만 원 부족해 보인다.

 

이상하네!”

아들아! 엄마 화장대 서랍 열었니?” “아니요. 공만 가지고 놀았어요.” “아니야! 그럴 리가 없는데 돈이 모자라.”

 

뭔가 개운치 않은 생각에 며칠을 고민하다, 이대로 덮어두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 친구 은호에게 정직하지 못한 행동을 할 때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자신이라는 것을 일깨워줘야 할 것 같았다.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하면 그것이 쌓여 모든 생활이 불안감에 빠져들 수 있다. 잘못을 저질렀으면 반성하고 고치면 되지만,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면 안 되겠기에 결단을 내렸다. 정확지도 않은데 심증만으로 은호를 의심하기엔 좀 그렇지만 꼭! 확인해보고 싶었다.

 

하교 시간에 맞춰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은호를 기다렸다. 20 여분 지났을까. 또래 아이들보다 작고 야물어 보이는 은호가 친구들과 걸어 나온다.

 

은호야~.”

부르니, 약간 긴장한 모습으로 바라보더니 고개를 푹 숙인다.

확인할 것이 있으니 집에 가서 얘기 좀 하자.”

 

안방에 마주 앉았다. 며칠 전 놀러 왔던 거 기억나지. 화장대 서랍에 넣어두었던 돈이 조금 비어있던데, 혹시 손대지 않았니? 은호는 펄쩍 뛰며 그런 일이 없다고 딱 잡아뗀다. 너무도 완강한 태도에 괜한 의심을 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시선은 화장대 쪽을 외면하며 눈동자가 흔들린다. 손은 쉴 새 없이 만지작거린다.

 

나는 은호에게 순간 나쁜 마음이 들어 돈을 가져갔지만, 거짓말을 하면 더 큰 죄가 된단다. 돈 꺼낼 때 화장대에 너의 손자국이 묻어 있어. 솔직히 말해주면 비밀로 하겠다고 설득했다. 말을 할 듯 말 듯 망설이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제가 삼만 원 가져갔어요! .”

 

두 눈에선 어느새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눈물을 닦아 주며 말했다.

 

네가 사실을 말했으니까, 용서해주는 거야.” 나는 어깨를 다 독여주었다.

이번은 용서해주지만,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은 올바르지 못 한 행동이야!”

지금은 어려서 벌을 받지 않지만, 커서도 훔치면 죄를 짓는 것이고, 무거운 벌도 받아야 해.”

바르지 않은 행동인지 알면서 하는 것은 큰 잘못이란다. 알겠니?”

 

은호는 고개를 떨구고 힘없이 대답했다.

다시는 훔치지 않을게요. 죄송해요.”

 

이런 일이 없게 하려고 은호에게 앞으로는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겠다는 반성문을 쓰게 했다. 그리고 같은 행동이 반복되면 선생님께 반성문을 보이겠다고 경고했다. 은호가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이 옳지 못함을 판단할 줄 아는 나이기에 지금 나쁜 행동을 바로 잡지 않으면, 다시 훔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은호에게 가정환경을 들을 수 있었다. 아빠 혼자서 땅끝에 내몰린 아이처럼 키우고 있었다. 세심한 관리가 안 되다 보니, 아이를 방치해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해 이런 잘못을 저질렀다.

 

은호야~, 이 일은 너와 나만 아는 거야. 힘들고, 엄마 생각이 날 때면 놀러와~. 맛있는 거 해줄 테니까.”  박현선(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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