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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깨달음, 신비한 목적지 아닌 지금 여기 '참된 앎' 실천해야 완성"
도법스님 『붓다, 중도로 살다』 개정판 출간…"코로나19 '미혹의 문명' 산물" 진단
기사입력: 2020/07/07 [15:20]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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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법스님 붓다, 중도로 살다개정판 출간"코로나19 '미혹의 문명' 산물" 진단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라고 합니다. 깨달음이라는 것은 먼 훗날 도달해야 할 신비한 목적지가 아니에요. 깨달음은 지금 여기, '참된 앎'을 삶으로 살아내어야 완성되는 겁니다."

 

생명평화운동을 펼쳐 온 전북 남원의 실상사(實相寺) 회주(會主) 도법 스님(71)은 불교에서 가지는 '깨달음'의 의미를 이렇게 정리했다. 깨달음이 마치 반복 수행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미지의 경지처럼 받아들여지곤 하는데, 어떤 지점에 도달하는 것만으론 깨달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내용을 제대로 아는 것, 이른바 '참된 앎'이라는 것을 구체적인 삶으로 살아낼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는 게 도법스님의 설법이다. "참된 앎이라도 삶으로 나타나지 않을 때는 공허합니다. 수행은 누구나 합니다. 불교수행이란 바로 깨달음을 실천하는 것이죠." 

▲ 도법 스님의 저서 『붓다, 중도로 살다』 개정판 표지  

  

도법스님이 최근 개정판을 낸 붓다, 중도로 살다(불광출판사)에는 이런 불교의 가르침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극단적인 수행을 통해서는 깨달음으로는 갈 수 없다는 것, 극단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길인 '중도(中道)'로 가는 것이야말로 참된 수행, 실천의 길이라는 점, 중도 수행을 통해 삼라만상이 연기(緣起)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통찰하는 것 등이다. 이는 곧 '중도행(中道行)이 바로 깨달음의 행'이라는 말로도 요약할 수 있다.

 

책 집필은 2017'나의 진리, 나의 가르침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지금 바로 이해·실천·증명된다'고 했던 붓다의 말씀처럼 불교를 제대로 해 보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초판을 내며 불교에 대한 기본적인 방향과 길을 잡았다는 생각에 한시름 놓은듯했으나 스님은 여전히 마음속에 책을 붙잡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3년이 지나고 개정판에는 생명평화에 관한 스님 생각이 '21세기 시민붓다의 불교'라는 장()으로 추가됐다.

 

붓다, 중도로 살다책 표지는 '생명평화무늬'로 장식됐다. 생명평화무늬는 연기라는 개념을 디자인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단순하지만 '내가 곧 우주'라는 진리를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담고 있다. 가수 이효리가 몸에 타투로 새긴 것도 바로 이 '생명평화무늬'.

 

도법 스님은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불교야말로 스스로 빛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아직은 준비가 되지 않았기에 안타깝다는 지적을 했다. "코로나 이 상황이야말로 불교가 스스로 빛날 수 있는 때죠. 붓다의 가르침이 빛날 수 있는 최고의 조건입니다. 하지만 불교인들이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그는 현실을 지배한 코로나 19 상황이 '미혹의 문명' 때문에 자초한 결과라고도 진단했다. 미혹의 문명을 넘어 깨달음의 문명으로 바꿔 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며 생명평화운동의 무대인 지리산에서 '천일 결사'를 벌여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소박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불교적으로 정리해보자는 것이에요. 천일 수행과 천일기도, 불교적 진단과 대안이 될 수 있는 담론을 만들어가기 위한 야단법석(법회), 천일 순례 등 네 가지를 할 생각입니다."

 

이 중 천일 순례는 선지식을 찾아 지리산권에 있는 사찰 53곳을 차례로 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948년 제주에서 태어난 스님은 17살 때 자의 반, 타의 반 출가했다. 언젠가 절로 가게 될 것이라는 어머니의 믿음이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스님은 1969년 강원(講院)에서 공부를 마친 뒤로 13년간 선방에서 수행에 집중했다. 그는 1995년 실상자 주지를 맡아 생명 살림의 길을 열었고, 1999년 인드라망생명공동체를 설립해 생명평화운동, 대안교육 등으로 운동의 지평을 넓혔다.

 

2010년부터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 등 종단 소임을 맡아왔다. 현재 지리산 실상사(實相寺) 회주(會主)이자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로 있다.

 

도법 스님 “'이효리 타투'로 유명한 생명평화무늬, 코로나19 해결사죠  

 

"이 그림을 한 번 보세요. 가운데 작은 동그라미를 기준으로 아래쪽엔 사람, 오른쪽은 네 발 짐승, 왼쪽은 새와 물고기, 위쪽엔 나무가 연결돼 있습니다. 그 위로 떠 있는 점 두개는 해와 달입니다. 우주 삼라만상을 시각화한 이 '생명평화무늬'에 불교의 메시지가 들어있습니다."

 

도법스님이 책 표지를 가르키며 이렇게 설명했다. 붓다, 중도로 살다라는 제목으로 도법 스님이 펴낸 개정 신간 표지엔 생명평화무늬가 새겨져 있다

▲ 생명평화운동을 벌여온 실상사(實相寺) 회주(會主) 도법스님이 7월6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저서 『붓다, 중도로 살다』 개정판과 관련된 설명을 하고 있다.    

 

이 문양은 도법 스님과 생명평화운동을 함께 하고 있는 시각디자이너 안상수 전 홍익대 교수가 만들었다. 채식, 동물보호 등 생태계 이슈에 관심이 많은 가수 이효리가 새긴 문신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효리 타투'라고도 불린다

 

도법스님은 이 생명평화무늬를 두고 "불교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의 메시지도 결국 이 그림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인간을 우주의 중심에 두는 사고방식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데, 이 무늬는 인간과 자연 등 우주의 모든 존재는 그물코처럼 서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일러준다.

 

이는 붓다의 가르침 '중도(中道)'에 직결된다. 중도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그물코처럼 연결된 우리,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중도의 길을 걸을 때 국가, 인종, 종교, 정치이념 간 다툼을 넘어 설 수 있다. 도법 스님은 "붓다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6년간 고행을 했음에도 결국 실패했는데, 중도를 이해하자 비로소 깨달음에 이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생명평화무늬는 그 자체가 불교이기도 하다. 그는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바로 깨달음"이라며 "이 그림을 보면 불교의 의미가 명료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책의 표지에다 쓴 것도 그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세계를 덮친 지금, 이 그림의 의미는 더 커졌다. 도법 스님은 "코로나19는 우리가 알아야 할 것에 대한 무지와 착각 때문에 일어난 재난"이라면서 "(위기 해결을 위해선) 깨달음을 얻고 더불어 함께 사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론  모든 우주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눈앞의 이익을 위해 쫓다보니 코로나19 같은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도법 스님은 "불교가 어렵고 복잡하다"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 책을 쓴 것도 불교에 대해 잘 몰라도, 심지어 불교 신자가 아니라 해도 충분히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붓다 스스로도 '나의 가르침은 누구나 바로 이해할 수 있고, 실현 가능하며, 증명할 수 있다'고 하셨어요. 저 멀리서 깨달음을 따로 찾을 게 아니라 일상에서 붓다처럼 삽시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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