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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 사라진 ‘數의 정치’… 공수처도 밀어 붙인다
‘승자독식’의 국회, 3차 추경안 세부심사도 단독처리…文대통령 외교안보라인 개편…남북관계 총력전
기사입력: 2020/07/08 [16:19]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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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독식의 국회, 3차 추경안 세부심사도 단독처리대통령 외교안보라인 개편남북관계 총력전 

 

176석의 거대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198813대 국회부터 32년간 이어진 여야 협치 (協治) 관행을 깨고 승자 독식의 정치를 하고 있다. 국회 협의 운영 전통도 비정상적 관행으로 치부하며 다수결 원칙을 앞세운 ()의 정치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정보위원회를 제외한 17개 상임위원장을 자당(自黨) 의원으로 선출한 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없이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속전속결로 심사·처리했다.  


민주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한 경제위기 극복, ‘일하는 국회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국회 협치 관행도 무너뜨리고 있다. 민주당이 당론 ‘1호 법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하는 국회법에는 상임위 내 법안심사소위 운영 원칙이던 만장일치제다수결제로 바꾸는 내용을 담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모든 상임위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한 민주당은 모든 법안을 원하는 대로 처리할 수 있다. 이날 열린 민주당 정책의원총회에선 국회법을 개정해 기한 내 상임위원장 등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 의장이 상임위원장 등을 추천해 본회의 선거로 정한다는 규정도 신설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국회 원구성은 원내교섭단체(의원 20명 이상)의 합의를 토대로 이뤄져왔다.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보추천위원회 운영규칙 제정안과 국회법 및 인사청문회법 개정안 등 공수처 후속법안도 처리할 태세다. 공수처 후보추천위원회 운영규칙 제정안에는 요청 기한까지 위원 추천이 없으면 국회의장이 교섭단체를 지정해 위원 추천을 할 수 있게 했다.

 

공수처장의 정치적 중립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한 야당 몫 추천위원 2명을 여당 선호 인사로 교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가 통제받지 않는 폭주기관차가 돼 버렸다민주화 세력을 자부하는 사람들이 의회 독재에 빠져들어 과반이면 아무 일이나 할 수 있다는 독선에 취해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수처법을 당장 고쳐 야당의 비토권을 빼앗겠다는 게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정치아카데미 김만흠 원장은 한국 정치체제가 내각제라면 여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다 가진 뒤 책임지면 되지만, 현재 여당은 대통령을 호위하고 돕는 여당이기 때문에 독식 체제로는 정부 견제·감시기능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내각제는 그때그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반면 민주당에 대한 책임은 (대통령 선거까지) 2, (총선까지) 4년 뒤에 물어야 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내부에서 다양한 의견이 잘 반영되면 몰라도 지금까지의 민주당은 이견과 다양성이 반영되기 어려운 체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고려대 이내영 교수(정치외교학과)현 상황은 국회의 실패라며 여당은 어떻게든 야당에 더 양보해 타협 정치를 했어야 하고, 야당도 총선에서 지지를 못 받아 발생한 상황인 만큼 국회에 들어가서 견제하는 노력을 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통합당·국민의당 불참, 정의당 기권351000억원 3차 추경안 국회 통과

 

국회가 73351000억원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과시켰다.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의 불참과 정의당 기권 속에 더불어민주당과 소수 야당의 투표로 추경안이 의결됐다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353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에서 13067억원을 증액했지만 15110억원을 감액해 결과적으로 2042억원을 삭감한 추경안을 재석 187명 중 찬성 179, 반대 1, 기권 7명으로 가결했다.

▲ 7월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0년도 제3차 추가경정예산안이 가결되고 있다.    

 

64일 정부의 추경안이 제출된 지 29일 만이다. 지난 31차 추경 117000억원, 지난 42차 추경 122000억원에 이은 세 번째 추경으로한해 3차례 추경을 편성하는 것은 1972년 이후 48년 만이다

 

더불어민주당은 629일 상임위 심사를 시작으로 5 만에 추경안 심사를 완료했다. 통합당은 민주당의 3차 추경 심사를 “최악의 추경이라고 비판하며 표결에 전원 불참했다정의당은 추경 심사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기권표를 행사했다.

 

보건·복지·고용에서 43669700만원으로 가장 크게 예산이 증액됐고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의 삭감 폭이 35347000만원으로 가장 컸다. 고용안전망을 위한 고용안정 특별대책 이행 지원을 위한 91000억원, 내수·수출·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온누리상품권 1조원 추가 발행 등 32000억원, K-방역 산업 육성 등 24000억원 등의 예산이 추가 편성됐다

 

논란이 됐던 등록금 반환 관련 대학 간접지원 예산은 상임위에서 2718억원 증액을 요구했지만 당정 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1000억원 증액으로 조정됐다.

 

대통령 “3차 추경안 통과 천만다행국회 향해 커지는 목소리

추경안 통과에 신속집행국회 압박수위는 높여 입법부 스스로 법 무너뜨리지 않아야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문재인 대통령이 거침없이 국회에 협치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763차 추경안 통과에 반색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질병관리본부의 질병관리청 승격 등 경제·민생·방역과 관련된 입법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정부의 희망보다는 늦었지만 6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처리된 것은 천만다행이라면서 일자리와 국민의 삶을 지키고,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신속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쓰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된 3차 추경 예산안은 정부 원안 353000억원에서 2000억원 감액된 351000억원 규모로 7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미래통합당이 졸속 심사라며 본회의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여유있게 본회의 문턱을 넘어섰다. 176석 거대 여당의 힘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7월6일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에서 국회 압박수위를 높이는 발언을 했다.    

 

문 대통령의 국회 압박 수위도 높아졌다. 방역체계 구축을 위한 제도적 보완은 물론, 부동산 대책의 입법 사안이나 공수처장 추천 등 국회의 역할과 책임을 거듭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가 스스로 법으로 정한 절차에 따라 국회의 기본적 의무도 다해주시기 바란다라며 입법부 스스로 법을 무너뜨리는 과오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도높게 당부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의 출범에 진통을 겪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여야가 협력하고 국회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길 바라는 국민의 요구가 외면되지 말기를 바란다라며 “‘코로나 위기 상황포스트 코로나시대의 격변 속에서 협치는 더욱 절실하다고 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아울러 3차 추경이 통과된 만큼 정부를 향해서는 조속한 집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6월말 기준 1차 추경은 92.3%, 재난지원금이 포함된 2차 추경은 96%를 집행하는 등 높은 집행률을 보여왔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는 올해 본예산과 1, 2차 추경안을 목표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집행해 왔다라며 “3차 추경도 지자체와 적극 협력하여 속도감 있게 집행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공수처장 추천위원 선임 거부출범 방해땐 방법 강구

통합 공수처는 윤석열·검찰 견제용민주 법대로 715일 출범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선임절차가 공식 개시됐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71일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에 공수처장 추천위원회 위원 선임을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수처법 시행일인 715일에 맞춰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을 요청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민주당의 상임위 독식에 따른 정국 경색이 공수처 출범을 놓고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는 이날 지난주 인사혁신처를 통해 문 대통령의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 요청 공문을 수령했다전체 7명 위원 중 당연직 3명을 제외한 4명에 대해 여야 교섭단체에 선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장은 국회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가 2명의 후보를 추천하고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낙점해 임명한다. 추천위원회는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여당 추천 위원(2), 야당 교섭단체 추천 위원(2) 등 총 7명으로 구성된다. .

▲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가 7월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조정식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624일 국회에 공문을 보내고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을 요청했다. 추천위원회가 꾸려지면 후보자 추천작업이 진행되고 추천위원 6명 이상이 찬성해야 최종 후보자에 오를 수 있다 야당 몫인 2명의 추천위원이 반대하면 후보자 추천이 안 돼, 야당이 거부권을 갖는 구조다. 현재 통합당이 공수처를 반대하는 상황이어서 시행일 내 출범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야당의 반대에도 공수처가 시행일에 맞춰 출범할 수 있도록 7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개정하는 등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국민은 법이 정한 대로 공수처가 715일에 출범하는 게 상식이라고 본다통합당이 끝내 방해한다면 민주당은 국민의 뜻에 따라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원내대변인도 정책의총 종료 후 “715일 출범이 시간적으로 어렵지만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일을 진행하겠다“7월 임시국회가 열리면 공수처 관련해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운영규칙 개정, 국회법과 인사청문회법 개정을 통해 공수처 출범 후속입법도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檢言)유착사건으로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이 마찰을 빚는 것을 놓고 윤석열 검찰총장의 제식구 감싸기를 비판하며 검찰개혁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박주민 의원은 수사자문단 후보군의 대부분이 총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일선 검사들로, 이는 공정한 수사를 위해 부장 회의에 일임하겠다는 총장 자신의 약속을 스스로 어긴 것이라며 법과 원칙을 무시하는 행동이 일어나고 있다.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가 다시 일어날 경우 국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종민 의원도 라디오에서 “(윤 총장이) 자기 식구를 감싸자고 이렇게 무리를 하는 것이라며 이 문제가 명분이 너무 없다고 가세했다.

 

통합당은 민주당이 공수처 출범에 속도를 내는 것이 윤 검찰총장 견제를 위한 것이라며 추천위원 선임 거부 의사를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법조인 출신 의원들과 간담회를 한 뒤 “528일 청와대에서 면담했을 때 문 대통령은 공수처는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들의 범죄를 수사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그러나 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윤석열 총장과 검찰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 주호영 원내대표가 6월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마친 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 야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법 개정이 논의되는 것을 두고 대통령께서도 공수처법은 야당에 비토권(거부권)을 부여한 거다, 야당이 반대하면 할 수 없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되물었다.

 

 

조해진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여권이 밀어붙인 공수처는 권력의 눈치 안 보고 살아 있는 권력, 대통령과 그 주변 권력도 잘못이 있으면 수사할 수 있는 그런 기관으로 만든 게 아니고, 그 일을 하고 있는 윤석열과 검찰을 억압하기 위해서 출범시켰다는 데 문제가 있다이건 검찰개혁이 아니라 검찰개악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합당 국회 복귀巨與 독주 견제가 급선무

 

지금 국회에서는 176석의 거대 여당이 승자 독식의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353000억원 규모의 3차 추경안을 불과 나흘 만에 통과시켰다. 62930일 상임위 예비심사에서 16개 상임위가 추경안을 의결해 예결위로 넘기는 데는 평균 2시간가량 걸렸다. 상임위 예비심사에서는 정부 원안보다 예산을 3조원 이상 늘렸다. 집권당의 양보 없는 독주와 제1야당의 무대책 태업이 빚어낸 결과다. 야당의 견제와 제어가 없으니 토의가 줄고 증액 의견에 제동이 걸리지도 않는다.

 

민주당은 원 구성을 일방적으로 처리한 데 이어 국회 협의 운영 전통도 비정상적 관행으로 치부하며 다수결 원칙을 앞세운 ()의 정치를 밀어붙이고 있다. 민주당이 당론 ‘1호 법안으로 추진하는 일하는 국회법에는 상임위 내 법안심사소위 운영원칙이던 만장일치제를 다수결제로 바꾸는 내용이 담긴다. 이렇게 되면 모든 상임위에서 다수를 차지한 민주당은 모든 법안을 원하는 대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도 밀어붙일 태세다. 7월 임시국회에서 공수처 후보추천위 운영규칙 제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공수처장의 정치적 중립을 확보하기 위한 야당 몫 추천위원 2명을 여당이 선호하는 인사로 교체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이런 여당의 무한 질주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포함한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다른 의견을 듣지 않는다는 점이다. 야당이 뭐라 하면 발목잡기라고 하고, 다른 전문 기관의 의견은 들은 체도 안 한다. 이번 3차 추경만 봐도 그렇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3차 추경안을 분석하며 목적이 불분명하거나 효과를 담보하기 어려운 사업이 상당수 편성돼 있다며 국회의 깊이 있는 심사를 권고했지만, 여당은 들은 체도 안 했다. 정부 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켰을 뿐 아니라, 오히려 증액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지금 여당은 자신들이 무오류적 존재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무오류적 존재가 아니라면, 다른 말들을 듣고, 역지사지하고 또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며 일을 추진해야 하는데, 지금 여당은 무조건 밀어붙이기만 하니까 하는 말이다.

 

이 지점에서 여당은 지금은 위기상황이고, 그렇기 때문에 추경을 서둘러 처리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울지 모른다. 물론 지금이 위기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위기일수록 자신들이 실수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위기 상황에서 실수하면, 돈은 돈대로 날아가고, 나라는 나라대로 더 엉망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라는 이유를 들어서 지금처럼 졸속으로 일을 처리해서는 곤란하다.

 

뿐만 아니라, 야당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도 여당은 생각할 필요가 있다. 만일 야당을 발목 잡는 존재라고만 생각한다면, 야당이 존재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야당은 여당에 다른 시각을 제공하는 존재이자, 여당의 무한 질주를 막기 위해 존재하는 정당이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에서 야당은 귀중한 존재이고 여당이 큰 실수를 하지 않도록 견제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만일 야당이 귀찮기만 한 존재라고 치부하면, 민주주의는 권위주의로 변하게 된다.

 

거대 여당이 일방적 독주를 일삼는 데는 헌법이 정한 국회의 기본 역할과 권한을 내팽개친 야당 책임도 크다. 거여(巨與)의 독주를 방치하는 것은 야당의 직무유기다. 법사위원장 자리 하나 때문에 국회 개원 한 달이 넘도록 국회를 공전시키는 것은 공당으로서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의 말대로 국회 등원은 의원으로서의 본분이다. 야당의 가장 강력한 투쟁 장소는 원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통합당이 7월 임시국회에서 거여의 독주를 견제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길 기대한다. 

 

외교안보라인 개편, ‘북한통안보투톱남북관계 총력전

외교안보특보에 임종석·정의용5인 북미정상회담 물밑 추진할 듯

 

문재인 대통령은 73일 국가정보원장에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서훈 국정원장을 내정했다. 또 통일부 장관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을 내정하고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정의용 안보실장은 대통령외교안보특보로 임명할 예정이다. 한반도 긴장 국면 속에서 범여권의 대표적인 북한통을 모두 투입해 남은 임기 동안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총력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박지원 후보자 발탁과 관련해 박 후보자는 2000(6·15) 남북 정상회담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으며 현 정부에서도 남북문제 자문 역할을 하는 등 북한에 대한 전문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에서 비서실장, 문화관광부 장관 등을 지냈고 2016년 국민의당 합류 전까지는 민주당에 몸담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던 박 후보자의 대북 전문성을 높이 산 문 대통령이 직접 국정원장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안보 분야 핵심 측근인 서훈 내정자는 국정원에서 청와대로 자리를 옮겨 외교안보 라인 전반을 관할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됐다. 안보 투 톱인 안보실장과 국정원장을 모두 대북 특별사절단(특사) 경험이 있는 인사들로 채웠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으로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생)의 리더 격인 이인영 후보자는 통일부를 이끌게 된다. 여기에 2018년 남북대화 국면을 주도했던 임 전 실장과 정 실장은 외교안보특보로 대북 물밑 접촉 등 막후 지원 역할에 나선다. 이날 임명된 5명의 첫 과제는 문 대통령이 제안한 북·미 정상회담 11월 전 성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은 이날 인사에 대해 유례없는 회전문 인사라며 모든 수단을 다해 저지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여권도 놀란 박지원 카드대통령, 남북교착 돌파 승부수

 

문재인 대통령이 3일 대북대화파를 전면에 내세운 외교안보라인 개편을 단행한 것은 집권 후반기를 맞아 남북, ·미관계 개선을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영원한 DJ(김대중 전 대통령)인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을 내정한 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깜짝 인사였다.

 

DJ 정부의 ‘2인자로 불렸던 박지원 전 의원이 문재인 정부 후반기 대북 이슈를 총괄할 국가정보원장으로 돌아왔다. 문 대통령이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올드보이를 다시 전면에 배치하는 깜짝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박지원 발탁에 여권도 놀랐다

 

올해 78세인 박 후보자는 30년 정치 인생 동안 정치적 부침(浮沈)을 겪었다. DJ에게 발탁돼 1992년 국회의원이 된 박 후보자는 DJ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장, 공보수석, 정책기획수석, 문화관광부장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하지만 2003년 노무현 정부에선 대북송금 특검으로 15개월 동안 수감되기도 했다. 이날 박 후보자 인선에 대해 미래통합당은 대북 굴종 정책 실패를 대북송금 복구로 만회하려 하나라며 반발했다. 이후 박 후보자는 1820대 총선에서 연이어 당선됐지만 2015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2·8 전당대회를 계기로 문 대통령과 대척점에 섰다. 특히 2017년 대선 때에는 매일 아침 문 대통령을 비판해 ()모닝으로 불렸던 박 후보자는 대선이 끝난 후에는 친문(친문재인) 진영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이날 인선 발표 뒤 박 후보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역사와 대한민국 그리고 문 대통령님을 위해 애국심을 가지고 충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4월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의 오찬에서 박지원 당시 민주평화당 의원과 오찬에 앞서 환담을 하고 있다.    

 

초대 평양 대사꿈 이룰까

 

이날 인선에 대해 한 친문 인사는 문 대통령을 가장 정치적으로 힘들게 했던 박 후보자를 임명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당장 문 대통령은 20006·15 남북 정상회담의 주역이었던 박 후보자에게 11월 미국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역할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자 역시 평소 초대 평양 대사가 꿈이라고 할 정도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다만 여권 관계자는 여야를 어지러울 정도로 오간 노정객이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국정원 업무에 맞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박 후보자는 앞으로 제 입에서는 정치라는 ()’자도 올리지 않고 국정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SNS 활동과 (언론과의) 전화 소통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이날 오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임명 통보 시점 등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외교가에선 박 후보자를 포함한 이날 외교안보 라인 인사를 두고 지나치게 북한을 의식해 결과적으로 북한도 미국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은 한 라디오에서 “(북한은) 미국과 다리를 놓으라고 하는데 (이번 인사는) 남북 간의 터널을 만들겠다는 걸로 보일 소지가 있다고 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미국에도 남북 관계 중심으로, 민족 공조로 가겠다는 메시지로 보일 수밖에 없다“(미중 갈등으로) 대미 외교나 대중 외교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너무 북한을 의식한 인선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인영 평화로 가는 노둣돌 하나는 놓겠다

 

평화로 가는 오작교를 다 만들 수는 없어도 노둣돌 하나는 착실하게 놓겠다.”

 

3일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5000만 국민, 8000만 겨레와 함께 다시 평화의 꿈, 통일의 꿈을 만들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가 공존과 평화를 통해 더 큰 번영의 길로 가는 멋진 민족임을 함께 증명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4선인 이 후보자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이다. 민주당 내 주류인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생)의 리더이자 고() 김근태(GT) 전 의원의 뜻을 이어받은 이른바 ‘GT수장으로 꼽힌다. 별명도 리틀 김근태. 한 운동권 출신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지명 후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이 김근태 전 의원이었을 것이라며 못 이룬 김 전 의원의 꿈을 이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과거 통일부 장관을 희망했지만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기용되며 끝내 뜻을 펴지 못했다.

 

이 후보자는 정치 입문 전부터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 1987년 전대협 선전 문구 통일의 물결로 굽이쳐라 내 사랑 한반도여를 만든 사람이 바로 이 후보자이다. 2007년 저서 나의 꿈 나의 노래에서는 자신의 정치 목표를 마침내 통일을 실현하는 정치라고 썼다. 2017년부터는 매해 여름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300km를 걷는 통일걷기행사를 주최해 왔다. 민주당 원내대표였던 지난해에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 국면에서도 민통선을 걸었다.

 

한 여권 인사는 후보자 첫 일성으로 민중가요 직녀에게가사를 인용한 것 자체가 북한 이슈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장관 임기 동안 가시적 성과를 낼 경우 2의 정동영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노무현 정부 당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전 의원은 이후 17대 대선에서 민주당 전신인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서훈 한반도 상황 신중하되 담대하게 대응할 것

 

신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내정된 서훈 국정원장은 2019년 중순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안보실장 0순위로 거론되어 왔다. 북핵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땅한 후임을 찾지 못해 지금까지 안보실장으로의 이동이 미뤄져 온 측면이 크다.

 

서 내정자는 3일 인선 발표 후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의 한반도 상황에 대해 신중하게 대응하되, 때로는 담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내정자는 이어 우리 정부 들어 남북 관계에 긍정적 변화가 많이 있었으나 최근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우리의 대외, 대북 정책에 대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미 동맹의 큰 틀은 흔들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메시지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미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을 어떤 식으로든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 내정자는 이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주변국과 소통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 특히 우리의 동맹인 미국과는 더욱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여권 내 최고 북한 전문가 중 한 명이면서도 오랜 정보기관 근무를 바탕으로 쌓은 미 중앙정보국(CIA)과의 네트워크를 살려 북핵 해결의 모멘텀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서 내정자는 국정원장 시절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수시로 접촉하며 북핵 해법을 논의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CIA 국장인 지나 해스펠과도 수시로 통화하고, 초기 북-미 물밑교섭을 주도했던 앤드루 김 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서울고 후배로 사석에선 앤디라고 부를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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