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종합범종교가톨릭개신교불교민족종교해외종교이슬람생활 종교인의 성경 분석탐방 기획
전체기사 Trend & View 마음을 비춰보는 포토에세이 종교지도자 칼럼 매일종교신문 공지 사항
편집  2021.02.26 [21:03]
박현선 '생활의 발견'
매일종교신문 공지 사항
안내데스크
신문사소개
광고안내
저작권문의
구독신청
불편신고
독자투고
제휴안내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 보호정책
기사제보
박현선 '생활의 발견'
박현선 ‘생활의 발견’●매미처럼
힘들 때면 곁에서 힘이 되고, 위로해주는 친구
기사입력: 2020/11/10 [08:05]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박현선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힘들 때면 곁에서 힘이 되고, 위로해주는 친구 

 

마음을 의지하는 소중한 친구가 있나요?”

 

누군가 물어온다면, 환한 미소로 오는 오랜 친구, 차은수 얼굴이 떠오른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전학한 후 모든 것이 낯설어 마음고생을 하고 있을 때, 나무에 붙은 매미처럼 단짝이 되어준 은수. 표현을 잘 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은수의 성격은 나와 상반된 면이 많았다. 중학교 진학을 같이하면서, 어머니들끼리도 아주 가깝게 지내셨다. 생일이면 서로 초대해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고, 그 시대 유행하는 올리비아 뉴튼 존(Olivia Newton John)Let Me Be There, 혼성그룹 아바(ABBA)Dancing Queen같은 팝송을 따라 부르며 즐거움을 함께했다. 에너지가 방전되었다고 느낄 때, 그 시절 추억은 우리들의 충전 공간이 되었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다. 현재 의류업을 하는 은수는 판단력이 빠르고 냉철한 모습 뒤에는 따뜻함과 여린 마음도 있는 결이 고운 친구이다. 여고 시절, 소아마비를 앓은 후 한쪽 다리가 불편하여 목발을 짚고 다니던 학생이 있었다. 그 옛날, 행당 시장은 좌판에 물건을 깔아 놓기도 하고, 난전에 앉아 먹거리를 파는 번잡한 거리였다. 뒤뚱뒤뚱 절며 걷는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시장통을 지나가는 은수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었다. 3년 꼬박 등하교 때 학생 책가방을 들어주는 선행으로 학교를 건강하게 바꿔놓기도 했다.

 

은수는 남에게 해가 될 행동은 하지 않았다. 일할 때도 똑 부러지게 해야 직성이 풀리는 친구다.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가차 없이 나누는 그런 친구가 어찌나 마음이 선한지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자신에게 엄격하지만, 상대에게는 마냥 너그러운 친구다. 사업을 하다 보면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돈이 오가는 일만큼은 조심스러워진다. 친한 사람과는 돈거래를 하지 말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돈과 사람 둘 다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돈을 빌려주었다가 돌려받지 못한 적이 있었던 뒤로 관계가 소원해졌다. 그런데 은수는 달랐다. 돈이 꼭 필요한 친구가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돌려받을 수 있을지, 흐릿한 상황에서도 부탁을 들어주는 일이 많았다. 주변에서 말리거나 걱정해도 개의치 않았다. 어쩌면 떼일 수 있다는 것을 은수가 몰랐을 리 없다. 그렇다고,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일 만큼 돈 문제에 초연한 건 아니다. 그 누구보다 알뜰하고, 특히 돈 관계는 깔끔하게 처리하는 정확한 친구였다.

 

친구의 남다른 점이 여기에 있다고 본다. 돈을 빌려주기로 마음먹었을 때는 이미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때로는 돌려받지 못할 대여금이라도 그것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이에게는 빌려주는 것이다. 그렇게 사람 마음을 어루만지고,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써준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일 텐데.

 

그런 친구에게 단점이 있다면 성격이 조급하다는 것과 툭툭 내뱉는 직설적인 화법이다. 그 때문에 좋은 점을 못 보고 오해하거나 상처받는 사람도 있지만, 가까이에서 겪어본 사람은 마 음이 여리고 따뜻함을 알게 된다. 세상에 단점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자신이 지닌 많은 장점으로 그 단점을 덮는 그런 친구이다. 우리는 서로 말을 아낀다. 힘든 말일수록 오히려 더 그렇다. 특히 감사의 표시는 말로 표현하지 않는다. 가슴으로 소통하고 있는 친구니까.

 

또한, 은수에게 가장 부러운 것은 인맥 관리를 잘한다는 것이다. 교제 범위가 넓고, 다양하여 이 친구를 통하면 여러 분야의 사람과도 연결된다. 꼭 필요한 일이 있어 부탁하면 연결해줄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관심의 폭이 넓어 안 가는 데가 없고, 안 끼는 자리가 없다. 그만큼 사람을 좋아하고, 활력이 넘치는 여장부다.

 

늘 궁금했었다.

어떻게 저, 많은 사람과 소통을 하고,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까?’

 

그 여장부의 활력을 몸소 체감하게 된 일이 있었다. 십여 년 전, 건축 사업을 하다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모임에 참석하고 지친 몸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암담한 처지로 우울감에 젖 어 온몸이 내려앉았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친구야! 아까 보니까, 많이 힘들어 보이더라~. 상심이 깊을 땐, 집에 있으면 안~! 나와! 만나서 털어내자!”

 

은수는 따뜻한 위로의 말로 다독여주었다.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하다보니, 마음이 가볍게 변화되어갔다.

 

은수가 그랬듯이 나도 친구가 힘들 때면 곁에서 힘이 되고, 위로해주고 싶다. 하지만 마음뿐 쉽지가 않다. 워낙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 성격인데다, 내가 먼저 얘기를 꺼내는 것이 아픈 곳을 건드리게 될까 봐,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하지 않는다고 그 마음을 모를까.

박현선(수필가

 

 
ⓒ 매일종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카카오톡
연재소개 전체목록
박현선 ‘생활의 발견’●서덜골 예쁜 땅 변화기
박현선 ‘생활의 발견’●방, 다음엔 여자
박현선 ‘생활의 발견’●양철과 유리
박현선 ‘생활의 발견’●매미처럼
박현선 ‘생활의 발견’● 너 지금 집으로 가는 길이 무섭지 않니?
박현선 ‘생활의 발견’● 제발, 서줘!
박현선 ‘생활의 발견’●백치 아다다
박현선 ‘생활의 발견’●야생의 삶
박현선 ‘생활의 발견’●산본 전통시장에서
박현선 ‘생활의 발견’●네트워크 마케팅의 병폐
박현선 ‘생활의 발견’●모래성의 말로
박현선 ‘생활의 발견’●달빛 소나타
박현선 ‘생활의 발견’●작고 좁은 공간
박현선 '생활의 발견'●죽음 이후
박현선 ‘생활의 발견’●만화카페, ‘꽃보다 남자’
박현선 ‘생활의 발견’●양파와 포대자루
박현선 '생활의 발견'● 언어의 색채
박현선 '생활의 발견'● 채찍보다 당근
박현선 '생활의 발견'●돈은 누구를 따를까?
피어오르는 말(馬) 사랑
주간베스트 TOP10
배너
광고
광고
  안내데스크신문사소개광고안내저작권문의구독신청불편신고독자투고제휴안내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 보호정책기사제보보도자료기사검색
범 종교의 진정성을 두루 살펴 보고 이해함으로써 각 종교와 사회의 화평과 상생, 조화를 이룬다.
회장 이옥용 /발행-편집인 신민형 / 양형모 상임고문 / 편집국장 이부평 / 청소년보호책임자 강은나
우) 140-846 서울시 용산구 원효로 1가 70번지 (83길 21)
대표 전화: 02-703-8267 | 팩스: 02-3211-4419 인터넷 매일종교신문
등록번호:서울 (아)01319(범종교신문 등록 2009년 9월 1일,2013년 6월 15일 제호변경)
기사제보 : minhyung-s@hanmail.net
Copyright ⓒ 2009-2013 매일종교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