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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태 박사의 한국종교학●사명대사 <회심곡>으로 본 서민불교에서 효 의미 찾기<下>

장정태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1/08/07 [06:52]
<회심곡>의 인생무상의 체념적인 분위기는 유흥적 분위기의 잡가 공간에서도 수용

장정태 박사의 한국종교학●사명대사 <회심곡>으로 본 서민불교에서 효 의미 찾기<下>

<회심곡>의 인생무상의 체념적인 분위기는 유흥적 분위기의 잡가 공간에서도 수용

장정태 논설위원 | 입력 : 2021/08/07 [06:52]

<연재순서>

<>유교, 도교, 무속, 민속적 요소들이 혼합된 불교가사 <회심곡>

<><회심곡>에서 효...유교사상이 자연스럽게 불교사상과 융화

<><회심곡>은 효 사상보다도 인생무상과 인과응보의 과정이 중심축

 

<회심곡>의 인생무상의 체념적인 분위기는 유흥적 분위기의 잡가 공간에서도 수용

 

<회심곡>은 불교 가사로 출발했지만 불교와 신앙행위의 관습은 물론 민간신앙적 요소를 함께 공유해온 무속에서 만신과 법사에 의해. 사상적인 한계를 벗어나 무가나 무격으로도 널리 수용되었다. 무속에서 널리 수용되었다. 또한 <회심곡>의 밑바탕에 흐르는 인생무상의 체념적인 분위기를 이 작품이 유흥적 분위기의 잡가 공간에서도 수용되는 결과를 낳았다. 무속에서 수용은 조상의 한을 풀기위한 조상풀이나 진오기굿에서 망자의 넋을 위로하는 기능이다.

▲ 죽은 이의 영혼을 깨끗이 씻어 주어 이승에서 맺힌 원한을 풀고 극락왕생하기를 비는 굿인 씻김굿 등 무속의 잡가공간에서도 <회심곡>이 수용되었다. 사진은 국가무형문화재 제 72호로 지정된 진도씻김굿 공연 모습. 진도군 블로그.   

 

무불습합의 전통 아래 무당이나 독경무의 무가로 습용되기도 하였으며 민중들에게 널리 전파되어 일반적인 장례의식의 만가로 습용되기도 했다.

 

<회심곡>은 부모의 은공을 다루고 효도를 강조하는 부분은 생노병사를 다루는 <회심곡>의 내용 전개에서 생에 대한 단락의 확장, 부연되는 사설로 유입되어 있을 뿐 이다. <회심곡>은 효 사상보다도 인생무상과 인과응보의 과정이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19세기 대중포교의 목적으로 통속적으로 재구성되었으며 가사는 무불습합된 민간신앙을 기반으로 활발하게 전파되었다.

 

<부생모육지은>은 효사상은 교훈가사의 경우 유교적 사회질서의 회복이라는 목적의식을 위해 근간사상으로 제시되었다. 오륜가사에서 부자유친을 다룬 내용은 대체적으로 <부자유친의 중요성+부모생육지은(잉태,양육,교육,혼인)+부모의 은혜+윤리 수행방식>의 순서로 나타나며, 부모의 은혜가 강조되고 있다. <회심곡>에서도 先亡父母의 은혜를 기리고 부모의 영가를 천도해야 하는 당위성을 드러내기 위해 부모의 은공을 강조하고 있다. 양자는 부모은공을 다루는 소재적 공통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아 봉위/ 부모은공을 생각하면/태산이라도 무겁진 않소/그 부모님이 그 자손을 기르실 적에/선효불효를 가릴 손가, 그 중에도 불효자애/거동 보읍시면/남과 겉이 젖을 맥여 누였지만 부모 가슴이 못 박느라고 엎어듯이 울음만 우니/그 부모님에 일촌간장이 봄 눈녹듯이 다 녹아댄다/그 중에도 선효자의 거동보면/젖을 맥여 누였더니 삼간방이 좁다혀도 둥실둥실이 잘도 논다/그 아기가 한두살에 어린 몸이 부모은공을 알까보냐

 

세월이 여류혀야/십오세가 넌짓 당해 보모 우성에 출가를 하여/자식 낳아서 양육해 길러 보니, 부모님/은공이나 반만치 집작을 허였씁니다 나무아미로다/봉에/부모 은공을 짐작하고/부모은공을 갚으량으로/높은 명산이며 낮은 대찰. 첩첩명산 들어가니

 

인생일신 탄생하니 한 두 살에 철을 몰라

부모은공 아올소냐 이삼십을 당하여는

애윽하고 고생살이 부모은공 갚을소냐

절통하고 애달플사 부모은덕 못다 갚아

무정세월 약유파라 원수백발 달려드니

인간 칠십 고래희라 없던 망녕 절로 난다

 

남자 죄인 차례차례 호령하여 내입하여

형벌하고 묻는 말이 이 놈들아 들어보라

선심하마 발원하고 진세간에 나가더니

무슨 선심하였느냐 바른대로 아뢰어라

용봉 비간 본을 받아 한사극간 충성하여

증자왕상 효측하여 혼정신성 효도하며

늙은이를 공경하며 형우제공 우애하고

 

여자 죄인 잡아 들여

엄형으로 묻는 말씀 너의 죄를 들어보라

시부모 친부모께 지성효도 하였느냐

동생우애 하였느냐 친척화목 하였느냐

요 악하고 간특한 년 부모 말씀 대답하고

위의 내용은 인간이 탄생하여 늙고 병들어 죽어 저승에 가서 심판을 받는다로 요약된다.

 

내세에 대한 막연한 희망을 담아 서민들을 불교로 이끌어 온 <회심곡>

 

한반도에 전래된 불교는 인도 불교의 갖가지 모습의 일부를 답습하면서 거기에 다양한 변이를 더하고 갖가지 변천이나 전개를 이루어 각각의 지역과 시대와 민족성에 상응하는 불교로서 기능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교의나 전승형태를 조망해보면, 인도 불교의 틀 외부로 나오는 일은 없었다고 평가될 것이다.

 

이번 주제로 다룬 <회심곡>은 조선시대 성리학 집권기에 파생된 불교의 생존을 위한 자국책의 모습도 일부 발견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서민들의 정서에 깔려있는 효과 죽음에 대한 공포에 대해 내세에 대한 막연한 희망을 담아 서민들을 불교라는 신앙 속으로 이끌어왔다.

 

이번 회심곡 연구는 구전되는 과정에서 문자로 정착하면서 다양한 판본 가운데 필요한 부분 위주로 연구되었다. 향후 <회심곡>과 서민불교의 신앙형태 연구시 서민들의 삶의 모습과 함께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같은 제의는 <회심곡>의 보급과정에서 승려들이 가정방문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조선 5백년은 신분제 사회였다. 그 신분 특히 하층민의 신분은 수 십세대에 걸쳐 변함없는 세습사회였다. 절대다수에 속하는 이들은 자유로운 종교생활()을 할 수 없는 종속적 관계였다. 사대부들은 조선 정부의 금령에 의해 제한적 신앙생활을 해왔다. 그들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이 승려들의 탁발과 걸립 형태의 유랑단이다. 시대상황에 따른 포교의 방편으로 도입된 것이 문앞 탁발이다. 이때 사용되던 것이 불경보다 한국인의 정서에 와닿는 <회심곡>이 였음을 알 수 있다.

장정태 삼국유사문화원장(철학박사. 한국불교사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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