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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문화와 불교-㊺ 세계종교의회 1893년 미국 시카고서 개최, 각 종교 한 자리에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1/11/01 [10:02]
스리랑카 마하보디 창설자 아나가리카 다르마팔라, 일본 임제종 쇼엔 사쿠 선사 참석

서양문화와 불교-㊺ 세계종교의회 1893년 미국 시카고서 개최, 각 종교 한 자리에

스리랑카 마하보디 창설자 아나가리카 다르마팔라, 일본 임제종 쇼엔 사쿠 선사 참석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1/11/01 [10:02]

스리랑카 마하보디 창설자 아나가리카 다르마팔라, 일본 임제종 쇼엔 사쿠 선사 참석

 

서양 불교에서 중요한 이벤트는 1893년 시카고에서 세계종교의회가 개최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런 조직을 기안하여 실천에 옮긴 분들은 존 헨리 배로우즈(18471902)와 폴 카루수(1852 1919)이다. 존 헨리 배로우즈는 미국 최초 장로교 성직자이며 폴 카루수는 독일계 미국인 작가, 비교종교학자이다.

▲ 미국 시카고에서 1893년에 처음 개최된 세계종교의회는 5년마다 열리고 있으며, 현재는 세계 각 종교간 대화와 교류를 바탕으로 세계평화운동에 주력하고 있다.   

 

불교라는 종교가 유럽과 미국에 알려지고 있었으며, 지성인들은 동양종교에 주목하던 차, 1893년 시카고에서 만국박람회가 개최되었다. 세계 컬럼비아 박람회라고도 알려진 이 박람회는 1492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발견 4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189351일부터 1030일까지 시카고에서 개최되게 되었다. 박람회 기간 중에는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었는데, 세계종교의회 또한 이런 일련의 행사였다.

▲ 세계컬럼비아 박람회가 개최된 시카고 정부 청사.   

 

박람회 자체도 이벤트였지만, 1893년 시키고 종교의회 개최는 힌두교 불교가 미국 사회에 알려지게 되는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특히 일본 불교계에서 여러 명의 각 종파 고승들이 참석했다. 임제종의 쇼엔 사쿠 선사(釈 宗演, 18601919)였는데, 그는 미국에서 최초로 선불교를 가르친 분이다. 그는 임제종, 정토진종, 일련종, 천태종과 진언종 승려와 신도들과 함께 참석했다. 스리랑카에서는 인도 불교성지 보호운동을 벌이면서 세계 대각회를 창설한 아나가리카 다르마팔라(18641933)가 동참했다. 아나가리카 다르마 팔라는 불교진흥위한 연설을 해서 많은 청중들로부터 감동을 받아 냈다. 그는 영어로 연설했으며, 그는 관계자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되는 인물이었다. 누구보다도 이 종교의회를 기획한 비교종교학자인 폴 카루수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얻어서, 아나가리카 다르마 팔라는 미국을 재차 방문하게 되었고, 전국 순회강연과 샌프란시스코에서 1897년 미국 불교역사상 처음으로 웨삭(부처님 탄생 성도 열반 축일)행사를 개최했다. 그리고 그는 미국을 세 번째 방문해서는 불교심리학인 아비담마(구사론)를 강의하여 지식인과 지성인들로부터 극찬을 받게 된다.

▲ 1893년 시카고 세계종교의회가 개최되고 있는 장면과 참석자들. 

 

미국 당대 최고로 유명한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 1842~1910)는 아비담마를 경청하고 미래의 심리학이 될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철학자, 심리학자로서 프래그머티즘 철학의 확립자로 알려지고 있다. 철학·종교학·심리학 등에 뛰어난 연구를 많이 남겼다. 1855년에서 1860년까지 유럽의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는데 영국, 프랑스, 스위스, 독일에서 생활하면서 유럽 문물을 만났다. 1861년에는 하버드 대학교에 입학하였고, 화학을 전공했다. 1864년에 학부 졸업 후 하버드 메디컬 스쿨로 진학했고, 1869년에 의학박사(M.D.) 학위를 얻었다. 1873년에 하버드 메디컬 스쿨의 해부학, 생리학 강사로 일했고, 1875년에는 하버드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가 되었다. 제임스는 기능주의 심리학에 큰 업적을 세웠다. 한편 제임스는 하버드 대학교에 심리학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 종교 의회 연단에 앉아 있는 스와미 비베카난다(힌두교)와 아나가리카 다르마 팔라(불교)와 유명인사들. 

 

아나가리카 다르마 팔라는 귀국길에 하와이, 일본을 거쳐 대한제국에도 들렸으며, 조계사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기증하기도 했다. 시카고 종교의회는 미국 종교계와 지성계에 불교가 철학적 심리학적으로 접근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시카고 종교의회의 역사적 의의는 너무나 크다고 할 것이다.

 

종교의회 못지않게 미국에 불교가 이론적으로 접근하는 큰 획을 그은 것은 일본 학승 출신인 스즈키 다이 세츠 테이타로(鈴木 大拙 貞太郎, 18701966)인데, 그는 폴 카루수 교수와 함께 공동 연구 작업을 위해서 미국에 왔다. D.T. 스즈키는 서양에서 선불교를 대중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인물이면서 그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 ‘선불교에 대한 에세이’로 명성을 얻은 DT 스즈키 박사.

 

스즈키 박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상당한 양의 지면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요약하여 말한다면 스즈키 박사는 서양(미국)에 선() 불교를 알려 준 분이다. 이론적으로나 철학적으로 선불교를 체계적으로 알리는데 성공한 것이다. 스즈키 박사의 선사상(禪思想)은 신지학(神智學)과 스베덴보리주의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스베덴보리주의는 에마누엘 스베덴보리(1688~1772)의 신비주의를 추종하는 것을 말하는데, 그는 스웨덴의 신학자이자, 과학자이다. 1734년에 태양계의 형성에 대한 가설인 성운 가설을 제창한 것으로 유명하며, 1741년에는 영적 경험을 시작한다. 그의 영적 체험은 27년간 지속되며, 그 모든 것을 35권의 신학적 저술로 남겼다. 신비주의로 알려진 스웨덴보리는 자신의 영계 체험을 신성한 계시의 수단으로 밝히지만, 자신의 저술에는 결코 신비주의적 체험을 부추기거나 옹호하지는 않았다.

▲ 에마누엘 스베덴보리.  

 

D.T. 스즈키의 저술들은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1900~1980)과 카렌 호니(18851952), 앨런 긴즈버그(19261997)와 잭 케루악(1922~1969) 같은 시인, 앨런 왓츠(19151973)와 불교학자인 에드워드 콘즈(19041979)와 같은 다른 인물들과 같은 서양 지식인들에게 강한 영향을 미쳤다. 스즈키는 그의 저술을 통해 아시아 불교와 초월주의 및 낭만주의를 혼합한 선(ZEN ) 모더니즘의 출현에 기여했다.

 

에리히 젤리히만 프롬은 우리에게 자유로부터의 도피, 인간 상실과 인간 회복,사랑의 기술,소유냐 존재냐?,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반대자들과 지지자들의 잘못된 지식들을 바로잡기 위해 에리히 프롬, 마르크스를 말하다등의 저술로 친숙한 사상가이다. 그는 유태인이자 독일계 미국인으로 사회심리학자이면서 정신분석학자, 인문주의 철학자이다. 신 마르크스주의 사회 이론가 집단인 프랑크푸르트 학파에서 활동하였다.

▲ 집필에 열중하고 있는 에리히 프롬.  

 

카렌 호나이는 독일 출생 정신분석가로서 말년에는 미국에서 활동하였다. 앨런 긴즈버그는 미국의 시인이자 1950년대 비트 제너레이션의 지도적인 시인들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군국주의, 물질주의, 성적 억압에 반대하였다. 잭 케루악은 미국 비트 제너레이션의 대표적 작가이다. 젊은 시절을 파란과 방랑으로 보냈다. 특히 세계대전 중에는 상선을 타고 대서양과 지중해를 방랑하고, 도보로 서부와 멕시코를 여행하였다. 이런 생활 속에서 질서도 의미도 상실한 사회의 획일적 부품에 지나지 않는 인간생활에 반발하여 현재의 감각적 도취에서 자아(自我)의 충족을 포착하려는 전후 미국 젊은 세대를 주제로 하여 마을과 도시(1950)를 발표했다. 그 후 7년간의 방랑생활을 결산하는 길 위에서(1957)는 케루악 자신의 자전적(自傳的) 소설이며, 도취의 세계를 찾아 전국을 표류하는 비트족의 바이블로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 선불교에 심취했던 앨런 왓츠.    

 

앨런 윌슨 와츠는 서양 청중을 위해 불교, 도교, 힌두교를 해석하고 대중화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의 철학자, 작가이자 연설가이다. 영국 치즐허스트에서 태어난 그는 1938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에서 선 수련을 시작했다. 그는 1945년에 성공회 신부가 되었으나, 1950년에 목회를 그만두고 캘리포니아로 이주하여 미국 아시아학 아카데미 교수에 합류했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 필자 보검스님이 인도 보드가야 대탑사원 보리수 금강보좌 앞에서. 마하보디사원(대탑사원)은 스리랑카 출신 아나가리카 다르마팔라 장로가 재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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