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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태 박사의 한국종교학
장정태 박사의 한국종교학●불교경전에 나타난 효사상((下)
대표적인 불교 효 관련 경전과 불교 효 사상의 적용가능성
기사입력: 2021/11/04 [09:38]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장정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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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순서>

() 지배복종의 윤리가 양방이 평등한 도덕을 의미하는 불교에서의 효

()대표적인 불교 효 관련 경전과 불교 효 사상의 적용가능성

 

여러 불교경전 중에서 효를 심도 있게 다룬 경전으로 대보부모은중경불설우란분경을 꼽을 수 있다. 이밖에도 육방예경, 불승도이천위모설법경, 본사경, 사십이장경, 대승본생심지관경, 불설효자경, 아함경, 불설부모은난보경, 범망경, 육도집경, 관무양수경, 대반열반경등 수없이 많은 경전을 들 수 있다.

 

대보부모은중경

 

대보부모은중경을 줄여서 부모은중경이라고 한다. 경전의 내용을 구분(九分)으로 분류하여 붓다의 효 행담과 함께 부모 은혜를 매우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부모의 은혜가 바다같이 넓고 깊으니 보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전에 이르기를, 부모님의 은덕을 생각하면 왼쪽 어깨에 아버지를 업고, 다른 오른쪽 어깨에 어머니를 업은 채, 살갗이 닳아서 뼈에 닿고 뼈가 닳아서 골수에 닿을 때까지 수미산을 골백번 오르더라도 그 은혜를 다 갚을 수 없다고 하였다.

 

부모은중경의 첫 장은 부처님께서 길을 가시다가 한 무더기의 뼈를 보시고 오체투지하여 절을 하시는 모습부터 시작된다. 그 까닭을 묻는 아난에게 붓다는 이 뼈는 전생의 조상이거나 오랜 억겁의 부모일 수 있으니, 절을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다음 장부터는 잉태의 순간부터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식 걱정에 잠 못 이루는 부모님의 깊은 사랑 이야기를 서술하기 시작하는데, 여기에서 부모님의 은혜를 열 가지고 나누어 설하고 있다.

▲ 부모은중경 중 10가지 무모의 은혜를 다룬 부분.    

  

<부모십중은>으로는

뱃속에 품고 지켜주신 은혜

낳으실 때 고생하신 은혜

해산한 뒤에 근심을 놓으신 은혜

쓴 것은 삼키시고 단 것은 뱉아서 먹여주신 은혜

젖은 데로 누으시고 마른 데로 뉘여 주신 은혜

젖을 먹여 길러주신 은혜

더러운 것을 씻어주신 은혜

멀리 떨어져 있으면 걱정하신 은혜

자식들을 위하여 궂은일을 하신 은혜

끝까지 사랑하신 은혜

 

어머니가 태실에 들어가면서 방금 자신이 벗어놓은 신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 다시 한 번 뒤돌아 보고 들어간다. 그 만큼 탄생은 신비로움과 함께 죽음보다 더 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

 

불승도이천위모설법경  

 

불승도이천위모설법경은 사진(四晋)의 축법호가 번역한 것으로 불승도이천품경이라고 하며, 3권으로 되어 있다. 부처님께서 성불한 이후,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도리천에 계신 어머니 마야부인이었다. 부처님은 일찍 어머니를 잃고 이모에 의해 키워져 기억도 나지 않지만, 어머님 은공에 보은코자 성불한 후 제일 먼저 어머니를 위한 3년간의 시묘살이를 시작했던 것이다. 부처님께서 도리천에서 어머니인 마야부인에게 법을 설해 주심으로 인해서 마야부인은 성불하게 되었다. 이 경전은 붓다가 행한 효의 실제를 설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육방예경

 

육방예경은 불교경전 중에서 가족윤리를 기록한 대표적인 경전이다. 후한의 안세고가 번역하였고, 선생경(善生經)이라고도 한다. 선생경은 부모의 유언에 따라 매일 동, , , , , 하의 육방에 예배하던 선생이라는 장자가 부처님을 만나 육방예배의 참 의미를 배워가는 과정을 그린 경전이다. 여기에서는 친자, 사제, 부부, 친족, 붕우, 주종, 도속의 여섯 관계 속에서의 불교적인 도덕, 윤리를 설하고 있다.

 

불설우난분경

 

불설우난분경(佛說盂蘭盆經)은 사진의 축법호가 번역하였는데, 중국에서 만들어졌다고도 한다. 효자 목건련이 전생의 업보로 지옥에 떨어져 먹지 못해 피골이 상접한 어머니를 구제하는 과정을 설하고 있는 경이다. 지옥에 떨어져 헤매시고 있는 어머니를 구할 방법을 부처님께 묻자 부처님께서는 안거 해제일인 음력 715일에 쌀밥에 다섯 가지 음식을 차려 놓고 시방의 스님들에게 공양하는 우란분재를 베풀면 그 공덕으로 어머님은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해탈과 복락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모든 중생의 어떠한 계급을 망라하고 715일에 우란분을 만들어 부처님께 공양하면 부모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다는 우난분경의 이야기는 죽은 뒤에도 부모를 구제한다는 불교적 효도관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된다.

 

대승본생심지관경

 

대승본생심지관경(大乘本生心地觀經)은 당의 반야삼장이 번역한 경전으로 특히 보은품에서는 부모, 국왕, 중생이라는 삼보의 은혜가 있다고 설하고 있다. 부모에 대한 은혜를 뱃속에 잉태했을 때의 은혜와 낳을 때의 은혜, 모든 양육의 은혜 등 3가지로 나누어 이야기 하고 있고, 이에 대한 보은도 3가지로 이야기 하고 있다. 이밖에도 양육의 열가지 은혜와 어머님의 열 가지 덕을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불교 효 사상의 적용가능성

 

불교의 경전 속에는 순종, 친애, 존속, 대리 등 효의 모습이 골고루 내재되어 있다. 이는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미풍양속 중 으뜸이라고 할 수 있는 효 사상의 가치가 얼만큼 대단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효라는 가치를 현대에도 존속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의 전통 효 사상은 고려시대에서 조선시대로 넘어오면서 유교적 가치관과 결부되면서 토착화 되었고, 이러한 풍토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 전통이 오랜 시간을 단절되지 않고 이어져 내려왔다는 것은 효 사상이 윤리적 가치의 근본이 된다는 것과 그 가치가 매우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불교 경전에 나타나 있는 친애적 요소와 존속의 요소, 그리고 대리의 요소가 순종의 효와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한다. 보편화 가능성이 큰 네 가지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에 전통적인 효가 새로운 효 윤리체계속에서 현대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순종(順從)의 효

 

잡보장경에서 붓다는 두 가지 그릇된 행위가 있으니, 그것은 마치 차잎이 우러나 그릇에 흡수되듯 순식간에 사람을 지옥으로 떨어지게 한다. 첫째는, 부모를 공양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부모에게 좋지 않은 일을 행하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또한 불효자식이 노모를 손으로 내리치며 집을 나서다가 도적을 만나 그 팔을 베이고 말았다는 이야기를 들으신 부처님께서 그 불효한 죄에 의해서 현재의 죄 값을 팔을 베이는 고통으로 받았지만, 그가 훗날 지옥에서 받을 고통과는 비교하거나 헤아릴 수 없다.”고 했다.

 

불효한 자식이 어머니를 내리쳤다가 오히려 도적에게 걸려 그 팔을 베이게 된 현재의 고통도 크지만, 뒷날 지옥에서 받게 될 고통이 현재의 고통과는 비교도 되지않고,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다는 것이다. 이는 부모를 공양하지 않으며 부모에게 좋지 못한 일을 행하고 죽으면 지옥에 떨어지게 된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를 통하여 불경에서 부모의 은혜를 알고 순종의 효를 실천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모은중경에서는 부모님의 은혜를 칭송하기 위하여 부모님이 자식을 잉태하여 해산하고 기르면서 보낸 긴 인고의 세월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열 달 동안 배속에 품은 아이가 커가면서 산처럼 무거워지는 몸을 이끄는 고통을 감내하는 모습, 몸이 천 갈래 만 갈래 찢기는 아픔과 고통 속에서도 해산의 기쁨을 느끼는 모습, 자식을 기르면서 행여나 자식이 잘못되지나 않을까하는 걱정하고 염려하시는 모습 등이 그것이다.

 

부모은중경에서는 이러한 부모의 은혜에 대한 칭송을 통해서 자식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고통이라도 감내하면서 오직 자식 생각에 여념 없는 부모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자식으로써 당연히 부모에게 순종하고, 공경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본사경에서는 비구들이여, 세상에는 두 가지 사람이 존재하는데, 이들의 은혜는 그 깊이가 매우 깊어 갚기가 어려우니라. 어떤 것이 그들인가. 이른바 아버지와 어머니이니라. 아무리 자식이 한쪽 어깨에 아버지를 모시고, 다른 어깨 위에 어머니를 모시며 그들의 수명이 다 할 때까지 아프시면 의원을 찾고 배고프시면 식사를 드리며 백방으로 공양한다고 하더라도 부모의 깊은 은혜를 갚지 못하느리라.”라고 하였다.

 

본사경에 나타난 두 가지 은혜는 바로 부모에 대한 은혜이다. 부모의 은혜를 갚기 위해서 어떠한 공양을 다한다고 하더라도 그 은혜가 너무 깊어서 갚을 수 없기 때문에 부모를 존경하고 잘 따르면서 공양을 다해야 한다. 본사경의 이러한 내용은 순종의 효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불설효자경(佛說孝子經)에서 부처님께서는 모든 사문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고, 물으셨다.

 

어버이가 자식을 낳을 때 열 달의 잉태기에 몸은 중병에 걸린 듯 무겁고, 해산할 때 어머님은 생명의 위태로움을 느끼실 것이며, 아버지 또한 이것이 두려우실 것이니, 그 모습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느니라. 자식을 해산한 뒤에도 젖은 자리와 마른 자리를 가리며, 아이를 돌보는 정성은 끝없으시고, 어미의 피는 아이를 물리는 젖이 된다. 문지르고, 닦이고, 옷 입히고, 밥 먹이고, 생의 이치를 가르치고 타이르며, 그간의 스승, 친구, 어른들의 도움에 화답하는 예물을 건네는 등 끝 간 데 없이 보살핀다. 그뿐이랴. 아들이 기쁘면 어버이도 기쁘고, 아들의 얼굴이 우울하면 덩달아 우울해지신다. 항상 근심 걱정인지라 집 밖에 나가면 언제 들어올까.’, ‘별일 없겠지.’ 생각한다. 애지중지하는 그 마음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겠는가. 어버이의 은혜가 이러하거니 어찌 너희들이 그 은공에 보답할 수 있겠느냐?”

 

이에 모든 사문들은 오롯이 예를 다하여 공경하는 마음으로 봉양하고 보살피며 어버이의 은혜를 갚을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불설효자경에서 부처님은 길러주고 가르쳐주신 부모님의 은혜에 대해 말씀하시고, 자식으로써 그 은혜에 보답할 것을 이야기 하셨다. 그 보은의 방법으로 제시한것이 바로 오롯이 예를 다하여 공경하는 마음으로 봉양하고 보살피는 순종의 효이다.

 

위의 열거한 여러 불경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부모님의 은혜는 내가 인간의 도리를 다하는 마음으로서 평생을 갚고 갚아도 갚지 못할 만큼 깊고 깊으니, 마땅히 보은해야 할 것이며, 이 보은의 방법은 부모를 공경하고 보살피는 것이라는 것이다. 여러 불경들에서 부모에 대한 순종의 효를 보여주고 있다.

 

친애(親愛)의 효

 

선생경(善生經)에서 부처님께서 선생이라는 장자에게 다음과 같이 법문하셨다. “무엇을 육방이라 하는가. 동방은 부모를 가리키며 남방은 스승과 어른을 뜻한다. 서방은 아내이며 북방은 친척을 가리킨다. 하인은 하방이고 사문과 바라문의 모든 행이 지위가 높은 상방이다.

 

선생아, 자식 된 자는 인간의 도리로써 마땅히 부모를 공경하고 따라야 하는데, 이에는 5가지가 있다. 첫째는 부모의 뜻을 받들어 모시기에 부족함이 없어야 하고, 둘째는 먼저 부모에게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고해야 하며, 셋째는 부모가 하는 일에 순종하고 토를 달지 말아야 하고, 넷째는 부모의 바른 말씀을 귀담아 듣고 어기지 않아야 하며, 다섯째는 부모가 하는 바른 직업을 이어 크게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다시 부모도 자식과 같이 5가지 일로써 자녀를 사랑해야 한다. 첫째는 자식을 잘 보살펴 악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것이고, 둘째는 잘 교육하여 선행할 수 있도록 키워야 하는 것이며, 셋째는 사랑이 뼛속까지 충만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고, 넷째는 자식의 삶을 위해 좋은 배필을 구해 주어야 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부족함이 없도록 때에 따라 필요한 것을 건네주어야 하는 것이다.

선생아, 자식이 부모의 뜻을 공손히 따르며 공경한다면 부모는 마음이 편안해져 근심걱정이나 두려움이 없게 될 것이니라.”라고 하였다.

 

불설시가나육방예경(佛說尸迦羅六方禮經)에서는

자식은 부모에게 다섯 가지의 섬김이 있어야 한다. 첫째는 살림살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고, 둘째는 일찍 일어나서 부모의 식사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며, 셋째는 부모에게 근심걱정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넷째는 어디를 가든지 부모의 큰 은혜를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며, 다섯째는 부모에게 우환이 나면 즉시 의원을 불러 치료에 전념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에게도 역시 자식을 돌보는 다섯 가지 도가 있다. 첫째는 언제나 악을 버리고 선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고, 둘째는 학업에 전념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며, 셋째는 경전과 계율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하는 것이고, 넷째는 일찍 결혼시켜 안정을 찾도록 돕는 것이며, 다섯째는 재산을 자녀에게 맡겨 잘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위에 살펴본 두 경전은 순종과 친애의 효를 잘 설하고 있는 경전이다. 자식이 부모를 위해 섬겨야 할 다섯 가지 일이 있다면, 부모 또한 자식을 돌보는데 다섯 가지의 할 일이 똑같이 있다고 말한다.

 

부모의 자애와 자녀의 공경을 5가지 예시로써 똑같이 제시하면서 일방적인 헌신이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순응 하는 수평적 윤리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부모가 자식을 위해서 행해야 할 다섯 가지 항목에서는 자식이 탈나지 않도록 지극정성으로 보살피고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노심초사 걱정하는 부모님의 사랑을 보여준다. 이러한 부분은 부모님의 자식사랑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결같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자식의 살인죄를 대신 뒤집어쓰고 감옥에 가는 어머니의 경우처럼 자식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까지도 내던지는 것이 바로 어머니들의 깊고 깊은 사랑이다. 부모님의 이런 사랑의 모습을 제니트적 부모 즉 친애의 성격을 지닌 부모의 모습이라고 이야기 한다.

 

부모은중경에서는 부모가 자식을 낳고 키우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헌신적인 부모님의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을 뱉어 먹이시는 은혜, 자신은 진 자리에 누워서 어린 자녀는 마른자리에 뉘이시는 은혜, 젖을 물리고 키워주시는 은혜, 몸을 깨끗이 닦아주시는 은혜, 자식이 먼 길 떠날 때 걱정하시는 은혜, 자식을 위해 힘들고 어려운 일을 자초하시는 은혜, 언제나 자식을 가엾이 여기며 보살피시는 은혜 등이 바로 부모은중경에나타난 부모님의 헌신적인 사랑이다.

 

이러한 정성으로 아이를 키우느라 곱던 옛날의 모습은 오간데 없이 사라졌지만 오로지 자식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어머니의 자애로운 얼굴은 사랑 그 자체이다. 잉태의 순간부터 세상을 등지는 마지막까지 자식 걱정의 끈을 놓지 못하는 부모의 은혜는 깊고 깊다. 깊고 깊은 은혜를 입고, 자애로운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을 받고자란 자식이 어버이에게 공경하고 효도해야 한다는 것은 설명할 필요도 없는 당연한 이치라고 할 것이다.

 

부모가 나를 낳아 길러주신 크고 큰 은혜는 아무리 지극정성으로 효도를 다한다고 하더라도 갚을 길이 없다. 부모님의 조건 없는 무한의 사랑과 희생정신이 있었기에 우리들이 비로소 하나의 생명체로 태어나 살아 갈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부모의 사랑과 이에 대한 자식의 공경은 친애의 효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존속(存續)의 효

 

유행경(遊行經)에서 아사세왕이 발지국을 공격하려고 한다고 부처님께 말씀드리자, 부처님께서는 발지국 사람들이 부모에게 효를 다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고 따른다고 이야기 하시면서 부모에게 효를 다하고 스승과 웃어른을 공경하고 따르는 그런 사람들이 있는 나라는 오랫동안 편안하여 누구의 침략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하셨다. 이때 7가지의 불퇴법을 설하신다.

 

발지국 사람들이 효로써 부모를 섬기기에 발지국이 패망하지 않고 부국강령 할 나라이니, 침공하면 아사세왕에게 피해가 더 클 것이라는 부처님의 말씀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야말로 부모, 가정, 그리고 국가의 안녕과 평화를 이루고 유지하는 존속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일러주는 대목이다.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 고당품(高幢品)에서 장생은 한 나라의 왕자였다. 그의 부모가 이웃나라의 브라흐마닷타왕에게 살해당하자,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브라흐마닷타왕의 악사가 되어 기회를 찾던 중 결정적인 기회가 오게되었다. 그러나 너는 남의 잘하고 못하고를 논하지 마라. 원한과 원한은 쉬지 않는다. 예로부터 원한이 없으면 원한을 이길 수 있다는 법이 있노라. 이 법은 영원히 변치 않는다.”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이 떠올라 원한을 누그려 참았다. 이로 인해 모진 악연의 원수를 용서하여 원한의 원한을 반복하는 고리를 풀 수 있었으며, 아버지의 뜻대로 나라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이렇게 아버지의 말씀을 따르고, 그 가치관을 따른 장생의 행동은 자식된 도리를 다한 것이며, 또한 자식된 도리를 다함으로써 부모님과 자기 자신, 그리고 브라흐마닷타왕의 윤회의 수레바퀴를 멈추게 하였으니, 이보다 더 큰 효도는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잃어버렸던 나라도 되찾고, 집안의 위기를 다시 일으킨 것은 효 윤리체계 중에서 존속의 효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분별선악소기경(分別善惡所起經)에서 사람이라면 세상에서 부모에게 효순하고, 웃어른들을 공경으로 섬겨야 한다. 먼저 몸을 조아리고 나중에 일어나며, 부모님보다 뒤에서 말하고 멈추어야 하고, 공손하고 겸양하게 살아야 하며, 나쁜 사람으로 하여금 항상 좋은 일을 할 수 있게 돕는다면 다섯 가지 과보를 얻을 수 있다.

 

불교에서 살아생전에 부모에게 효를 행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효를 행한다는 것은 영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효를 행하면 후세에도 복을 받고 효도를 하지 않으면 죽어서 지옥의 염라대왕 앞에 끌려가 온갖 고통을 당한다고 이야기한다. 이 또한 존속의 효를 의미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불설두조경에서는 사람이 세상에서 노인을 뵈어도 일어나 공경하지 않고, 부모님에게 효도하지 않으며, 또한 자기자신이 부모를 공경하고 사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부모에게나 장노에게 효순하고 공경하는 것을 보고 항상 성내고 원망한다면, 그는 죽어서 지옥에 들어간다. 그리고 지옥에서 죄를 마치고 다시 사람이 되었다하더라도 아름답지 못해 결국 여러 사람의 미움을 받게 된다.”라고 하였다. 위의 내용은 이 세상의 모든 중생이 나의 부모였으니, 노인을 공경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기 부모에게 공경하지 않는 불효가 된다는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누군가가 부모와 노인에게 효순하고 공경하는 것을 보고 화를 내고 원망하며 효순하지 못한 언행을 한 사람은 죽어서 온당치 못하며, 그 죄 값을 치르게 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는 존속의 효를 의미한다.

 

부모은중경에서는 부모를 공경하는 여덟 가지 방식을 이야기 하였다.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우리들은 물질적으로 풍족하게 해드리고자 힘쓰지만 부모은중경에서 이야기 하는 부모를 공경하는 여덟가지 방식은 외형적인 봉양만으로는 진정한 효도라 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부모님의 마음을 잘 살펴 편하게 해드리는 것이 참다운 효도라는 것이다. 부모의 자애가 그 자식에게 전달되어, 부모가 늙었을 때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는 보은이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와 저절로 행해진다면, 그것을 참다운 존속의 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존속의 효는 불교의 연기사상과 일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연기사상은 어떤 존재나 현상이 독립적이며 변하지 않는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관계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고 보는 불교교리이다. 인간의 현재 모습이 무수한 인연의 은혜가 만나서 이루어졌다고 보는 연기사상은 이러한 수많은 은혜를 제대로 알고(知恩) 그 은혜에 보답(報恩)할 것을 권유하는 불교의 효 사상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불교에서 이야기 하는 존속의 효이다.

 

대리(代理)의 효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는 다음과 같은 법문이 있다. “범부가 두 가지 법에 보시하면 큰 공덕을 얻고 큰 과보를 성취하고 감로의 맛을 얻어 무위처에 이르게 될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하나는 부모님을 공양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두 사람에게 보시하면 큰 공덕을 얻고 큰 과보를 성취한다.’라고 한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일생보처보살에게 공양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는 큰 공덕을 얻고 큰 과보를 성취할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두 사람에게 보시하면 큰 공덕을 얻고 큰 과보를 받고 감로의 맛을 얻어 무위처에 이른다.’라고 한 것이니라.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 은 항상 부모에게 효순하고 공양하기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부모에게 공양하는 것이 일생보처보살에게 공양하는 것과 다르지 않으며, 이러한 이는 큰 공덕을 얻고 큰 과보를 받고 감로의 맛을 얻어 무위처에 이른게 된다고 이야기 한 것은 부모에게 공양하는 효가 얼마나 큰 공덕이 되는가를 이야기 해주는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은중경의 첫 장은 부처께서 길을 가시다가 한 무더기의 썩은 뼈들을 보시고 그 뼈 무더기에 절을 올리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뼈 무더기가 전생의 조상이거나 억겁의 시간에 걸친 부모일 수 있기 때문에 절을 하노라 하시는 것이다.

 

부처님이 길가의 썩은 뼈 한 무더기에 절하는 모습은 곧 불교의 연기사상을 가르쳐주는 일화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불교에서는 이 세상에 생존하는 남녀가 모두 전생에 나의 아버지고 어머니였다고 이야기 하면서 이러한 전생의 인연을 중시한다. 그래서 나의 부모뿐만 이 아니라 모든 어버이들이 모두 다 부모이니, 그들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출가하여 업을 쌓고 덕을 베풀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또한 관무량수경에서 부처님께서 저 국토(극락세계)에 태어나고 싶으면, 마땅히 세 가지 복을 닦아야 하느니라. 첫째는 효도하여 부모를 봉양하고, 스승을 받들어 모시며, 둘째는 자비로운 마음으로 살생하지 않고, 셋째는 십선업을 닦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이는 극락세계에 왕생하는 인연을 얻는 데에는 효도가 으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모님 살아생전에 효도하면 복 받는다는 것은 불교 뿐만 아니라 기독교에서도 나타나는 내용이지만, 기독교와 불교의 차이를 논하자면, 기독교와는 달리 불교에서는 사후의 세계까지 생각하기 때문에 효를 행하면 죽어서 극락세계에 왕생한다고 이야기 한다. 이와 같이 불교에서 부모에게 효순한 공덕은 인과응보로 이어진다.

 

이 세상의 모든 현상들, 부귀영화와 패망, 즐거움과 슬픔, 한없이 이어지는 행복과 재난 같은 무한한 괴로움, 고통 등은 전생에 치른 선악의 행위에 기하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에게 불효하는 죄가 가장 크기 때문에 전생에 불효를 행한 사람은 이 생에서 흉악한 모습으로 태어나서 고생하거나 다른 중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결국 효도라는 것은 반드시 인과응보의 결과를 가져오며, 이 인과응보가 바로 하늘의 뜻이다. 다시 말해서 인과에 의해서 효를 행하면 복을 받고 효를 행하지 않으면 벌을 받는데, 이 인과응보가 바로 하늘의 뜻이다. 이 하늘의 뜻은 대리의 효라는 의미를 갖는다.

 

사십이장경에 무릇 사람이 천지의 모든 귀신을 섬기더라도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보다 못하다. 부모야말로 최고의 신이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불교에서는 부모를 최고의 신으로 여기고, 천지의 모든 귀신을 섬기더라도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보다 못하다는 표현을 하고 있다. 부모와 자식은 억겁의 인연으로 인해 맺어진 인연이니, 그 억겁의 인연이 곧 천명이며, 효도를 행하는 것은 당연한 하늘의 순리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대리의 효이다. 대리의 효는 선업선과, 악업악과라는 부처님의 기본 가르침에 의한 인과응보의 결과로, 그 업보의 결과가 얼마나 정확하게, 추호의 어긋남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경전에서 보여주고 있다. 모든 일의 결과인 과보는 우연적이나 도발적인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위나 욕망으로부터 빚어진 필연에 의해 만들어지는 사실이란 것을 여러 예화에서 강조하고 있다.

▲ 불교의 경전 속에는 순종, 친애, 존속, 대리 등 효의 모습이 골고루 내재되어 있다.     

  

지극한 효심과 만인을 향한 자비가 하나 되어 참된 마음 가운데 무너질 수 없는 구도심

 

효란 부모님의 은혜에 대한 자식들의 정성어린 섬김으로써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가장 먼저 실천해야 될 도리이다. 본 칼럼에서는 불교경전에 나타난 효 사상을 재조명하여 진정한 효의 의미를 정립하고 이를 되살려 현대에 맞는 실천방안을 제시하였다.

 

불교경전에 나타난 효를 말하자면, 안으로 인간의 궁극의 경지인 깨달음과 성불의 구도심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진심과 충심의 발로요, 밖으로 자타를 이롭게 하는 자비로 확장되어 만인극락을 이루고자 하는 대승적 덕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님에 대한 지극한 효심과 만인을 향한 자비가 하나가 되어 참된 마음 가운데 무너질 수 없는 구도심이 된 것이다. 또한 이때에 부모님을 구제하고자 하는 마음은 만인을 구제하고자 하는 대승사상으로 승화되었다. 이러한 불교경전의 효사상은 현대에 있어서 안으로 자아실현 및 인격완성의 바탕이자 밖으로 모두 함께 사는 사회 공자가 말하는 대동사회의 표현이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함께 행복할 수 있는 평등한 사회를 구현할 수 있는 근본적 토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므로 불교경전의 효사상을 통해 우리는 현대에 타락한 인성을 회복시키고, 사회병리적인 모든 현상들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방편으로 교육할 수 있다. 불교경전에 나타난 효사상의 토대위에 현대사회가 추구해야 할 적용 가능한 실천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함께 사는 생활의 실천 덕목으로 토론문화 형성이 이루어져야 하겠다.

 

둘째, 효를 수직적 종속적인 인간관계로 보고 도외시하는 현대사회의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으로 불교경전을 통해 본 생명존중사상, 만인평등사상, 지은을 깨달아 마음으로부터 우러러나온 보은의 효행교육 둥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셋째,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는 합리적인 제사와 장례문화,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효행의 보편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붓다의 가르침은 시대를 초월하는 진리로써 이러한 진리의 전통을 이어나가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기 위한 지혜를 얻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그러므로 불교경전을 통해 효사상을 재조명하여 현대인들이 모두 다 공감하여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효로 거듭나야 한다. 이러한 보은의 효로 발전하는 것이야 말로 적게는 가정으로부터 크게는 사회전반, 더 나아가서는 인류 모두를 불법의 깨달음과 자비로 감싸안는 것이라 할 것이다.

장정태 삼국유사문화원장(철학박사. 한국불교사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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