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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길수의 일상에서 찾는 삶의 구원과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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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길수의 일상에서 찾는 삶의 구원과 행복
박길수의 일상에서 찾는 삶의 구원과 행복● 우리 지율이 엄마
투박한 선머슴처럼 변해버린 지율이 엄마가 내 딸 맞기는 한지...신기하고 대견하다
기사입력: 2021/11/29 [08:48]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박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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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제일 바쁜 사람이 우리 지율이 엄마인 듯싶다. 나는 지율이 엄마가 도대체 잠은 자는지 잘 모르겠다. 초저녁 잠이 많은 친정 아빠가 꼭두새벽 눈을 뜰 때마다, 그 아이는 한 번도 빠짐없이 부스럭부스럭 바쁘게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아마 동이 트기 전 택배 일 나가는 남편 도시락을 싸는 모양이다.

 

나약하고 말수가 적었던 우리 딸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유치원생 손녀 지율이 엄마다. 어느새 40대 초반이 되어버린 우리 딸이 자기 남편과 아이를 데리고 대책없이 무너져내린 친정 엄마 아빠를 구해 함께 살아가려고 우리 집에 들어온 것이다. 가냘프던 딸이 친정 엄마 아빠를 지탱하고 부축할 지팡이가 되었다.

 

사실 이전에 한 차례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일들이 우리에게 일어났다. 어느날 갑자기 뇌출혈로 그 강하던 친정 엄마는 식물인간이 되어 누워버렸다. 치료비와 생활비를 벌어야하는 나이 든 아빠가 일 나갈 때 누군가 병든 엄마를 돌봐야 한다. 딸이 노년의 아빠 버팀목이 되었다.

 

새벽에 택배 일 나간 남편이 모든 배달 준비를 마칠 무렵, 지율이 엄마는 곤히 잠든 친정 엄마를 다시 살펴놓고 부랴부랴 집을 나선다. 택배는 젊은 부부가 같이 하는 일이라 내 딸은 속으로 너무 바쁘다. 남편과 하나라도 맞들어야 저녁시간 안에 배달을 다 끝낼 수 있단다. 그래서 나는 돌봄 일이 끝나자마자 지체없이 서둘러 아내 옆에 돌아왔다. 이렇게 하루도 빠짐없이 생소한 삶을 새롭게 반복하면서 우리 다섯 식구는 지냈다. 조금이라도 실수나 착오가 생기면 안 될 낯선 세상 속에서 우리는 힘겹게 힘겹게 새로운 일상을 짠 것이다.

 

드디어 가족이 집에 모두 모이고 각자 한숨을 돌릴 때, 지율이 엄마 혼자 또 다시 분주하다. 방금 마트는 다녀왔고, 내일 식재료도 새로 준비해놓아야 한단다. 칭얼대는 지율이를 재우는 일도 힘들 법한데, 그래도 딸은 그 일이 싫지는 않은 모양이다. 투박한 선머슴처럼 거칠게 변해버린 지율이 엄마가 내 딸 맞기는 한지. 이렇게 사는 일을 그 아이는 대체 언제 터득했는지. 너무나 신기하고 대견하기만 하다. 참으로 고맙고 고맙기만 한 일이다. ! 딸이 없었더라면 우리 두 사람 정말 큰일 날 뻔했구나! 

필자 박길수는 이 시대를 성실하게 살아온 평범한 인물이다. 43년 결혼생활 중 6년여 전 느닷없는 아내의 뇌출혈로 불행이 시작되는 듯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았다. 의식없는 아내를 편안한 집에서 보살피기 위해 요양보호사 자격을 땄다. 치료비와 생활비, 그리고 자신의 건강관리를 위해 장애인 도우미 자격증도 따서 출퇴근한다. 항상 아내 곁을 지키는 아버지를 위해 딸과 사위, 그리고 누구보다 예쁜 손녀가 합류했다. 그는 불행한 생활일 듯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고 구원도 받는다. 그리고 개인 블로그 박길수의 일기’(https://m.blog.naver.com/gsp0513)에서 그러한 일상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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