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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길수의 일상에서 찾는 삶의 구원과 행복● 인간

박길수 | 기사입력 2021/12/22 [08:30]
호랑이 등에 탄 사람의 팔자

박길수의 일상에서 찾는 삶의 구원과 행복● 인간

호랑이 등에 탄 사람의 팔자

박길수 | 입력 : 2021/12/22 [08:30]

어느날 나무꾼이 산에 나무하러 갔다. 칡넝쿨을 거두려고 막 붙들어 당겼는데, 재수없게 그늘에서 자고있던 호랑이 꼬리였다. 잠자는 호랑이를 건든 나무꾼은 기겁하고 나무 위로 피신했다. 화가 난 호랑이는 정신없이 나무를 흔들어댔다. 나무꾼은 너무 긴장해서 그만 손을 놓쳤는데, 나무에서 추락한 곳이 또 하필 호랑이 등 위였다.

 

호랑이는 갑자기 자기 몸에 떨어진 인간에게 겁먹고 떨쳐버리려고 몸을 마구 흔들어댔는데, 나무꾼이 호랑이 등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오히려 안간힘을 다 해, 더 바짝 엎드렸다. 호랑이는 그 귀신 같은 나무꾼을 떨치려고 발광하듯 질주하기 시작했고, 나무꾼은 살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다 쏟아 흥분한 호랑이 등에 필사적으로 꽉 달라붙었다.

 

한 농부가 숨막히는 여름날 밭에서 끙끙대며 일하다가 이 광경을 보고, 어안이 벙벙해 땅이 꺼지도록 신세 타령을 했다.

 

! 이놈의 세상은 정말 너무너무너무 불공평하구나!"

 

"나는 평생 이 따가운 뙤약볕에서 땀 흘려 일하면서도 간신히 목에 풀칠만 하고 살아가는데, 어떤 놈은 저리도 그리 팔자가 좋다니! 세상에! 빈둥빈둥 호랑이 등이나 타고 나다니면서 노니는구나!” 

 

우리는 자신을 남과 비교하면서 종종 근거없는 상실감에 빠져버리는 경우가 있는 듯싶다. 안 그래도 되는데, 인간이라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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