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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태 박사의 한국종교학●한국사회 공공성 수준과 종교단체에서의 공공성 인식(상)

장정태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2/11/30 [07:14]
점점 시민사회로부터 시대착오적 공간이 돼가는 종교

장정태 박사의 한국종교학●한국사회 공공성 수준과 종교단체에서의 공공성 인식(상)

점점 시민사회로부터 시대착오적 공간이 돼가는 종교

장정태 논설위원 | 입력 : 2022/11/30 [07:14]

<연재순서>

()한국 사회에서의 공공성 의식

()종교단체에서의 공공성 인식

 

점점 시민사회로부터 시대착오적 공간이 돼가는 종교

 

공공성의 논의에서 흔히 ()’은 사회집단이나 민족, 국가 등 공적 영역을 가리키고, ‘()’은 집단 내 구성원들 간에 서로 공존과 소통하는 것을 뜻한다. 공공(公共)은 국가나 사회의 구성원에게 두루 관계되는 것을 말한다. 막연히 행정이라 하면 협동적인 집단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그것이 공공적인 것이든 적인것이든 불문한다. 공공이라는 개념은 그것을 보는 시각에 따라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으므로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국가나 정부(official)’, ‘모두(commom),’‘공개(open)’의 뜻을 포함하는 것으로 설명되는 공공적(公共的, public)’이라는 것에는 복수성(plurality)’이 있고, 이러한 개인들이 배제되지 않고 충돌하지 않도록 하는 규제(official)가 함께 포함된다.

 

공공성(公共性)의 개념은 공동사회의 공통 관심사를 관리하는 때도 있어서 통합의 상징으로 설명된다. 즉 사회 전체의 필요성과 전체의 이익에 직결되는 것이다. 따라서 공공성에는 공익의 개념이 수반되며 또 그 사회 구성원들에게 공개되어 평가될 때 비로소 공공성이 확보되는 것이다.

 

공공성이 국가에 의해 독점될 때에, 공공성은 무분별한 사리추구를 제어하고 국가 구성원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사용되었다. 공공성을 국익과 동일시했던 이들은 공동체주의자들의 주장을 원용해, 공동체 안에서 공동선을 도모해 가는 것이 국가라는 공공영역의 특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가의 안전보장이나 공공질서를 수화하기 위해, 국가는 공공성을 국민적인 것으로 규정하였으며, 복잡다단한 사회에서 무수히 제게 되는 다원적 가치를 일축했고, 국가라는 거대한 공동체 안에서 추구될 수 있는 공공성의 가치를 중요하게 부각시겼다.

 

사이토 준이치(齋藤純一)는 공공성의 특징을 첫째, 공동체는 닫힌 영역을 형성하는 데 반해서, 공공성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공간 즉 개방적 공간이다. 둘째, 공공영역은 다양한 가치와 의견들 사이에서 형성된 공간이다. 셋째, 공공영역 안에서 통합의 매체가 되는 것은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관한 관심으로 보고 있다. 공공성은 다수의 사람의 자유롭고 평등한 의사소통을 통한 공공복리의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본질적 가치를 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각 개인이 상호관계성 안에서 만들어지는 내용을 공동체적 관점에서 투영해보고 전체에게 돌아갈 수 있는 공공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전통주의나 구조주의를 가민한 근본주의적 강요가 아니라 각자의 개인이 윤리적 차원에서의 공익과 사회정의를 구현한다고 보았는데 이것은 공동체적 조화를 끌어낸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민주주의라고 언급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공공성이란 한국 사회에서는 1997년의 외환위기 이후에 부각이 되었다.

 

공공이란 사회 구성원이면 누구나 공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사회생활의 영역이며 이러한 공공성을 수용하고 있는 사회가 시민사회이다. 시민사회는 어느 때부터 종교를 요구하는데 종교가 점점 시민사회로부터 시대착오적 공간이 돼가고 있다.

 

현대사회에서의 종교적 사회적 위치에 대한 논의는 종교의 공공성 또는 종교의 공적 역할에 대한 논의를 중심으로 한다.

 

한국 사회에서의 공공성 의식-사적 이익을 대변하는 수단으로 전락

 

우리 사회에서 공공성이라는 용어는 1900년대에 인류의 도덕과 자유를 강조하기 위해 생존경쟁에서 공정한 경쟁개념으로 공물의 공공성이라고 표현한 사례에서 출발했다. 사회학에서 출발한 공공성 개념은 사적 이익을 대변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개인의 이익추구는 공공성이란 이름으로 무리 지어 확증 편향성을 보이면서 종교의 사회참여 자체를 공공성에 대한 참여라고 보고 스스로 공동선 추구라는 의식으로 발견하게 된다. 이런 한국 사회 현상에 대해 홍성태는 공공성 담론에서 공공성을 둘러싼 주장들이 보편 이익과 특수이익의 경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이념의 사회적 관계로회귀 됨을 경고하고 있다. 그의 경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공성과 관련된 일곱 가지 이미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국가가 표방하는 공공정책의 가치를 의미하는 국가 공공성이다. ‘국가적이라는 말이 곧 공공적이라는 말과 동의어로 사용되는 경우다.

 

둘째, 원칙적으로 시장가격의 원리가 적용되지 않고 모든 사람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를 의미하는 공공재이다.

 

셋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시장은 사적 이윤의 추구가 우선되기 때문에 공공복리와는 모순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실제 지극히 제한적인 이미지이다.

 

넷째, 국가의 공공성 혹은 관제적 공공성과 대비되는 것으로 사회정의와 공익 운동이다.

 

다섯째, 언론매체에 투영된 공적 성격과 공개성 그리고 의사소통의 중추턱 기능을 말한다.

 

여섯째, 사회문화적 규범으로서 공공성으로 법적·제도적 측면에서 구현된 문화적 공공성이다.

 

일곱째, 개인으로서 행위자의 공적인 책임성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담론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동정주의에 호소하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개인, 가족의 혈연과 동향, 동학을 중시하는 전통사회에 살았다. 우리 사회에 공공의 개념이 도입된 1백 년 이후 현대사회에서조차 공과 사의 구별이 명확하지 않다. 공공기물에 대한 파손과 공적자금에 대한 우리들의 의식에서 잘 드러났다. 나랏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의식이 개인의 사적 영역에 대한 보상까지 공공성을 강조하고 있다. 개인기업 구성원들의 행위로 발생한 부실기업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 등 국가재정을 통해 회생시키는 행위, 명분은 근로자와 그 가족을 구제다. 기업의 부실은 노사 모두 책임이란 의식보다 가장의 실직으로 위기에 놓인 가정에 대한 동정 주위가 우선하는 가족주의 문화의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쓰이고 있는 공공성이란 술어는 영어의 Public(Publics)에 해당하는데, 이 단어는 공중, 대중, 공적인 것, 공개 등의 여러 의미를 지닌다.

 

()’은 개인의 사적 영역을 넘어서 사회집단, 민족, 국가뿐만 아니라 지구촌 전체와 세계시민사회로 확대된다. 반면 ()’은 집단 내 구성원들 간에 서로 함께 공존하며 소통하는 것으로, 개인과 개인뿐만 아니라 개인과 집단, 국가, 세계와의 관계성이 전제된다. 따라서 공공성은 공적 영역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개인의 자유의지, 인권, 재산권 등을 확보하고 공공성의 보편적 실천윤리를 제지하자는 것이다. 어떠한 도덕이나 가치, 종교라도 공적 영역으로 진출할 권리를 지니고 있으며 중요한 것은 특정 종교가 공적 영역에서 얼마나 공공의 가치와 공동선의 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는가라고 본다.

 

정태식은 현대사회에서 종교의 사회적 위치와 공공성에서 카를 마르크스(Karl Mark, 1818-1883)와 막스 베버(Mark Weder, 1864-1920)를 중심으로 한 고전 사회적 논의를 빌려 종교의 사사화또는 사유화개념과 그와 상반되는 공적 역할또는 종교의 공공성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종교의 사회적, 공적 역할이 잠식당했다. 근대 이전까지 사회의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종교는 개인이나 집단에 사유화되고 결국 중심에서 멀어지는 주변화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태식이 지적한 대로 종교가 주술화되고 상품화되는 현상은 강인철과 박노자의 한국종교의 보수상을 어떻게 볼까-개신교를 중심으로에서보다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그들은 시장 논리가 한국종교 영역으로 깊숙이 침투하면서 건강이나 재물 같은 현세적 축복을 동시에 강조하는 신오술절주의신앙’, 예수 믿고 구원받는 영적 축복이 재물·물질의 축복, 치유·건강의 축복까지 동반한다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의 삼박자 구원론삼중 축복론과 같은 상품화된 종교가 등장하고 있음을 밝힌다.

 

공공성 개념은 공적인 것사적인 것을 구분하는 경계 설정에 있어서 몇 가지 논란을 일으킨다. 공공성의 개념과 의미를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과 사에 대한 개념적 논쟁의 단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종교의 사회참여를 공공성으로 보는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공공성의 개념으로 종교의 사회참여를 설명하였다. 대부분의 연구물은 종교 및 종교기반 활동의 사회참여를 공공성 또는 공적 역할로 인식하고 있다. 보편적 가치와 반하게 종교집단, 혹은 종교활동의 사회참여가 다른 주체와 대립하는 경우의 공공성 의미를 파악하는 단계이다.

 

한국 사회에서 종교의 공공성으로 인식되고 있는 사회참여가 정상적 참여인지는 각자 정치신념에 따라 다툴 문제다. 확실한 것은 정치지도자들의 정치적 성향에 의한 사회참여를 한국 사회 지식인들이 어떤 관점에서 받아들이는가 하는 문제다.

장정태 삼국유사문화원장(철학박사. 한국불교사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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