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한국 불교민속학에 영향 미친 일본 불교민속학 제창자 고라이 시게루(五來重)

장정태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3/02/12 [07:14]
‘민속과 불교의 습합’을 연구한 선구자...“서민생활 속 불교가 어떻게 포함, 변용했나”

한국 불교민속학에 영향 미친 일본 불교민속학 제창자 고라이 시게루(五來重)

‘민속과 불교의 습합’을 연구한 선구자...“서민생활 속 불교가 어떻게 포함, 변용했나”

장정태 논설위원 | 입력 : 2023/02/12 [07:14]

 

▲ 고라이 시게루와 그의 저서 불교와 민속


일상생활과 결합된 생활불교
...불교와 민간신앙을 구분하지 않고 신앙

 

고라이 시게루 (이하 고라이)는 일본 근대 불교에서 큰 연구업적을 낸 학자다. 기존의 연구자들이 교단중심,인물 중심, 경전 중심으로 연구 한 반면 고라이는 그들과 달리 새로운 분야라고 할 수 있는 민속과 불교의 습합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불교민속학은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고라이는 1908년 이바라키현 출신으로 동경제국대학 문학부 인도철학과 졸업후 교토제국대학 문학부 사학과에 재입학, 199312월 열반 저서 수험도 입문, 일본의 서민불교, 산의 종교 수행길 안내고라이 시게루 전집 12권이 있다. 고라이는 생전에 修驗道 聖護院 승려들과 수행하면서 연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같은 수행 이력 때문에 수험도 소속 교직자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일본에 불교가 전래된 시기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그것은 한반도에 불교가 전래된 시기와 공인된 시기의 차이가 있는 것과 같다.

 

인도에서 시작되는 불교는 중국과 한반도를 거쳐 일본에 전파되어 오랜 역사적 경과를 거쳐 일본의 문화복합체로서 일본불교가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지역사회의 차원에서 불교는 수용되어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결합되어 생활불교가 되었다. 불교는 민속화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불교와 민속은 서로 대립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또 불교적 요소를 민속에서 분리하여 일본 고유의 민속을 추출한다는 것도 외견이 아닌 것이다. 일본 지역사회의 종교생활에는 신사화 사원이 중심에 있어 병존하는 것이 분명하여 특히 사원의 기능에 주목하여 보면 불교의 민속화된 모습을 알 수 있다. 다만 일본의 불교사원은 대부분 지역사회에 식가(植家)가 있다.

 

이와같은 일본불교의 모습으로 고라이는 일본불교는 불교가 아니다. 파격적인 선언을 한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일본불교는 많은 교단으로 나뉘어 발전해 왔지만 그 근저에는 종파에 관계없이 민간신앙이 습합되어 있으며 대부분의 서민은 불교를 민간신앙의 관점에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 그의 주장이다.

 

특히 선조 공양하는 것은 불교에는 없는 것으로 일본의 민간신앙적인 것이다. 또한 스님의 장송의례라는 것도 일본인의 영혼 관념을 기초로해서 성립한 것으로 인도와 중국의 불교와는 이질적인 것이다.

 

고라이가 정의하고 있는 일본 불교의 모습이다. 고라이의 이와같은 주장은 일본 전국에 전래된 불교는 인도불교의 각가지 모습의 일부를 답습하면서 거기에 다양한 변이를 더하고 갖가지 변천이나 전개를 이루어 각각의 지역과 시대와 민족성에 상응하는 불교로서 기능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교의나 전승형태를 조망해보면, 인도 불교의 틀 외부로 나오는 일은 없었다고 평가가 될 것이다. 외래종교로서의 불교가 지역사회로 유입될 때, 결코 교의나 교리로 주민과 접촉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행사, 신앙의례로서 구체적인 생활실태를 언급해오는 사실에 비추어 그런 불교신앙의 도입으로 인해 재래의 신앙습속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혹은 서로 어떤 용향을 보였는지 그런 점에서 이 문제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와같은 현상이 일본불교에 특색있게 들어나 보이고 있다. 일본인들은 불교와 민간신앙을 엄격하게 구분하여 신앙하지 않았다.

 

일본불교는 교단으로서는 많은 종파로 나뉘어 발전해 왔지만, 그 근저에는 종파에 관계없이 민간신앙이 자리잡고 있다. 대부분의 서민들은 불교를 이 민간신앙의 양쪽에서 받아 들이고 있기 때문에 형태야 어떻든 신앙 내용에 있어서는 대략 불교와 비슷하지도 않게 되어있는 그런 민간신앙으로서의 일본불교를 그것이 불교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든가 비속해서라든가 자아확립이 철저하지 않기 때문이라든가 하는 이유로 눈감을 수는 없다.

 

대다수 서민들은 그 불교답지 않은 민간신앙적 불교로 일상생활에 안정을 얻었고, 그렇기 때문에 사찰과 승려를 필요로 했던 것이다. 고라이 시게루가 민속학을 하게 된 계기는 민속학에 대한 흥미보다는 일본인의 서민생활 속에 불교가 어떤 형태로 녹아 포함되었는지 불교가 서민속에서 어떻게 변용했는지를 알고 싶기 때문이다.

 

고라이가 개척한 불교민속

 

고라이의 불교 민속학의 역사적 시작을 上別府 茂 解說을 중심으로 정리해보면

 

불교 민속을 지칭한 것은 고야산 대학에서 일본불교 민속사(1951)라는 제목으로 개강을 하였고, 그 강의 노트가 최근에 발견되었다.(미간행) 그리고 1962(1952)에 다이라이는 고야산 대학 역사연구회를 주재하고 <불교민속>이라는 이름의 연구 기요를 창간, 그 제1호에서 불교와 민속학이라는 제목으로 이형토바를 민속학적으로 고찰하고, 2호는 불교 의례의 민속성() 특히 수정회와 슈이회에 대해서라는 제목으로 양회의 일본 쪽 전개를 논했다.

 

두 논문 모두 불교 민속구상 초기의 견해를 밝히면서 구체적 작업사례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견해를 발표하여 현재도 유력한 해설로 되어있다. 이후 불교 민속의 개념을 공개적으로 보여준 것은 일본민속학대계 제8(평범사, 1959)에 발표한 불교와 민속이었다.

 

고라이가 창시하여 세계에 걸쳐 추구한 일본 불교 민속학은 어떤 학문이었을까 그 키워드는 문화변용이다. 즉 외래의 불교가 일본의 기층문화와 접촉하여 문화변용하고 전개하는 발자취를 연구하는 학문이었다. 인도의 경전이나 중국의 의궤에도 없는 같은 불교적 민속자료를 수집하여 서민들의 불교 신앙의 내용과 특색, 불교 사회()의 구조, 서민의 불교수용 방식, 수용된 불교의 변화 등을 연구하는 학문을 <일본 불교민속학>이라고 이름 붙였다.

 

학위논문(문학박사 논문)을 취득한 것은 1962(昭和 3)에서 <일본불교 민속학 논고>라는 제목으로 염불 예능을 연구작업 예로 내고 있지만, 이것은 고라이(五來重)는 불교 민속학의 궁극적인 개념을 규정하는 논문이 되었다. 그 결론에 의하면, 단지 이 논문을 가지고 일본 불교 민속학의 학문 영역의 존재와 그 방법을 제시하고 인류문화와 민족문화 연구를 통해 이러한 기층문화에 명확하게 하는 길을 민속학이 펼쳐진 이상이 일본불교 문화의 연구상 적용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 결과 기존의 교리적 연구와 철학적 연구와 역사적 연구에서 규명 되지 못한 일본 불교문화 현상이 해명되면 수업 전체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일본 불교 민속학의 제창은 또한 그의 역사관에서 나오것이라 할 수 있다.

 

그와 동시대 연구자라 할 수 있는 宮田 登(미야타 노부루)은 민속을 불교화 불교의 민속화 현상은 일본불교가 도입 당시 이미 여러문화의 과적(果積)이 있다는 사실 위에 한층 더 정착화의 과장에서 변용이라고 하는 이중의 변용이 있었다. 정착화의 과정에 있다고 하는 민속의 불교 그리고 이 두 방향을 전개의 축으로 하여 새로운 불교민속연구의 발전적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

 

후지이 마사오(藤井正雄)는 민속의 불교화 관점이 과거에 크게 바뀌지 않음을 지적했다. 그것은 민속에 의해 규제되어 불교가 변용한다고 하는 사고 방식이다. 그리고 불교의 민속화와 민속불교화의 양면을 종합해 불교 민속학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방법론으로는 민속학을 중심으로 불교의 연구를 바탕으로 인류학,사회학,심리학으로 접근이라는 여러분야 연구의 다양성이 포함되어야 한다. 특히 일본 불교민속학의 성립은 막연하게 불교권인 동아시아에서 남아시아 나아가 티베트 불교를 포함한 비교불교민속 연구가 되어야 할 것이다.

 

▲ 고라리 시게루의 '일본의 서민불교'(2020) 초판 표지. 1985년 간행

 

고라이의 민속불교와 함께 그의 사상의 중심에는 서민들에 대한 애정어린 눈길이 있다. 함께 수행한 승려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승려들의 육식과 결혼에 대해 고라이는 단순한 파계행위가 아니라 일본불교의 전통을 유지한 것으로 일본고유의 서민신앙을 불교에서 살린 종교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일본인이 산에 신령의 실재를 믿고 산에 들어가 신을 섬기고 산 속에서 신에게 다가가기 위한 수행을 한 것은 불교가 들어오기 전부터의 고유한 신앙이었으며 이 일은 불교 전래 후에도 변합없이 이어지고 있다. 극락은 불교가 가져온 이상세계, 깨끗한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반면 지옥은 일본인 고유의 사후세계관의 황천에 가까운 고난의 세계 따라서 현실적인 세계의 표현이다.

 

일본 사회와 교단의 저변을 지탱해온 서민불교를 제쳐두고 일본 불교를 논하고 그 역사를 서술하는 것이 얼마나 편파적인지 고라이의 견해는 특히 불교가 사변적인 철학(교리)일 뿐만 아니라 민중의 삶에서 절실한 구제(신앙)인 한 서민측 불교를 배제 할 수 없다는 고라이의 연구방법론은 불교민속학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였다.

 

민간신앙은 주술과 점술로 이루어져 있다는 그의 견해는 결국 기도와 고행을 뒷받침하는 주술은 진정한 종교이며 신자들의 심신에 기적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다만 기도와 고행의 실천이 결여된 주술은 아무리 도구가 훌륭해도 거짓 종교라고 말하고 있다.

 

주술자체는 기도라는 종교의 본질의 표현이지 주술자체는 악이 아니다. 문제는 이를 실천하는 종교인, 주술인의 신앙 내용과 도덕성에 있다. 기도불교를 경멸하지만 기도는 본래의 의미에서는 종교의 생명이다. “기도가 일부 귀족이나 권력자를 위해서만 행해지거나 기도가 형식화된 경우에는 비판받아야 한다는 고라이의 불교관은 존중받아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五來重,日本佛敎庶民信仰,大法輪閣,2014.

五來重, 宗敎, 角川ソフィア文庫,2020.

五來重, 佛敎民俗-佛敎民俗學入門,角川ソフィア文庫,2020,

五來重,日本庶民佛敎,請談社學術文庫,2020.

宮田 登, 民俗學. 請談社學術文庫,2019.

櫻井德太郞, 民間信仰, ちく學術文庫,2020.

장정태 삼국유사문화원장(철학박사. 한국불교사 전공)

 



  • 도배방지 이미지

모바일 상단 구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