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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종교곡 ,에드워드 브리튼의 ‘전쟁 레퀴엠', 가브리엘 포레의 ‘레퀴엠’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08/11 [13:03]
종교 영화와 음악

베토벤의 종교곡 ,에드워드 브리튼의 ‘전쟁 레퀴엠', 가브리엘 포레의 ‘레퀴엠’

종교 영화와 음악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08/11 [13:03]

베토벤의 유일한 종교곡 ‘미사곡 장엄 D장조 Op 123' 
   

음악가로서는 치명적인 청력 상실의 고통을 당했던 독일 출신 고전 음악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 ‘교향곡 3번, 5번, 6번, 9번’ 등을 비롯해 피아노곡 ‘엘리제를 위하여’ ‘비창 소나타’ ‘월광 소나타’ 등을 통해 18세기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전환기에 뚜렷한 음악적 업적을 남긴 작곡가이다.     

질곡(桎梏)의 57년 인생을 보낸 그는 여타 클래식 음악가와는 달리 종교곡을 거의 남기지 않고 있다. ‘장엄 미사곡 D 장조, Missa Solemnis in D major OP 123'은 악성(樂聖)이 남긴 유일무이한 종교 메시지를 담은 곡이다. 후원자인 루돌프 대공이 오르믹 대사교로 임명되자 이를 축하하기 위해 작곡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베토벤의 건강 악화, 경제적 궁핍, 조카 카를의 후견 문제 등이 겹쳐 결국 1820년 즉위식에서 공개되지 못하고 1823년에야 완성을 보게 된다. 1819년 베토벤은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매달린 유대인에 불과하다’는 발언을 할 만큼 부패한 종교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음악 연구가들은 ‘미사곡 장엄 D장조’에 대해 ‘교향곡 분위기로 종교와 세속에 놓여 있는 장벽을 허물려는 의식을 보여주는 곡’으로 해석하고 있다.1824년 5월 ‘제 9교향곡’에 맞추어 초연된 이 곡을 듣고 당시 고전 음악 매니어들은 ‘무신론자를 자처한 베토벤의 내면속 불안과 인류에의 헌신적 사랑 그리고 평온함을 갈망하는 염원을 담고 있다’고 극찬을 보내면서 무려 5번의 앙코르를 보냈다는 일화를 남겼다. 음악계에서 ‘장엄 미사 Missa Solemnis'는 조제(助劑) 및 부조제를 동반해서 행해지는 가톨릭 미사 중의 하나로 미사성제에 쓰이는 음악을 지칭하고 있다.     

버나드 로즈 감독의 <불멸의 연인 Immortal Beloved>(1994). 베토벤은 모든 유산을 불멸의 연인에게 물려준다는 유언을 남기자 베토벤의 친구인 안톤 펠릭스 쉰들러가 불멸의 연인을 찾아 나선다는 내용을 담은 이색 멜로 음악영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베토벤의 삶과 음악, 사랑에 얽힌 비밀을 추적해 나가는 이 영화에서 ‘미사곡 장엄 D장조’가 사운드트랙으로 들려오고 있다.    

에드워드 브리튼의 ‘전쟁 레퀴엠 A War requiem'


영국 명품도시 코벤트리에 위치하고 있는 성 미카엘 교회당. 2차 대전 당시 폭격을 맞아 폐허가 된다. 종전 후 교회 재건을 위해 작곡된 곡이 바로 에드워드 브리튼의 ‘전쟁 레퀴엠’이다.     

7살 때 피아노곡 작곡, 9세 때 이미 ‘현악 4중주’를 작곡할 만큼 뛰어난 음악적 창의력을 보여준 브리튼은 퍼셀 이후 20세기 영국 고전음악의 맥을 이어간 고전음악가로 인정받고 있다. 72분짜리 대곡 ‘전쟁 레퀴엠’은 6개 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영원한 안식을 다룬 ‘레퀴엠 에테르담’을 비롯해 ‘디에스이레’ ‘오페르토리움’ ‘상크투스’ ‘아뉴스 데이’ ‘리베라 메가’ 등으로 진행된다. ‘이 곡의 주제는 전쟁의 비극이며 시(詩)는 슬픔 속에 있으며 시인은 가능성 있는 모든 일을 경고하는 것이다’는 작곡 의도를 밝혔다.     

침울한 분위기를 풍겨주고 있는 관현악으로 전주가 시작되는 이 곡은 엄숙함을 조성해 주고 있는 종소리가 울리는 가운데 전사자(戰死者)들의 장송 행렬 소리와 어린이들의 찬송가가 울려 퍼지면 화와 기도의 소리를 들려주는 것으로 마무리 되고 있다.     

브리튼은 2차 대전 당시 적성국가로 전투를 치렀던 영국, 독일, 구소련의 성악가들을 규합해서 평화의 앙상블 곡을 만드는 등 평화 애호가적인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기도 했다. ‘대중들에게 친숙한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작곡가’라는 신념 아래 오페라 ‘피터 그라임즈’, 가곡 ‘폴 버년’ 등을 발표해 공감을 얻어낸다. 브리튼은 1930-40년대 <제네바 메시지 Message from Geneva>(1936) <러브 프럼 스트레인저 Love from a Stranger>(1937) <오케스트라를 위한 연주 Instruments of the Orchestra>(1946) 등의 배경 음악 작곡을 맡아 영화계와의 돈독한 협업작업을 진행해 왔다.     

가브리엘 포레의 ‘레퀴엠 Messe de Requiem Op. 48' 
   
 
19세기 활약상 프랑스 근대 서정파 음악 거장 가브리엘 포레가 남긴 ‘레퀴엠’은 안젤리나 졸리의 액션 모험극 <솔트> 배경곡으로 활용되고 있다.     

19세기 활약상 프랑스 근대 서정파 음악 거장이다. 1905-20년까지 프랑스 파리음악원 원장으로 재임하면서 수많은 음악 인재를 양성한다. 1924년 79세로 타계하기 직전 ‘내가 죽으면 많은 사람들이 내가 남긴 작품에 대해 왈가왈부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최선을 다했으며 모든 것은 하나님의 심판에 맡기겠다’는 유언을 남긴다.     

‘죽은 자를 위한 미사곡’으로 알려진 ‘레퀴엠’은 ‘사자(死者)들의 영혼에게 평온한 안식을 주길 갈망하는’ 뜻을 담고 있는 가톨릭 의식에 쓰이는 음악이다.     

포레는 부친의 죽음을 겪으면서 작곡에 들어가 1888년 1월 파리 마드레느사원에서 초연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모차르트를 비롯해 많은 고전 음악가들이 작곡한 ‘레퀴엠’과는 달리 포레의 곡은 ‘피의 예수 Pie Jesu’를 비롯해 ‘천국에서 In Paradisum’ 등으로 구성되면서 ‘노여움의 날’은 삭제 시킨다. 이 같은 특징 때문에 여타 ‘레퀴엠’ 보다는 전체적으로 온화하고 평온한 분위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피에 예수’에서는 소프라노의 청아한 음색, ‘천국에서’는 오르간 멜로디가 흡사 천국에서 천사들이 들려주는 종교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겨 주고 있다는 칭송을 듣고 있다. 포레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유명했다. 서구 음악 비평가들은 ‘레퀴엠’에 대해 ‘유명을 달리한 부친에 대한 혈육의 정과 평온한 신앙적 믿음을 돈독하게 만들어 주는 명곡’으로 자리매김해 주고 있다.     

할리우드 여전사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안젤리나 졸리의 <솔트 Salt>(2010). 러시아 정보원에게 이중첩자로 지목 당한 CIA 요원 에블린 솔트(안젤리나 졸리)는 CIA 요원의 명예와 보이지 않는 조직의 포위망을 피해 도주하고 있는 상태. 그녀는 남편을 구출하고 자신을 쫓는 동료들보다 한발 앞서 음모를 파헤치기 위해 그동안 공작원으로서 익힌 모든 기술을 동원한다는 액션 모험극에서 포레의 ‘레퀴엠’이 솔트의 무용담을 부추겨 주는 멜로디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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