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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경에서 본 두 주검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09/25 [16:51]
학살당한 엄마 젖 물고 있는 아기와 옥(玉) 수의(壽衣) 입은 주검

중국 남경에서 본 두 주검

학살당한 엄마 젖 물고 있는 아기와 옥(玉) 수의(壽衣) 입은 주검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09/25 [16:51]

▲ 남경박물관에 전시된 2200년 전 2600개의 옥을 금실로 엮어 만든 수의(壽衣) 속 주검.     © 매일종교신문
▲ 남경대학살 기념관 앞 동상. 학살된 엄마의 젖을 물고 떨어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 매일종교신문
1937년 일본이 저지른 남경대학살을 통해 '과거를 잊지 않는 것이 미래의 스승'이라는 취지로 건립한 기념관 앞에 학살당한 엄마 젖을 끝까지 물고 있는 아기의 동상이 놓여져 있었다. 한국 위안부 징발에 대한 분노까지 함께 일게 만들었다.
 
국민당 정부가 철수하면서 유물을 대만으로 옮겨 세계적 박물관의 자리를 냬준 남경박물관에는 2200년 전 옥을 금실로 엮어 만든 수의에 싸인 주검이 놓여 있었다. 우리에겐 신화화된 역사시대가 이집트 피라미드만큼 생생하게, 호화롭게 눈앞에 펼쳐졌다.
 
내 눈앞에 드러난 두 주검은 2000 여년 시차를 두었지만 똑같은 기념물일 뿐이었다. 이 세상에 더할 수 없는 비참한 것과 화사한 것도 그저 박물관의 전시물로 존재하는 것이다.
 
5일 간의 관훈클럽 강소성 남경대학살 세미나와 문화기행은 이 두 주검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보람이 있었다. 왠지 긴 역사와 긴 삶에서의 지혜와 초연함을 배운 것 같아서다.
 
그러나 막상 내일부터 세상에 나가 아웅다응 부대끼며 대처할 궁리를 하다보니 그 지혜와 초연함이 사라진다. 여행의 효력이 벌써 상실되는 듯 하다.
그러나 잊지 말자! 그래야 뭔가 생활의 멘토와 스승이 되리라.
 
여행 중 감탄했던 강소성 회안과 양주의 화려한 문화- 중국 고대의 수상 운송, 한신의 유적지, 수서호(瘦西湖)의 용(龍)배, 최고의 정원인 개원(介園), 수(隨) 문제(文帝) 때의 고찰(古刹) 대명사. 그리고 서유기 박물관, 최치원 기념관, 명 주원장괴 손중산의 거대한 묘지 등등 두 주검만큼이나 두고두고 아름다운 추억과 생활의 자극이 되리라 기대한다.
 
십여 년전까지도 깔보던 중국은 지방도시까지 서울을 능가하는 빌딩과 도로, 공원이 한창 건설 중이어서 우리나라가 지금 이럴 때인가 하고 자극받지 않는가. 그들의 장구한 역사에서 키운 저력이 무섭게 다가왔다.
 
과거를 잊지 않고 미래의 스승으로 삼는 정신은 역사의 발전에서나 현재 생활의 발전과 즐거움을 위해서도 유용하다.
지금은 똑같은 기념물이지만 옥 수의를 입었던 사람과 죽은 엄마젖을 물고 떨어지지 않았다는 아기의 삶은 천양지차이며 그것이 삶에서는 가장 중요한 문제 아닌가.
그리고 삶과 죽음을 뛰어넘는 가치는 살아있는 순간의 사랑 아니겠는가.
▲ 남경대학살 기념관에 있는 문구. “과거를 잊지 말고 미래의 교훈으로 삼자”     © 매일종교신문
▲ 남경대학살 기념관 앞 건물.     © 매일종교신문
▲ 송(宋) 효무제 대명 년간에 세워진 대명사. 당나라 때 일본에 불교를 전파한 감진 스님이 주지로 있었다.     © 매일종교신문
▲ 대명사 대웅보전. 대웅전(大雄殿)은 석가모니부처님과 좌우협시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 세 분을 모실 때 사용하고, 대웅보전(大雄寶殿)은 석가모니부처님과 좌우에 아미타부처님과 약사여래부처님 세 분을 모실 때 사용된다.     © 매일종교신문
▲ 최치원 기념관의 최치원 초상.     © 매일종교신문
▲ 양주시의 허허벌판에도 빌딩들이 들어서 중국의 발전상을 보여주고 있다.     © 매일종교신문
▲ 양주시 수서호(瘦西湖). 항주의 서호에 비견되는 아름다움을 지닌 작은 호수라 하여 수서호라 했다.     © 매일종교신문
▲ 양주의 대표적인 정원. 명나라 부유한 소금상인 황용태가 지금 액수로 환산하면 한 국가의 예산만큼의 돈을 들여 꾸몄다.     © 매일종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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