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물이요 물 건너 산이다
물은 성질이 험한 것이어서 험한 물 때문에 어렵게 된 것이다. 그런데 앞을 가로 막은 위험을 보고 험한 데에 빠져들지 않고 그쳐서 헤아릴 수 있는 지혜가 있으면 어려움은 극복할 수 있다[見險而能止 知矣哉]. 건괘가 어려운 괘이지만 효마다 자리를 바르게 지키고 있어 헤쳐 나갈 길이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바르게 정도를 밟아 그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사람과 가정이 모두 바르게 나아가면 온 나라가 바로 서게 된다[當位貞吉 以正邦也]. 어려운 때를 당했을 때와 그 때를 어떻게 써나가야 하는가? 즉 건의 때와 쓰임이 참으로 중요하다. 어려운 시기에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도가 그 쓰임이 실로 크다는 말이다. 시기에 적절하게 어려움을 잘 헤아려 평이한 도를 따르고, 지극히 바른 이치를 행하는 것이 건의 시용이다[蹇之時用大矣哉]. 그래서 현명한 자는 어려움을 만나면 먼저 자신을 되돌아보아 잘못을 반성하고 덕을 닦기에 힘쓴다[反身修德]. ❋蹇어려울 건, 邦나라 방, 險험할 험, 修닦을 수 처음 얻은 음효 “어려움 속에 칭찬이 있다" 아직 어려움이 깊지는 않아 서두르지 않고 슬기롭게 대처하면 칭찬받을 여지가 있다[往蹇 來譽]. 나아가면 어려움을 당하고, 멈추고 나아가지 않으면 기미를 보고 때를 아는 슬기로운 자가 된다[見幾知時之美]. 어려운 때를 당해서 안 가는 것이 상책이지만, 영영 안 가는 게 아니고 기다렸다가 가라는 것이다[宜待]. ❋譽기릴 예, 宜마땅할 의, 幾기미 기/낌새 기 둘째 음효 “나라를 위하여 몸을 아끼지 않는 신하” 신하인 이 효가 어려움을 무릅쓰고 난국을 구제하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 때문이 아니라 왕과 나라를 위한 것이다[王臣蹇蹇 匪躬之故]. 왕과 신하가 어려운 때에 어려움을 알고 어렵게 이겨내려고 하니 마침내 어려움이 해결되어 허물이 없게 된다[終无尤也]. ❋匪아닐 비, 躬몸 궁 셋째 양효 “돌아와서 기뻐한다” 가면 험하고 오면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니 편하다. 가는 길은 어려운데 오는 길에는 반전을 얻으니 안에서 이를 기뻐한다[往蹇 來反]. 어려운 시기에 아래의 두 음들이 자립할 수가 없어 이 효에게 의존한다. 마치 가장이 가정에 좋은 소식을 가지고 돌아오니 가족이 기뻐하는 것처럼 두 음들이 기뻐하는 것이다[內喜之也]. 넷째 음효 “연합전선을 펼쳐라” 나아가면 험한 길이다. 돌아와 연합의 길을 구해야 한다[往蹇 來連]. 어려운 상황이라 단독으로 감당하기가 어려우니 동지를 구하여 모아야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 아래의 셋째 효가 좋은 동지의 하나이다. 중심 양효 “동지들이 모인다” 나라의 어려움을 풀어야 하는 임금의 일이라 대건(大蹇)이다. 임금에게로 어려운 시기를 구제하기 위한 여러 단체들이 규합하기 시작한다. 이 효가 절도 있게 일을 처리하고 지조를 굳게 지킴으로 정의로운 동지들이 모여드는 것이다[大蹇朋來 以中節也]. 어려운 시기일수록 정의로운 자들의 결속력이 강한 법이다. 나라를 돕기 위해서 오는 것이다. ❋朋벗 붕, 節절제할 절 위 음효 “가면 험하고 오면 큰 공이 있다” 떠나는 길은 이미 막혀 있다. 갈 길이 없다. 어려운 시대를 살아 온 만큼 저력을 쌓아 포용력이 큰 인물로 성장했다[往蹇 來碩]. 귀한 신분인 중심 효인 임금을 만나면 이미 모인 동지들과 규합할 것이니 나라의 대건을 구제하는 일에 동참하여 큰 성과를 볼 것이다[利見大人 以從貴也]. 어려울수록 힘을 합하고 바르게 행동해야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碩클 석, 從따를 종 ▼▲▼ 처음 효는 어려움을 참고 견디면 칭찬을 들을 일이 있다. 둘째 효는 신하의 자리에서 나라의 어려움에 몸 바쳐 일만 했고 셋째 효는 가면 어렵고 돌아와 자기를 의지하는 사람들을 보살펴야 한다. 넷째 효는 여러 사람과 연합할 길을 모색하라고 했다. 중심 효는 정의로운 동지들이 모여들어 어려운 난국을 구제한다고 했다. 위 효는 돌아와 유능한 사람을 만나 도움을 청한다. 그칠 줄 안다는 것[見險而能止]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험한 어려움을 겪게 될 때가 있다. 험하고 어려운 일 앞에서 그친다[見險而能止]는 의미는 그 험난함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않고 냉철한 정신으로 헤쳐 나갈 최선의 방책을 찾는 다는 것이다. 먼저 어려운 상황을 그대로 인식하고 판단하는 일이다. 그 다음엔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분간하는 일이다. 그리고 나서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열심히 몸 바쳐 실행하는 일이다. 어느 일에서나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 바로 그쳐야 할 곳에서 그칠 줄 모른다는 것인데[不止其所] 그것은 욕심을 부리는 것이고, 판단을 그르쳐 허둥대는 것이고, 힘이 있는데도 열심히 하지 않는 게으른 태도이다. 그래서 험한 일 앞에 그칠 능력이 있으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는 말이다 위기 앞에 서 있을 때일수록 자신을 바르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니, 이것은 글자 ‘위(危)’자의 의미 안에 ‘바르게 하다’의 뜻이 있다는 것이 그 증거이기도 하다(危坐=正坐, 危言, 危行). 위험한 순간에 반드시 바른 자세를 취해야만 위험을 구제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해 주는 글자 풀이이다. <저작권자 ⓒ CR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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