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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칭으로 코칭으로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11/26 [13:04]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왜 손가락을 보느냐”

티칭으로 코칭으로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왜 손가락을 보느냐”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11/26 [13:04]

부엌에서 방아만 찧던 육조(六朝) 혜능(慧能 638~713) 선사(禪師)에게 제자가 물었다.
 
“경전의 이 부분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가르침을 주십시오?"
“나는 글자를 모르니 그 부분을 읽어 주게. 그럼 내가 가르쳐 주겠네."
제자가 어이없다는 듯이 묘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아니 글자도 읽을줄 모르면서 그 뜻을 어찌 아신단 말입니까?"
“달을 가르키는데 손가락은 봐서 뭐하누?”
“저는 손가락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손가락이 달인데?"
“저는 손가락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손가락에 대해 물었는데 달이라고만 하십니까?󰡓
“자네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대해 물으니까 그렇지.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왜 손가락만 보려하는가?"
 
세월호 참사로 국민들이 이래서는 안 되는데 하면서 가리키는 방향은 뻔한데 정치인들이 가리키는 손가락 방향이 다르게 보이고 있다. 세월호 유속을 모른 채 무리하게 조종간을 돌려 침몰했듯이 여,야간의 조종간 다툼으로 좌초되는듯해 안타까울 뿐이다. 모든 것을 접고 저 밑바닥부터 새로 쌓아 올라가야한다. 교육(敎育)의 교(敎)는 모방(模倣)으로 본받는 다는 뜻이고 육(育)은 양(養)으로 기르고 이끈다는 의미다. 가르칠 교(敎)가 '티칭'이라면 기르고 이끄는 육(育)은 '코칭'이라고 말할 수 있다.
 
조선시대 홍서봉(洪瑞鳳 1572~1645)은 영의정까지 지낸 빼어난 문신이었다. 그는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 슬하에서 교육을 받았다. 어머니는 친히 책을 펴 놓고 서봉이 게으름을 피우면 회초리를 종아리에서 피가 나도록 때리며 가르쳤다.
 
“네가 공부를 못하거나 행실이 바르지 못하면 세상 사람들이 너에게 아비 없이 자란 아이이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홀어미의 자식은 배로 노력을 다 기울여야 한다. 과자배학(寡子培學)하지 않으면 손가락질을 받게 된다. 어미는 그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
 
그리고는 피 묻은 회초리를 비단 보자기에 싸서 장롱 속에 소중히 간직했다. 세월이 흘러 홍서봉이 병조참의가 되고 1636년 우의정이 되었을 때 장롱 속에서 비단보자기에 싸놓은 회초리를 꺼내 보며 흐느껴 울면서 어머니를 그리워했다. 홍서범의 어머니는 너무나 훌륭한 ‘티칭'이셨고 반듯하게 자라도록 '코칭'한 스승이요 어머니였다.
 
국어사전에 달초(撻楚)라는 말이 있다. 부모나 스승이 훈계할 목적으로 회초리로 볼기나 종아리를 때리는 일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여기서 달(撻)자는 때릴 달이고 초(楚)자는 가시초로서 아프다는 뜻이다. 회초리를 들어 자신의 아픈 마음이 자식에게 전달되어져 바르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언젠가 잡지에서 읽은 기억에 장군 아버지를 둔 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은 자기 아버지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고 힘이 세다고 생각했다. 학생은 아버지의 힘을 믿고 선생님의 말씀도 잘 듣지 않고, 친구들 간에도 늘 뻐기거나 으스대면서 놀았다. 이를 전해들은 그의 아버지가 며칠을 두고 깊이 생각한 끝에 선생님을 집으로 초대하기로 했다. 그리고 초대 받은 선생님이 대문에 들어서자 장군이 맨발로 뛰어나가 무릎을 꿇고 선생님을 맞이했다. 이 광경을 지켜본 아들이 깜짝 놀랐다.
 
"아니 이럴 수가, 세상에서 아버지가 제일 힘이 세고 높은 줄 알았는데 선생님 앞에 무릎을 꿇으시다니. 선생님이 아버지 보다 높은 분이시구나!"
 
학생은 그 후로 선생님을 뵈올 때 전과 달리 정중하게 대하게 되었다. 선생님은 그 학생을 바른 교육으로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공부도 열심히 하도록 󰡐티칭󰡑하고 학생도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도록 하는 '코칭'되는 학생이 되었다.
 
혜능은 글자 속의 뜻이 달이라고 '티칭'했으나 제자가 깨닫지 못했다.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왜 손가락을 보느냐고 '코칭'했는데도 '코칭'되지 못했다. 교육의 참 뜻은 ‘티칭과 코칭' 두 낱말 속에 녹아있다.(미래문화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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