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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天下)를 얽어맨 도(道)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12/11 [09:12]
“인간이 마땅히 걸어야할 길이며 지켜야할 도리”

천하(天下)를 얽어맨 도(道)

“인간이 마땅히 걸어야할 길이며 지켜야할 도리”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12/11 [09:12]

하늘에도 길이 있고 바다에도 길이 있으며 땅에도 길이 있다. 왕래하는 길을 길이라 한다면 보이지 않으면서 길인 것, 삼라만상이 나고 죽는 궁극적인 실체를 도道라 한다. 그래서 도道는 길이다. 이치理致다. 순환循環이다. 다스림이다. 말미암음이다. 좇음이다. 원리다. 원리原理는 자연현상 뒤에 숨은 법칙이다. 이 법칙을 통해서 세계를 이해하고 이를 조종할 수 있는 것은 사고력 끝에 궁리된 도구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알면 모든 물체가 밑으로 떨어지는 원리를 알 수 있고, 바로 물이 떨어지는 원리를 이용해 물레방아를 돌려 곡식을 빻을 수 있다. 발전소를 세워 전기를 생산할 수도 있다.
 
이런 원리를 알아내는 방법중에 삼단논법三段論法 abduction이 있는데 예를 든다면 (대전제로) 모든 사람은 죽는다. (소전제로) 그는 사람이다. (결론으로) 따라서 그는 죽는다는 정해진 세가지 유형의 논법을 일컫는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s B.C.384~322는 위와 같은 논법으로 자연과 사회현상에 질서와 패턴이 있다고 생각했다. 일례로 시간은 만질 수도 들을 수도 없지만 지구가 자전하여 한 바퀴 도는 것을 24등분하여 시간을 정했다. 또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공전하는 기간을 30일로 묶어 한 달을 정했다. 그런가 하면 지구가 태양을 중심삼고 한 바퀴 도는 기간을 1년으로 정했다. 이 처럼 자연 속에 숨은 원리를 밝히고 사람이 살아가는 패턴까지 묶어 표현된 것이 도道다. 도道자는 머리수首를 감싸 안은 책받침辶자로 구성되어 있다. 책받침자는 착辵으로 ‘가고 멈춤’을 나타내는 사행사지乍行乍止다.
 
머리수首는 제일 위인 우두머리와 먼저를 나타내고, 임금으로 거느림과 존경 그리고 처음인 시始을 뜻한다.
 
멈춤은 인간이 나서 부모슬하에서 자라나는 기간으로 준비와 예비기간을 말한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십자로에 서있는 나그네와 같다. 예비기간을 보내고 목표가 정해지면 스스로 길을 선택하여 가야한다. 그 길을 가는 방식方式, 양식樣式, 법칙, 규칙, 준칙準則 등을 통찰하여 걷는 길을 도라 한다. 이를 이치理致, 진리, 이법理法, 원리, 본체 등의 의미로 확대하여 철학적인 법주로까지 넓힌 이가《노자老子》(B.C 6세기경) 이다.
 
《시경詩經》에서는 도를 길이라는 의미로 ‘주도周道는 숫돌같이 판판하고 그 반듯함은 화살과 같다’고 당시 사회가 기탄없이 돌아가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상서尙書》에서는 인도와 안내의 뜻으로 ‘하夏나라의 우공禹貢이 홍수 때 물길을 잘 인도하여 천하를 구하였다’는 이끌고 안내하였다는 내용이 있다.
 
《탕고湯誥》에는 ‘탕湯(중국고대의 상왕조商王朝) 임금의 선정善政에 복을 주어 보답하고 걸傑(중국고대 하夏나라의 마지막 왕)임금의 잘 못을 벌주어 응징했다고 천도天道를 자연의 도로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천도는 선한 것을 보답하고 포악한 것을 징벌한다는 천(하늘)이 인간화의 사상으로 변형된 것을 읽을 수 있다.
 
《공자孔子》B.C 551-479는 천의 인격화가 확실하게 전개되어 인간생활의 규범까지 설정하고 있다. 천도는 진법으로 인간이 노력하는 최종목표로 확대하고 이를 당연한 이법理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도는 만유萬有의 원리로써 영원무궁한 것이므로 사멸이 있을 수 없으며, 진리의 본원으로 인간이 실천해야할 지고지선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도는 사람만이 넓힐 수 있지 도가 사람을 넓힐 수 없는 것이라고 공자는 말하였다. 도는 영원불멸하게 존재하지만 사람만이 넓힐 수 있는 것으로 말하면서 최고의 도는 어디에도 통해 제한이 있을 수 없다고 피력하였다. 그러나 하늘과 땅이 다르듯이 천도天道와 인도人道를 구분지어 설파하고 있다.
 
도가道家에서는 도가 우주의 본체나 만유의 원리로 확대되어 천지자연의 도를 논하였다. 이것을 유가儒家에서는 인간이 행하여야 하는 인륜의 도를 보편적 규율로 구별하고 있다.
 
노나라의 애공哀公(예기禮記의 편명)은 ‘도란 만물을 변화시키고 수성遂成시키는 것이다.’고 말하고 ‘만물은 도의 한 모퉁이가 되고 일물一物 또한 만물의 한 귀퉁이가 된다.’고 하였다.
 
복송의 성리학자 정이程頤1033∼1107와 남송의 유학자 주희朱熹1130∼1200는 이理로써 도를 해석하고 남송의 심학자心學者 육구연陸九淵1139∼1192과 명대의 유학자 왕수인王守仁1472∼1528은 심心으로 도를 해석하였다.
 
북송의 정이와 소옹邵雍1011∼1077은 도를 신神으로 해석하고 본체를 이易로, 이치를 도라고 하면서 한 번은 음陰하고 한 번은양陽하게 하는 것이 도라고 하였다. 정이는 형이상形而上이 도가 되고 형이하形而下가 기器가 된다고 하면서 본원상本原上으로 보면 도는 기본基本이 되고 기는 말末이 된다고 하면서 음양을 떠나서는 도가 없다고 하였다.
 
주희는《답황도부答黃道夫》에서 ‘이理라는 것은 형이상의 도이며 만물을 낳는 근본이다. 기氣라고 하는 것은 형이하의 기器이며 만물을 낳은 기이다’라고 하였다.
명明의 나흠순羅欽順1465∼1547은 ‘도는 기 밖에 있는 것이 아니며 사물 중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았다. 형태가 있어도 기가 있고 형태가 없어도 기가 있다. 도는 기 가운데 깃들어 있다.’고 하였다.
 
명나라 말 황종희黃宗羲1610∼1695는 청초淸初의 사상가로 ‘천지에 가득한 것이 기氣이다. 음과 양이 기를 떠나서는 있을 수 없는 것처럼 기를 떠나서는 도道도 볼 수 없다.’고 하면서 ‘도는 유형무형 가운데 깃들어 있으며 천지에 가득한 것이 기라.’고 했다. 따라서 ‘기를 떠나서는 도를 말할 수 없다. 도와 기는 상과 하, 선과 후를 말할 수 없다.’고 하였다.
 
위의 예와같이 동서의 사상가들이 도에 대한 학설을 원리나 법칙, 이치나 진리로 보면서 사물의 속성이나 성질을 본질과 본체로 묘사하였다.
 
어찌 되었든 도는 인간이 마땅히 걸어야할 길이며 지켜야할 도리이다. 이처럼 당연히 실행에 옮겨야할 도리에 대하여 한 번 쯤은 짚고 넘어가야할 내앞에 놓인 산과 같은 것이어서 선인들이 주장한 학술의 편편들을 옮겨 보았다. 위의 내용을 옮기면서 느낀 소감은 모르긴 하지만 이 이상의 것도 이 이하의 것도 다 얽어매는 큰 그물 같은 것이라고 나름대로 논하고 마감 짓는다.  임종대(미래문화사 회장·출판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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