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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바르게 올라가자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5/11/23 [23:55]
『주역』 지풍승괘地風升卦()에서 살펴본다

천천히 바르게 올라가자

『주역』 지풍승괘地風升卦()에서 살펴본다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5/11/23 [23:55]
우리 사회는 사회 전반에 걸쳐 단기간에 급속한 변동을 가져온 대표적인 나라이다. 1962년 제1차 경제발전 5계년계획을 시작할 무렵 일인당GNP 82$에서 2014년 일인당GD가 약28,000$에 육박하고 있다. 이러한 급속한 경제발전은 우리 사회에 만연되었던 빈곤의 탈피는 물론 사회발전의 계가가 되었다, 이러한 효율성의 극대화의 의식은 급속한 경제성장의 어두운 그림자중 하나인 빨리빨리 문화가 사회적인 미덕처럼 비쳐지게 되었다.
 
이러한 의식은 오래전부터 국민적 운동으로 보편화된 산행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산행의 목적이 자연의 변화 속에 얻게 되는 교훈이나 산속에 핀 꽃의 모습과 그 향기를 즐기기 보다는 산 정상의 몇 시간 만에 올라갔느냐?, 어디를 다녀왔느냐의 산행실적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사회는 고속승진의 비화, 몇 년 만에 매출 몇 백억을 달성한 벤처기업을 모델로 삼고 그 비결을 배우려고 안간힘을 다하곤 한다. 우리는 목표달성을 위해 달려가면서 그 이후에 다가오는 허탈감과 무력감에 대해서 아무도 관심을 가지려하지 않는다. 
 
천천히 달려가자.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면서 달려가는 의미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가져보자.그리고 작은 의미들이 쌓이면 자연히 큰 것을 얻을 수 있는 이치를 󰡔주역󰡕의 지풍승괘地風升卦( )에서 살펴보자.
 
작은 것을 쌓아서 높이 올라가라
 
『주역』의 지풍승괘地風升卦()에서는 작은 것이 축적되어 큰 것을 이루는 도리를 말하고 있다. 이때 승升이란 오를 승昇으로, 올바른 승升은 점진적으로 시의성에 맞게 올라감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을 뜻한다. 올라감의 유형으로는 ①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계단을 올라가듯이 차근차근 올라간다. ② 작은 것이 커지고, 약한 것이 강해지는 것이다. ③어린 나무가 큰 나무가 되는 것이다. ④사람이 성장해 제구실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의 유형으로 나타난 올라감을 위해서는 반드시 순종順從의 덕을 가지고 모든 것을 정성스럽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천도天道에 대한 순종과 겸손으로 나아가 상승함을 말한다.

순리順理에 따라 겸손과 순종으로 올라가라.
 
승괘升卦에서는 진리眞理에 대한 겸손과 순응으로, 즉 순리順理에 따라 올라가야한다고 말한다. 승升은 단계를 밟아서 점진적으로 나아가는 것으로 누구나 노력하면 크게 형통해 진다는 것을 강보하고 있다. 진실한 마음으로 眞理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나아가면 근심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공자孔子는 이에 대하여 ‘하늘의 시의성時宜性에 맞게 순종과 겸손으로 오르면 크게 형통하다.’ 고 한다. 이때 시의성時宜性이란 머물러야 될 때 곧 머물고, 행해야 될 때 곧 행함(시지즉지時止則止 시행즉행時行則行)을 의미한다. 그리고 대인大人을 만나 진리眞理에 대한 자각自覺함으로 신인합덕神人合德인 경사慶事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밝은 진리를 향해 올라가면 뜻이 행해진다고 말한다.
 
진실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서 올라가야한다.
 
승괘升卦에서는 지금 현실적인 여건이 좋지 않더라도 유순柔順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군자君子를 따라야 크게 길吉하다고 한다. 그 결과 하늘과 군자의 뜻이 같아져서 천인합덕天人合德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성인지도聖人之道에 대해서 마음속으로 정성을 다해 진실로 순종順從하고, 천도天道에 따라 행함을 말한다. 약禴은 여름제사를 의미한다. 예부터 여름철의 제사는 기후관계로 음식이 상하므로 제사음식을 많이 할 수가 없다. 비록 작은 대나무 두 그릇에 기장과 피로써 제사를 지내도 정성을 다해서 제사를 바치면 마음속에서 나오는 기쁨이 있게 된다고 한다. 이것은 진실하고 정성된 마음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나를 비우고 순종하는 마음으로 올라가야 허물이 없다.
 
승괘升卦에서는 겸손한 마음으로 나를 비우고 과감하게 올라야 한다고 한다. 나를 버리고 올라간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도통道通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의 욕심과 욕망을 버리고, 성인聖人⋅군자지도君子之道에 대한 의심이 모두 해결되었음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성인지도聖人之道에 대한 확신 없이는 나를 비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믿고 의지할 곳이 있어야 나를 버릴 수 있다는 말로 보인다.

곧고 바른 마음이라야 단계단계를 쉽게 오른다.
 
천도天道에 대한 곧고 바른 마음이라야 길하다는 것이다. 성인지도聖人之道와 상응相應하여 올라가는 것이 계단에 오르듯 쉽게 오른다는 것이다. 섬돌 계단을 올라간다는 것은 군자君子의 순종과 바른 마음으로 형이상形而上의 세계로 도달하게 됨을 의미한다. 또한 올바른 마음으로 올라가면 보다 쉽게 오를 수 있음을 말한다.
 
성급하고 어둡게 올라감이 극에 달하면 흉凶하다.
 
승괘升卦에서는 지나치고 성급하게 올라가면 혼미하고 어둡게 된다고 한다. 이것은 소인지도小人之道에 대한 경계사이다. 그러나 어둡게 오름이나 반성하면서 쉬지 않고 노력하고, 삼가면서 바르게 하면 이롭게 된다고 말한다. 이 말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올라가려고 만 하지 말고 쉼없이 꾸준히 바르게 노력하는 것이 이롭다는 것이다.
 
더 이상 경거망동하게 올라가지 말고 멈추라는 것이다. 즉 머무르는 공부, 내적정진 공부를 하라고 말한다. 그러면 그 결과로 어둡게 올라감이(명승冥升)이 밝게 올라감(명승明升)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승升은 작은 것이 축적되어 큰 것을 이루는 도리를 말한다. 그리고 올라가는 승升의 이치는 성인지도聖人之道에 대한 겸손과 순종에 있다고 말한다. 즉 진리眞理에 겸손하고(손巽), 순응함을(순順) 말한다. 그리고 누구라도 진리眞理에 대한 겸손과 순리順理에 따라 점진적漸進的으로 나아가면서 노력하면 크게 형통해 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까닭에 진리眞理에 대한 믿음으로 나가면 절대 근심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단기적인 효율성과 목적 제일주의 가치관에 허덕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성인지도聖人之道를 통해 덕德은 조금씩 쌓아서 진실하고 바른 마음으로 형이상의 높은 곳을 향해서 올라가라고 충고하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열심히 달려왔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서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는 것에 의미를 찾아야 한다, 우리 모두 바르게 천천히 올라가자. 아름다운 동행과 의미 있는 세상을 위해서... (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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