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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헌의 주역과 장자 읽기
죽어버린 혼돈渾沌
장자 쉽게 읽기(마지막회)
기사입력: 2016/01/05 [07:04]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이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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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海之帝爲倐, 北海之帝爲忽, 中央之帝爲渾沌. 倐與忽時相下遇於渾沌之地, 渾沌待之甚善. ?與忽謀報渾沌之德, 曰: 「人皆有七竅以視聽食息此獨無有, 嘗試鑿之.」 日鑿一竅, 七日而渾沌死.     

남해南海의 제왕을 숙倐이라고 하고, 북해北海의 제왕을 홀忽이라고 하며, 중앙의 제왕을 혼돈渾沌이라고 한다. 숙과 홀은 때때로 혼돈의 땅에서 만나곤 했는데, 혼돈은 그들을 매우 잘 대접했다. 숙과 홀은 혼돈의 호의에 보답하고 싶어서 함께 상의하였다.     

“사람들은 누구나 일곱 개의 구멍이 있어서 보고 듣고 먹고 숨쉬는데 이 혼돈에게만 그것이 없다. 우리가 시험 삼아 구멍을 뚫어 보자.”    

그리하여 하루에 한 구멍씩 뚫었다. 7일째가 되자 혼돈은 그만 죽어버렸다.
 
南海之帝爲倐(남해지제위숙) 北海之帝爲忽(북해지제위홀) 中央之帝爲渾沌(중앙지제위혼돈): 남해의 임금은 숙이고 북해의 임금은 홀이고 중앙의 임금은 혼돈임. 倐(숙)과 忽(홀)은 모두 빠르다는 뜻으로 시간적으로 유한한 인간의 작위성을 비유함. 渾沌(혼돈)은 일체의 차별적 지식이 발생하지 않은 무위자연의 상태, 곧 도를 의인화한 것이다.
謀報渾沌之德(모보혼돈지덕): 혼돈의 은덕에 보답하려고 함께 만남.
七竅(칠규): 일곱 개의 구멍. 두 눈, 두 귀, 두 개의 콧구멍, 한 개의 입을 가리키는데 인간의 七情(칠정)을 의미한다. 

  
갓 태어난 어린아이가 신비스럽고 사랑스러운 것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혼돈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지극히 순수하고 손 댈 것 없는 자연은 그대로 보존되어야 한다는 것을 우화로 말해 주며 강한 여운을 남겨 준다. 장자의 우화 가운데 특히 걸작으로 인정받는 유명한 글이다.     

‘숙’과 ‘홀’ ‘혼돈’은 마치 사람 이름인 것처럼 나오지만, 단지 인위적인 태도와 자연적인 태도를 각각 의인화한 것일 뿐이다.     

숙倐과 홀忽이라는 글자는 각각 ‘빠름’과 ‘갑자기’라는 의미를 지닌다. 모두 신속하게 움직이는 것을 묘사하는 글자이다. 따라서 조급하게 무엇인가를 도모하려 하는 자연적 성정에 반하는 태도에 대한 비유다. 혼돈은 만물의 시작이며 아직 분화되지 않은 상태, 즉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상태이다. 일체의 차별적인 지식이 생기기 이전인 무위자연의 도를 상징하기도 한다. 숙과 홀이 이러한 혼돈에 구멍을 뚫어 주려고 한 생각은 선의로부터 나온 것이었다. 일곱 개의 구멍[七竅]은 눈. 귀. 코의 구멍과 입을 가리킨다. 장자는 인위적인 도덕적 교화의 확대는 사람의 타고난 자연적 본성을 죽인다고 여겼다.     

마지막 남은 순수자연의 몸에 구멍질을 하다가 결국 진리가 은폐되고 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 자초한 결과이다.     

‘혼돈의 죽음’을 이야기 해 주는 장자는 수양 과정을 통해 시각 자체를 넓힘으로써 이런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혼돈을 회복하는 방법은 이목구비라는 감각 기관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온전함과 단순함을 보존하라는 것이다. 자신이 해야 하는 몫은 성공과 실패, 이해와 득실에 좌우 되지 않고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담담하고 대범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신에게 일어난 어떠한 상황에도 합당한 이치에 따라 대처하여야 하는 것이다. ‘위대한 도’ 안에서 스스로를 잊고 살며 위대한 도를 체험하면서 물속에서 노니는 물고기의 즐거움을 누려보라는 다짐인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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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버린 혼돈渾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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