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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질 고목 아쉬워 말고 풍랑 겪을 새싹 걱정말자

신민형 | 기사입력 2016/10/22 [20:18]
하늘소풍길 단상

쓰러질 고목 아쉬워 말고 풍랑 겪을 새싹 걱정말자

하늘소풍길 단상

신민형 | 입력 : 2016/10/22 [20:18]

눈뜨자마자 읽던 아침신문이 오지 않았다. 내친 김에 색깔 다른 지면을 비교해보던 포털뉴스도 검색하지 않았다.
 
귀를 씻은 기분이었다. 근래 어수선한 세상사에 너무 관심을 기울였다. 안타깝고 한심했고 이윽고 분개까지 이르는 지경이었다. 세상 관찰만 해도 이런데 그 속에 휩쓸려 더 큰 분노와 증오심으로 살아가지 않은 게 다행이다 싶었다. 색깔을 분명히 하며 정의를 세운답시고 챙기는 재미는 만끽할 수 없지만 말이다.
 
귀 씻고 바라본 손녀의 재롱이 한결 해맑다. 고목에 돋아나는 신비한 새싹같다. 세상 뉴스 눈감고 손녀 모습 보고 나선 법화산 산책 발걸음과 마음이 가볍다. 가을색 띠어가는 숲이 아름답다. 낙엽지고 흙으로 돌아가 다시 새싹으로 순환되는 과정이 새삼 신비롭다.
 
하산하면서 내가 보기엔 고운 단풍과 낙엽처럼 늙어가는 아내와 우렁된장 쌈밥을 늦은 점심으로 들어야겠다.
 
그리고 고목에 돋아나는 해맑은 새싹과 세상 풍랑 겪고 있는 나무랄 수 있는 애들 이야기 즐겁게 나눠야겠다. 쓰러질 고목을 아쉬워 말고 새싹이 나무로 성장하며 겪을 풍랑도 지레 걱정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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