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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음인 대식가와 소음인 구토증 치료 사례

최재훈 | 기사입력 2017/03/24 [07:46]
태음인계 4개 체질의 ‘中消症’과 방광실체질의 처방

태음인 대식가와 소음인 구토증 치료 사례

태음인계 4개 체질의 ‘中消症’과 방광실체질의 처방

최재훈 | 입력 : 2017/03/24 [07:46]

먹어도 먹어도 헛헛하다”
 
십여년 전쯤의 일이다. 40대 초반의 당당한 체격의 중년 여성으로 체중 90kg, 170cm의 큰 키에 골격이 대단했다. 웬만한 남자 운동선수 골격이다.
 
어디가 아파서 왔느냐고 물어보니 “말도 못해요. 먹어도 먹어도 헛헛해서 죽겠고 그렇게 많이 먹는데도 기운이 하나도 없다.”며 혹시 당뇨병인가 하여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다. 나는 얼마나 먹길래 그러냐고 물어 보니 그 아줌마 왈 ‘아침에 7공기, 점심에 9공기, 저녁에 7공기’ 먹는단다. 실로 대단한 식욕이라 믿을 수가 없어서 재차 물어 보니 “밥만 그렇게 많이 먹지 반찬은 김치 한가지 뿐 다른 반찬은 안 먹는다.”고 하며 “이렇게 많이 먹는 것도 또 그렇게 많이 먹어대는데도 불구하고 헛헛해서 죽겠는데 아무래도 무슨 병이 있는 것 아니냐”며 진찰을 해 달라고 한다.
 
척 봐도 태음인 계열임이 분명하다. 떠오르는 구절 “筋脚無力 中消善飢者”, 즉 태음인계 4개체질의 ‘中消症’이다. 풀이하면 글자 그대로 다리에 힘이 없고 먹으면 먹는 대로 소화가 되어 버리고 배고픔(허전함, 헛헛함=무엇이라도 먹어야 될 것 같은 상황)이 수시로 밀려온다는 뜻으로 그러한 증상을 한의학에서는 ‘食消症’또는 ‘中消症’이라 표현한다.
 
그 때는 24체질의학을 모르고 있던 시기이기에 태음인의 식소증에 사용하는 처방인 ‘調胃升淸湯’을 20일분 처방했다. 그 약을 복용하고 며칠이 지나자 헛헛함이 사라지기 시작하고 그렇게도 없던 힘이 좋아졌다고 하며 그 약을 더 복용하고 싶다고 한다. 다시 같은 처방으로 20일 투여하였다. 환자의 하는 말이 이제 거의 정상적인 식사량으로 돌아 왔다고 하며 환자의 표정은 귀신에 홀린 듯 하였다. 불과 40일 전 까지만 해도 밥통을 끌어안고 미친 듯이 먹어댔는데 참 희한한 병도 다 있다며 감탄을 한다.
 
요사이 가끔 뉴욕에 계시는 염태환 스승님께 전화를 드리는데 한번은 선생님께서 말씀 중에 “이제마 천재 아니야 천재”, 이를 다시 새겨 들으니 ‘한의사가 되었으면 열심히 연구 해라’하시는 말씀이었다. 쉴 틈을 주지 않고 독려하시는 것 같다. 늘 감사드린다.
 
먹으면 토하기를 6개월…
 
먹으면 토하고 탈진하면 병원에서 링거, 영양제를 맞았고 직장까지 그만 두고 종합병원에 입원했다. 각종 검사를 받아 보아도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1달에 1~2회 발병하면 아무것도 먹지 못하였다. 꼼짝없이 토하기를 3일. 기진, 탈진으로 집에서 가료하기를 6개월.
 
20대 후반의 170cm정도의 키가 큰 젊은 미혼 여성이 내원하여 진찰하게 되었는데 바싹 마르고 백지장 같은 얼굴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체질맥을 보니 방광실체질(소음인 계통)이고 전통맥을 보니 맥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또 복인을 해보니 위장 부위에 진수음(물소리가 쿨렁쿨렁)과 함께 공기 소리가 벙벙 들린다. 위장이 움직이지 않는 상태이다. 오랫동안 먹지 못해서 그런지 말하는 소리가 모기소리만하다.
 
방광실 체질에 해당하는 체질침을 놓고 ‘桂枝半夏生薑湯’을 10일분 처방하고 매일 체질침 치료를 2일째하니 토하는 것이 멈추고 죽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재차 ‘桂枝半夏生薑湯’을 10일분 처방하고 방광실체질에 해당하는 체질침을 매일 치료해 나가며 관찰하기를 12일째 되던 날 반 공기 정도의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기운도 조금씩 좋아졌다. 침치료를 하루걸러 한 번씩 치료하기로 결정하고 ‘香砂養胃湯’으로 10일분 처방해 입맛이 살아나 식사 때마다 반 공기 이상 잘 먹는 편이었으나 아직은 소화력이 부족한 탓인지 가끔 속이 불편하다고 한다. 나는 지금 회복 중이니 음식 양에 대해 각별히 주의하라고 일러주고 다시 ‘香砂養胃湯’으로 10일분 처방하고 방광실체질에 해당하는 체질침 치료를 계속하고 있는데 체력이 금방 회복이 안되는 듯하였다. 그 후 세월이 흘러 결혼 후 건강한 사내 아이 낳고 잘 살고 있다. 남편은 정형외과의사다. (민제한의원장·24체질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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