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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성정으로 병의 원인을 알 수 있는 한의학

최재훈 | 기사입력 2017/03/28 [08:37]
방광실체질의 위장환자와 소장실체질의 신부전증

환자의 성정으로 병의 원인을 알 수 있는 한의학

방광실체질의 위장환자와 소장실체질의 신부전증

최재훈 | 입력 : 2017/03/28 [08:37]

“음식 냄새가 조금만 이상해도 비위가 상해요”

 
30대 중반의 여자 환자로 마른 체격의 170cm의 키. 피부색은 희고 얼굴색은 누렇고 윤기 없는 혈색이며 기운은 없어 보인다. ‘음식 냄새가 조금만 이상해도 비위가 상한다.”고 했다.
 
체질맥을 보니 방광실체질의 환자다. 즉, 소음인 계열의 환자인데 24체질의학에서는 소음인 계열에 4가지 체질이 존재한다. 같은 소음인이라도 맥이 뛰는 모습이 4가지의 종류로 나누어진다.
 
방광실체질은 방광기능이 기능 이상으로 활동하므로 상대적으로 위기능이 약해진 상태를 의미한다. 오맥법(전통 맥법)의 진찰해 보니 기운이 대단히 부족하다. 복진을 해 보니 위부위에 진수음이 있다. 다시 말하면 환자의 위장 부위를 손가락으로 두드려 보면 물소리가 쿨렁 쿨렁 소리가 난다.(위장 기능의 실조로 ‘水氣凌心’, 즉 전화벨 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두근두근 하는 증상. ‘溢飮’, 즉 앉았다 일어나면 어지어운 증상)
 
진수음과 함께 공기 소리도 벙벙하였다.(위장 운동력이 거의 안 되는 상태로서 항상 미식미식하고 비위가 약하여 음식이 조금만 불결(?)하거나 냄새나 음식의 색깔이 조금만 이상해도 속이 울렁거린다.)
 
이상의 진찰 결과, 환자에게 모든 증상은 “당신의 성정(성격)에 매달려 생기는 것”이며 “모든 일에 걱정(두려움, 공포심, 불안감)이 앞서고 그것 때문에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결정 못내리고 또 생각하는 성격이다. 증상으로는 앉았다 일어서면 핑하고 어지럽지 않느냐? 전화 벨 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느냐? 항상 미식거리지 않느냐? 차멀미도 자주 할 것이며 소화도 잘 되지 않고 대변이 딱딱하지 않은데도 며칠에 한번 보지 않느냐? 무슨 일이던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결정 못 내리고 생각하다 하다 지치면 다음 날 또 생각하고 그렇지 않느냐?” 하고 환자에게 물어보니 눈이 휘둥그레 해진다. 부끄러운 듯 살짝 웃으며 “어떻게 그렇게 내가 갖고 있는 증상들을, 몸의 상태를, 평상시 나의 습관적인 생각을 그렇게 자세하게 알 수 있는지...” 신기해 한다.
 
한의학은 이런 것이다. 환자의 체질을 진맥으로 감별과 복진을 하고 전통맥법으로 환자의 체력의 유무를 관찰하고 나면 그 환자의 성정(성격)이, 증상들이 훤히 드러난다. 그로써 병에 원인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 곧 한의학인 것이며, 이런 능력이 생기기까지 나는 스승들의 도움으로 드디어 47세 10월 20일 한의학 전반의 모습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가슴이 터질 것 같은 환희와 그동안 그렇게 자세히 알려주려고 묵묵히 기다려 주신 스승님께 대한 감사한 마음이 북받치듯 차올랐다.)
 
그 여자 환자분은 나에게 치료만 받으면 다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지 진찰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만족해한다. 나는 치료 기간은 3개월 정도 소요될 것이며 치료 효과는 수일간의 치료로도 알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는 체력이 많이 좋아 질 것이라고 재차 설명하고 방광실체질에 해당되는 침법으로 체질침을 거의 매일 시술했다. 그리고 체질처방인 ‘桂枝半夏生薑湯’을 투여로 10일간 치료를 시작해 ‘香砂養胃湯, 升陽益氣湯’ 등으로 상황에 맞게 처방을 선택해가며 치료하니 어지러움은 금세 없어지고 환자의 누렇던 혈색이 돌아왔다. 얼굴에 윤기가 돌며 미식미식한 것도 없어지고 차 멀미도 없어져 음식을 잘 먹게 되고 소화도 잘 되어 대변도 수월하게 보게 되었다. 그렇게 안절부절하며 걱정하고, 생각하던 성격이 수월하게 지나칠 수 있는 성격(성정)으로 변하고 매우 명랑해졌으며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진찰하고 나면 아하!하고 무릎을 치게 된다. 즉 그 병의 원인을 , 치료대책을, 치료 기간을 바로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말로 한의학은 굉장한 학문임에 틀림이 없다.
 
소장실체질의 신부전증 U.F.O 할아버지
 
민제한의원에서 비행접시 할아버지로 통하는 오래된 단골 환자 분이 있다. 지병이 당뇨병이다. 6.25동란 중 고향인 충남 서산에서 마을 주민 30~40명과 함께 대낮에 직경 10M 쯤 되어 보이는 은색의, 아무 소리도 안 내고 굉장한 속력으로 비행하는 비행접시를 5~6차례 보았다고 한의원에 올 때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재미있는 할아버지이다.
 
당뇨로 오래 고생하시는데 최근 들어 다리와 얼굴이 붓고 양기가 하나도 없다며 조치 좀 해 달라고 하신다.
 
할아버지 체질은 소장실체질이다. 오랜 당뇨로 신장기능이 많이 나빠진 듯하다. 신부전증 초기 단계로 판단되어져 ‘十二味地黃湯’과 녹용 6g을 처방하여 20일분을 드렸다. 다 뵥용하고 얼굴과 다리 부은 것도 사라졌다고 하신다. 같은 약으로 20일분을 더 요청하시며 또 다시 비행접시 얘기로 흥분하기 시작하신다. 자기가 본 비행접시하고 똑같은 비행접시를 인터넷에서 보았다고 이야기하며 집에 가실 생각을 안 한다. 노인이 거짓말은 안하실 테고... 한동안은 노인의 얘기에 귀가 좀 시달려야할 것 같다. (민제한의원장·24체질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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