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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이기는 법

최재훈 | 기사입력 2017/06/23 [07:56]
“입맛 당기는대로 먹고 자연 그대로 생활하자”

더위를 이기는 법

“입맛 당기는대로 먹고 자연 그대로 생활하자”

최재훈 | 입력 : 2017/06/23 [07:56]

옛 사람들은 더위를 식히고 이기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발견해 왔다. 땡볕에서 노동을 줄이고 서늘한 그늘에서 쉬고 낮잠도 즐기고 몸을 상하지 않게 했다. 더위를 순조롭게 보낼 먹거리, 양생법을 스스로 찾아내었다.     

몸이 허약한 사람들 또는 노인들은 계절의 상황에도 적응하기 힘들고 환절기에도 잘 적응하지 못한다. 생명력 자체가 약하기 때문이다.     

한참 더운 여름, 땀을 많이 흘리는 계절이라 체력 소모가 많으므로 수분섭취, 염분섭취, 영양식, 보약 등을 필요로 하는데 체질에 따라 차이가 있다. 더위에 기운이 지친 소음인계 신실체질, 방광실체질, 비허체질, 위허체질(평상시 땀이 잘 나지 않는 체질, 내성적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결정 못 내리고 생각에 붙들리고 조심이 지나치며(思卽氣結) 잘 체하고 소화기가 약한 체질이나 하체가 튼튼한 체질)인 경우에는 삼계탕, 염소탕, 보신탕, 민어탕 등 뜨거운 음식이 좋다. 과일은 사과, 귤, 복숭아가 좋고 차로는 인삼차, 생각차, 계피차, 꿀차가 좋다. 또한 뜨거운 물을 먹는 것이 좋다.     

성질이 급하고 차가운 것을 좋아하는 소양인계 심실체질, 소장실체질, 심포실체질, 삼초실체질, 신허체질, 방광허체질(성격이 급하고 외향적, 소화기가 튼튼한 편이며 대식가이며 하체가 약하고 양기가 약하다.)인 경우 돼지고기, 오리, 굴, 새우, 문어, 멍게와 냉면, 메밀국수, 콩국수, 보리밥이 좋다. 과일은 수박과 참외, 야채로는 오이, 상추 등 성질이 서늘한 음식이 좋다. 차로는 구기자차, 오미자차가 좋다.     

소양인은 성질이 서늘한 음식이 잘 맞는다. 태음인계 간실체질, 담실체질, 폐허체질, 대장허체질(평상시 땀이 잘 나는 체질, 성격이 낙천적이며 점잖은 편이며 말수가 적고 기관지 폐와 대장기능이 약하고 간기능은 튼튼한 체질)인 경우 땀을 많이 흘리는데 소고기, 뱀장어, 우유, 버터, 치즈, 두부가 좋고 차로는 율무차, 칡차, 영지버섯이 잘 맞는다.     

태양인계 간허체질, 담허체질, 심허체질, 소장허체질, 심포허체질, 삼초허체질, 폐실체질, 대장실체질, 비실체질, 위실체질(성격이 급한듯하나 내성적이다. 눈빛이 예리하고 꼭 필요한 말만하고 관찰력이 매우 뛰어난 체질이며 다른 체질에 비해 희소한 체질, 폐기능이 발달되고 간 기능이 약한 체질)은 붕어찜, 새우, 굴, 전복, 문어, 낙지 등 담백하고 지방질이 적은 담백한 음식이 좋고 과일은 포도, 다래, 감, 머루, 키위가 좋다. 메밀국수, 냉면 등도 좋다.    

여름철 과일은 모두 다 성질이 서늘하다. 더군다나 냉장고에 보관된 찬 과일들은 심실체질, 소장실체질, 심포실체질, 삼초실체질, 신허체질, 방광허체질, 간실체질, 담실체질, 폐허제칠, 대장허체질에게는 맞지만 신실체질, 방광실체질, 비허체질, 위허체질에는 덜 맞으므로 실온에 있던 과일을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체질을 불문하고 여름철 음식을 잘못 먹고 배탈, 설사가 난 경우는 뜨거운 음식을 먹고 뜨거운 물을 마시고 배를 따뜻하게 하는 것은 당연하며 체질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 사람들은 체질적인 문제에 매우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고 환자들이 체질에 대해 많이 궁금해 한다.     

임상적으로 체질은 구별 되어져야 하고 치료 처방을 구성할 때도 중요한 포인트가 되지만 일반인들이 특별히 알 필요가 없고 체질을 알아서 별로 도움 될 것이 없다.     

왜나햐면 각자 입맛이 요구하는 바 당기는 음식을 섭취하면 된다. 각자 입맛에 당기는 음식이 바로 몸에서 필요로 하는 영양물질인 것이다. 이 음식을 체질에 안 맞으니 먹지 말아야지 하고 구분 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어떤 논리에 사로잡혀 있으면 그것이 바로 집착이요 병이 되는 것이다. 인스턴트 음식, 이것만 주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혹자들은 나는(소양인?) 본래 열이 많은 체질이라 추위는 잘 참아도 더위는 못 참는다. 즉, 소양인계 6개 체질은 신장, 하체, 양기부족체질이라 虛陽(허양)이 떠서 전신의 순환이 쉽게 이상 항진된다. 혹은 나는(소음인?) 원래 냉체질이라 더위는 잘 견뎌도 추운 것은 고통스러워한다. 소음인계 4개 체질은 소화기가 약한 체질이므로 기운이 막혀 있어 전신의 순환 능력이 나쁘다.     

물론 체질적인 소인은 있지만 둘 다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인 것이다. 건강한 소음인, 소양인이라면 체질 구분없이 추위도 더위도 잘 견딘다. 이런 상태라면 체질을 구분할 필요가 없어진다. 즉, 외부의 온도변화(六氣= 風, 寒, 暑, 濕, 燥, 火)에 대하여 건강한 몸 자체가 스스로 조절해내며 충격 받지 않기 때문이다.    

더위를 이기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 놓은 것이 에어컨이다. 물론 한창 더울 때 사용하면 더위로 인한 충격을 줄이고 잠 못 이루는 열대야에 편안한 수면을 이룰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하루 종일 에어컨의 찬 기운을 접하게 되면 땀구멍이 막히게 되어 수분대사가 저하되며 혈액순환의 저하로 말초에서 생성된 노폐물의 교환이 원활하게 이루지 않으므로 몸이 무겁고 찌쁫하고 실외에 나가면 땀이 줄줄 흐른다. 입맛과 기운이 없어지는 에어컨 병이 생기게 된다.     

옛날에도 땀을 너무 많이 흘리고 영양부족으로 오는 더위 먹은 병(注夏病=주하병) 증상과 흡사하다. 이럴 때는 부드럽고 적당한 운동으로 땀의 배설을 도와야 된다. 또한 영양식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땀을 흘린 후 미지근한 물로 샤워한다. 이렇게 하면 다시 생체리듬을 회복할 수 있다. 더위를 이기는 방법이 아무리 여러 가지 있더라도 평상시의 섭생이 완전하다면 스스로 몸이 알아서 더위를 이기는 법을 찾아간다. 인체가 자연히 그렇게 하는 것이다. 괜히 콩국수가 먹고 싶고 참외가 먹고 싶고 수박이 먹고 싶고 메밀국수가 먹고 싶고 삼계탕이 먹고 싶고 보신탕이 당길 때 상황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양과 먹고 싶은 횟수를 나 스스로 요구될 때 채워주면 된다. 당기는 대로 그대로.    

나의 육체의 이상, 마음의 번거로움을 바깥에서 채우려 들지 말고 그대로 욕심으로 하지 말고 살금살금 각자의 컨디션에 따라 대처해 나간다. 기준은 바로 나! 무엇에도 집착하지 말자. 자연 그대로 욕심없이 그대로... 자기 몸에 맞춰 자연스럽게 생활하는 것이 더위를 이기는 대법인 것이다. (大法卽 自然, 大法卽 無爲) (민제한의원장·24체질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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