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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비(水地比)-서로 친하고 도우니 길하다

매일종교신문 | 기사입력 2011/12/17 [20:32]

수지비(水地比)-서로 친하고 도우니 길하다

매일종교신문 | 입력 : 2011/12/17 [20:32]

수지비水地比

 

서로 친하고 도우니 길하다

 

이 세상에 친하여 간격이 없는 것은 물이 땅 위에 있는 것보다 더한 것은 없다. 땅위에는 물이 있어야 모든 생물을 살게 한다. 앞의 사괘(師卦)는 양 하나가 아래에 있어 대장이 되는 것이고, 비(比)는 양이 윗자리에 있어 왕이 되어 모든 음들을 거느린다.

왕이 되어 맨 처음 하는 일은 백성들 앞에 하늘을 두고 맹세를 한다. 선하고 영구하고 바르게[元·永·貞] 이 세 가지를 지키고 실행하면 왕으로서 허물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에서의 화목 인화(人和)였다. 새로 이루어진 군신관계를 탄탄한 결속력으로 안정시키는 일이 무엇보다도 필요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전쟁에 나가서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막심한 고통을 받은 무리들이 친애하기를 구하니, 편안하지 못하게 와서 친애하니 상하가 서로 굳게 손을 잡는 것이다.

사람이 서로 친하는 데도 도가 있다. 친해지고 싶을 때는 늦추지 말고 바로 다가가야 한다. 뒷전에서 방관만하고 있으면 친한 사람을 놓칠 수 있다[比 吉 原筮 元永貞 无咎 不寧方來 後夫 凶].

처음 원, 筮점 서, 寧편안할 녕, 方바야흐로 방

 

 

처음 얻은 음효 “물이 항아리에 차오르듯이”

 

이 효는 백성의 자리이다. 나라에 충성한 마음이 질그릇에 가득 차는듯하다. 인간관계를 처음 맺는 경우에는 진실과 믿음이 기반이다. 빈 형식이 아닌 내용물로 가득 찬 항아리로 묘사되는 것은 교언영색(巧言令色)의 겉모습과 대비된다. 믿음의 힘은 행복을 길어 올릴 수 있을 만큼 강하다. 이 효는 평상시의 순박한 마음속에 믿음으로 가득 채운다. 이러한 백성이 많을수록 정치가 잘 이루어질 것이니 임금의 은혜가 은연중에 찾아온다. 백성과 임금의 친함은 바로 이런 것이다. 백성은 자기 일에 충실하여 의무를 다하고 임금은 선정을 하여 은택을 베푸는 것이다[有孚比之 有孚 盈缶 終 來有他吉].

믿을 부, 盈찰 영, 缶질그릇 부, 他다를 타

 

둘째 음효 “한 마음으로 안에서 돕다”

 

이 효는 지식인이다. 벼슬자리를 탐내는 것이 아니고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 속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성심을 다하여 돕는다. 일편단심으로 내면적으로 도우며 자신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한다. 위로 높은 자리에 있는 상관(중심 효)의 신임은 물론 주변사람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게 된다[比之自內 貞吉].

 

셋째 음효 “주변에 친한 사람이 없다”

 

음이 양자리에 있어 속에 강한 것을 품고 있으면서 떠들기만 하는 것이다. 부당한 처신을 한다. 매사에 반감을 갖고 있어 인군을 돕지도 않는다. 나중에는 나쁜 사람이나 사귀다가 몸을 상한다.

어떤 부인이 방탕한 남편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을 때 이 효를 얻었다. 그녀는 남편을 나쁜 친구들로부터 떼어내기 위해 먼 지방으로 이사를 해야만 했다[比之匪人 不亦傷乎].

아닐 비, 亦역시 역, 傷상할 상

 

넷째 음효 “똑똑한 남자와 친하다” 

 

이 효는 처음 효와 친하지만 우유부단하여 관계를 끊고, 현명하고 똑똑한 중심 효를 만나 친하게 따른다. 힘을 가진 사람과 친하게 된다는 것이다. 유력한 사람과의 친분관계는 숨길 필요가 없다. 확실하게 밖으로 보여주는 편이 더 유리하다. 귀인이 나타나 도움을 받고 그 덕에 성공할 수 있으니까[外比於賢 以從上也].

바깥 외, 於어조사 어, 賢어질 현, 從따를 종

 

 

중심 양효 “달아나는 새와 돌아오는 새”

 

이 효는 유일한 양이어서 모든 음들이 다 따른다. 인군이 백성을 돕는 것은 태양 볕처럼 밝게 골고루 내려 쪼이는 것이다. 이 효의 정치적 능력은 강압적이 아니고 자유롭게 하여 반대하는 자의 의견도 들어주고 순히 따르는 자도 막지 않는다. 예전에 탕 임금이 삼구법(三驅法)을 써서 사냥을 했으니 그물로 사면을 포위하지 않고 한 쪽을 터놓아 새가 도망갈 자리를 남겨 놓는다. 달아나는 새는 쫓지 않고[去者莫追], 돌아오는 새는 잡는다[來者不拒]. 동물의 번식을 도와주는 사냥법이다. 예전에는 작은 물고기는 잡지 않았고, 봄여름에 나무가 한창 자랄 때는 벌목을 금하는 등 자연을 살리는 법칙이 있었다[顯比 王用三驅 舍逆取順 失前禽 邑人不誡 上使中也].

이 효는 길효이다. 그러나 고위직인 정치인 대기업 사장 등 공익단체의 대표들에게 길한 것이다. 일반인의 경우 실력보다는 부정한 방법으로 줄서기나 잘하여 한 몫 챙기려하는 사람은 달아나는 새 꼴로 실패한다. 정정당당하게 제 실력으로 입사하여 충직하게 몸 바쳐 일하는 사람은 돌아오는 새가 되어 신임 받는 일꾼으로 남는다.

나타날 현, 驅몰 구, 舍놓을 사, 逆거스를 역, 取취할 취, 禽새 금,誡경계할 계, 使부릴 사

 

위 음효 “노력이 없어 결과도 없다”

 

이 효는 유약한 성격으로 위에 있으나 아랫사람과 친할 능력이 없다. 윗사람 노릇을 할 만한 덕도 없다. 뒷전에서 방관만 하고 있으니 흉하다.

국가와 사회에 존경하여 따를만한 지도자가 없다는 것은 비극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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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물과 땅이 서로 뗄 수 없는 것과 같이 온 국민이 일체가 되어 나라를 세우고 화합을 이루어 번영함을 말한다.

백성자리인 처음 효는 순수한 마음으로 정부를 믿고 협조하며[孚比], 선비자리인 둘째 효는 벼슬보다는 내면을 닦으며 애국심을 가지고 은근히 인군을 돕는다[比之自内]. 셋째 효는 부당하게 처신하다가 몸을 크게 상하며[比之匪人], 넷째 효는 인군을 확실하게 도와 열심히 일하고[外比於賢], 중심 효는 중정한 덕이 있는 임금으로 삼구법을 써 현명한 정치를 한다[顯比]. 위 효는 비협조적이고 유약하여 의지할 곳 없어 흉하다[比之无首].

비괘에는 자연을 아끼고 보호하며 사람의 인품과 의사를 존중해야 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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