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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첫 소수민족 말레이계 여성대통령 탄생

매일종교 뉴스2팀 | 기사입력 2017/09/13 [21:10]
“다문화주의, 다인종주의를 위한 자랑스러운 순간"

싱가포르 첫 소수민족 말레이계 여성대통령 탄생

“다문화주의, 다인종주의를 위한 자랑스러운 순간"

매일종교 뉴스2팀 | 입력 : 2017/09/13 [21:10]


“소수인종 위한 선거였지만 소수인종만이 아닌 모두의 대통령이다"    

할리마 야콥(사진.62) 전 싱가포르 국회의장이 13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공식 선출됐다. 그는 최초의 소수민족 말레이계의 대통령이기도 하다.    

할리마 대통령 당선인은 14일 오후 이스타나 대통령궁에서 싱가포르의 제 8대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된다. 그는 이날 인민협회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다문화주의, 다인종주의를 위한 자랑스러운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그 땅에서 가장 높은 직분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다"며 "선거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망설임이나 의혹 없이 모두 봉사하겠다"고 덧붙였다.    

할리마 야콥은 1954년 5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할리마는 8살이 되던 해 아버지를 여의면서 일찍 철이 들었다. 그는 10살때부터 음식점에서 일하던 어머니를 도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청소, 설거지, 서빙 등의 일을 도맡아 했다. 학교를 빠지는 날도 부지기수여서 학교에서 쫓겨날뻔한 적도 있었다.     

할리마는 "당시는 내 인생의 최악의 순간들 중 하나였지만 나는 스스로에게 '자기 연민을 그만두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할리마는 싱가포르 국립 대학에서 법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1978년 싱가포르 정부기관인 국영노동연맹을 시작으로 2011년 공동체개발·청소년·체육 부문의 장관을 맡았다. 2013년엔 여성 최초의 국회의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영국 BBC는 할리마 당선에 싱가포르인들이 기뻐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된 이유는 할리마가 그들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아니기 때문이다.     

본래 싱가포르 대통령 선거는 오는 23일로 예정돼 있었다. 할리마를 포함한 모하메드 살레 마리칸 세컨드챈스프로퍼티스 최고경영자(CEO), 파리드 칸 부르봉오프쇼어 아시아태평양 회장이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할리마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해 중도탈락했다. 결국 유일한 대통령 후보로 남은 할리마가 투표 없이 대통령으로 확정됐다.    

더욱이 이번 선거에는 말레이계만 후보로 나올 수 있었다. 싱가포르 정부는 중국계가 다수를 구성하고 있다. 실질적인 국가수반인 리셴룽 총리 역시 중국계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소수민족이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판단, 이번 선거에서 최초로 소수민족인 말레이계에게 대통령이 될 기회를 부여했다.     

이를 의식한 듯 할리마는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대통령 당선 소식을 들은 후 자신의 지지자들 앞에서 "이번 선거는 소수인종을 위해 마련된 선거였지만 나는 소수인종만을 위한 대통령이 아니다. 나는 모두의 대통령이다"라며 "모든 싱가포르인들이 어깨를 나란히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차이점이 아닌 유사점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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