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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허공을 맴도는 귀신이 되게 하지 말자

이옥용 | 기사입력 2017/09/16 [16:34]
“기적은 없다. 단지 사람들이 소망할 뿐”

자신을 허공을 맴도는 귀신이 되게 하지 말자

“기적은 없다. 단지 사람들이 소망할 뿐”

이옥용 | 입력 : 2017/09/16 [16:34]

 
사람들은 자신의 힘으로 해결이 불가능한 일이 발생하면,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고자 하는 심정으로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되는 신이나 귀신의 힘을 빌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마음이 유약한 사람이 평상심을 잃으면 이러한 의존심에 사로잡히게 된다. 대부분 이러하다. 인간의 생존본능이라 할 수 있다.    

인간들이 신과 귀신에게 한 가닥 희망을 거는 것은 세상에는 종종 인간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신이나 귀신이 행했다고 밖에 믿을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일들이 일어난다. 인간의 생사문제를 두고 보면, 죽을 수밖에 없는 사지(死地)에서 살아나온 사람들이 있다.     

1945년 일본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됐을 때, 3만5,000명이 죽고, 1.8평방마일의 구역이 초토화되었다. 이 지역의 시마라는 병원의 환자와 의료진 80여 명도 모두 사망했다. 그런데 이 병원의 원장만 살아남았다. 그때 그는 다른 병원의 부탁을 받고 수술하러 출장을 갔기 때문이다. 근래 우리나라 경남 진주에서 철거작업 중에 건물이 붕괴되어 작업하던 인부들 모두 죽었다. 하지만, 담배 피우려고 건물 내부의 벽 쪽으로 간 인부는 벽과 천장과 사이에 공간이 생겨 살아남았다.     

이런 현상이 기적일까. 아니다. 귀현상이라 해야 옳다. 인간의 행과 불행은 시대와 환경, 자신의 운(運)과 능력에 따라 좌우된다. 따라서 필연이 우연이 될 수도 있고, 우연이 필연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간혹 자연의 현상속에 배어있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흐름을 탄다. 기분이 안 좋고, 느낌이 좋지 않아 사지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이러한 느낌은 일부 사람에게 배어 있는 예감이나, 영감이라고 할 수 있다.    

기적이 있을까. 기적은 없다. 단지 사람들이 소망할 뿐이다. 기적 같은 현상은 사람이 만든다. 자기의 운, 능력이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맞다. 우주 자연의 법칙은 과학적이다. 종교경전에 기록된 기적 같은 얘기나, 무복(巫卜)들이 경험했다는 신비로운(?) 얘기는 비자연적인 것들이고, 비과학적인 것들이다. 판타지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소재다. 만약 그것들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영적(靈的)인 환상일 뿐이다.        

종교와 무복들의 기적 자랑은
자신들에 의지하고 돈을 갖다 바치라는 얘기다    

종교와 무복들이 기적을 일으키고, 용하다고 자랑하는 것은 자기 종교와 점집, 자기의 신과 귀신에게 의존성을 높이게 하기 위한 전략이고, 신과 귀신의 메신저인 자신들에게 의존해서 살라고 광고하는 것과 다름없다. 즉, 자신들을 받들어 모시고, 돈을 갖다 바치라는 얘기다.    

종교 경전속의 이적과 기사는 저자가 실감 있고, 감동을 주기 위해 쓴 것들이다. 자연현상과 영적인 능력이 있는 사람에 의해 이적과 기사 같은 현상은 있으나, 실제 이적 기사는 없다. 만약 신이나 귀신이 이적이나 기사를 일으킨다면, 인간은 무가치한 존재가 되고, 자연의 법칙이 무너져 어느 한 종교의 신이 겁박하는 ‘세상 끝 날’이 된다.

신이나 귀신은 인간의 능력을 도용한다. 인간은 스스로 ‘만물의 영장(靈長)’이라고 말한다. 일부 사람에게는 영적(靈的)인 자기 능력이 있다. 병 고치는 능력, 투시력, 예견력 등 다양하다. 그런데 인간들은 이런 능력을 신이나 귀신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기가 능력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자기의 운과 노력으로 사는 것이 인생의 정석이다. 자기의 능력으로 안 되는 것을 초월적인 힘을 빌려 해결하려는 것은 억지이다. 오히려 더 큰 부작용만 낳는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다. 인생사마다 끝이 있다. 불가항력적인 일은 가을이 되어 떨어지는 낙엽처럼 자연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편안히 맞이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 아닐까 싶다.    

기적과 천운의 유혹에 넘어가 자신을 허공을 맴도는 귀신이 되게 하지 말자.
(매일종교신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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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리 2017/09/17 [01:47] 수정 | 삭제
  • 진실이 세상을 항상 평화롭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불편한 진실도 있고 위험한 과학도 있다. 종교가 진실이 아니더라도 종교를 믿어서 사회가 평화로워진다면 믿을 만한 가치가 있다. 그런데 지금의 종교는 평화보다는 혼란을 야기한다. 좋은 직분을 서로 차지하려고 싸운다. 더 심각한 것은 타종교에 테러를 가하고 전쟁도 불사한다. 종교는 ‘교주를 팔아서 이익을 추구하는 단체’가 됐다. ‘과학의 재발견’이라는 책을 보면 왜 종교가 그렇게 변하는지 알게 된다. 내세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현세의 부귀영화는 의미가 없다. 성직자들을 포함해서 많은 구도자들이 경전이나 명상에만 의존해서 우주와 생명의 본질을 탐구했기 때문에 올바른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 그런데 그들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과학자와 종교학자도 유능한 학자로 출세하기 위해서 무비판적이며 맹목적으로 기존학문을 배우고 익히는 데만 치중하므로 학문의 오류를 탐지하지 못한다. ‘과학의 재발견’이라는 책을 보면 새로운 가치관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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