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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 말레이시아, ‘정치적’ 이유 맥주축제 금지 논란
“부도덕을 부추긴다” VS “법치 원칙을 해치는 행위”
기사입력: 2017/09/20 [19:48]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매일종교 뉴스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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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시 당국이 5년째 이어오던 맥주축제를 ‘정치적 민감성’을 이유로 금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오는 10월 6~7일 열릴 예정이던 ‘2017 베터비어페스티벌(Better Beer Festival)’이 쿠알라룸푸르 시 당국이 허가를 내주지 않아 결국 취소됐다. 주최사인 ‘마이비어(Mybeer Sdn Bhd.)’ 측은 “(쿠알라룸푸르 시 당국으로부터) 이 행사를 둘러싼 ‘정치적 민감성’으로 인해 취소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고 말레이시아 투데이온라인이 20일 보도했다.     

2012년 축제가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 불과 200명만이 참가했던 이 축제는 해가 갈수록 성황을 이루면서 주최 측은 올해 약 6000명이 참가할 것으로 기대를 걸었다. 특히 올해는 전세계 43개 양조장의 250여 종의 맥주를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열리지 못하게 됐다.    

앞서 이달 초 이슬람 보수 정당인 ‘범말레이시아이슬람당(PAS)’ 지도부 중 한 명인 리두안 모하메드 노어는 이 맥주축제가 쿠알라룸푸르를 “아시아 악(惡)의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러한 축제들이 부도덕을 부추기며 범죄행동·강간·성적인 난잡함을 불러온다고 주장했다.    

무슬림이 전체 인구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에서는 무슬림들의 음주를 금지하는 법안이 있기는 하지만, 인도네시아계와 중국계 등 다른 종교적 정체성을 가진 국민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독일 도이치벨레(DW)는 설명했다.    

맥주축제 개최 금지 이슈는 점점 확대돼 말레이시아의 국론 분열로까지 이어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정치인들은 이 문제를 놓고 둘로 나뉘어 갑론을박을 벌였다. 야당인 민주행동당(DAP) 소속 림관웅 페낭 주 수석장관은 ‘정치적 민감성’을 이유로 맥주축제를 금지시킨 것은 위험한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만약 당국이 정치적 민감성을 이유로 맥주 축제를 금지할 수 있다면 앞으로 다른 행사나 사업 또한 같은 이유로 당국에 의해 제한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림 장관은 말레이시아의 비무슬림 국민들이 이번 사건은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핑계를 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이는 (당국에) 권력을 남용하고 법에 의거하지 않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준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이것은 법치주의라는 기본 원칙을 해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DAP 소속 유력 정치인인 자이드 이브라힘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맥주축제를 반대하는 이들은 모두 한패다”면서 “그들은 축제를 싫어한다. 그들은 엔터테인먼트를 싫어한다. 그들은 노래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러면서 아내를 두세명씩 두는 것은 괜찮으며 (아내는) 어릴수록 더 좋다고 한다”며 반대파의 이중성에 대해 지적했다.    

반면 말레이시아 서북부 페를리스 주의 무프티(Mufti·이슬람 율법가)인 무하메드 아스리 자이날 아비딘은 맥주 축제를 비판하는 무슬림들의 입장을 옹호했다. 그는 알코올 음료를 마시는 것이 비무슬림들의 권리임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맥주 축제는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축제들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꼭 모든 엔터테인먼트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슬람교의 일부다처제는 맥주 축제 문제와는 별개”라고 항변했다.   

투데이온라인은 이번 맥주축제 개최 금지 결정이 갈수록 보수화 되는 말레이시아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비평가들은 최근 이슬람 강경파 세력과 보수파 정치인들이 그간 말레이시아가 지켜왔던 ‘신앙의 자유’를 퇴보시키는 중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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