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守岩 칼럼
자생철학에 쉼없는 고민과 사유…박정진 『위대한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인의 사대주의 뿌리뽑고 ‘문화적 독립’을 달성하기 위해 한국 철학계에 던지는 화두
기사입력: 2017/09/24 [08:15]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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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는 어떻게 진리를 탐구하고 사유하는가. 철학자의 진리 탐구는 종교인의 진리 탐구와 영역은 다르지만,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바는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신간 『위대한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박정진 지음/살림/1만8000원)는 한국의 자생철학(自生哲學)을 연구해 온 소리철학자 박정진이 쓴 경구(警句) 555편과 경구 너머 81편을 정리한 책이다. ‘소리 철학(phonology)’이라는 독창적인 철학세계를 형성한 문화인류학자이자 문화평론가인 박정진이 서양문명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평화를 이끌어 갈 한국인의 지혜를 담은 책들을 잇달아 내놓아 주목된다.  

이 책에서 박정진은 “서양철학은 21세기를 맞아 니체와 마르크스를 극복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며 “누구도 이를 완수한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그는 ‘철학의 종언(終焉)’을 언급하며 “서양철학 안에서 서양철학을 극복하는 한계에 부딪혔다”고 평가한다.  

소리철학자 박정진의 철학노트라는 부제(副題)가 붙은 이 책은 서양철학에 경도(傾倒)된 한국인에게 자생철학을 고민하게 한다.

“한국인에겐 추상의 정신은 없고 열광된 의식만 있다. 이는 종교적 심성 때문이다. 한국인은 예로부터 가무(歌舞)를 좋아하는 민족이다. 가무를 좋아하는 민족은 축제의 민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축제를 좋아하는 민족은 존재론적으로 살기 때문에 철학을 할 수가 없다. 철학하기에는 존재에 너무 가깝다. 한국인에겐 항상 자신이 없고, 자신을 바라볼 힘이 없다. 그래서 한국인은 항상 남을 바라본다. 한국인은 항상 자신을 건너뛰고 생각한다. (중략) 한국인은 살기 위해서 생존의 몸부림을 친다. 이것은 생각하는 철학적 사유라기보다는 삶 자체를 위한 존재론적 몸부림이며, 샤머니즘적(혼돈적) 몸부림이다.”(경구 525)    

빈곤한 한국철학계에 던지는 외로운 화두…인류공멸을 걱정하는 철학자의 경구 555  

인류의 공멸을 걱정하는 철학자의 경구 555, 경구 너머 81 한국 철학계 주류 철학자들로부터 비껴나 평생을 바쳐 한국의 자생철학을 저술해온 소리철학자 박정진이 경구 555편과 경구 너머 81편을 쓴 책이다. 그가 의사의 길을 마다하고 시인·기자·인류학자·철학자로서의 삶을 살아온 것은, 한국인의 사대주의를 뿌리 뽑고 ‘문화적인 독립’을 달성하기 위함이다.

세계일보 평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저자는 40여년간 언론계에서 활동하며, 한국인의 사대주의를 뿌리 뽑고 ‘문화적 독립’을 달성하기 위해 앞장서 왔다.

이 책은 서양철학에 경도된 한국인에게 맞는 자생철학을 고민하며 자부심을 갖게 하기 위해 평생을 노력해온 철학자 박정진의 잠언집이다(원고지 1,200매에 이르는 경구 555편과 경구 너머 81편 수록). 서양철학은 21세기를 맞아 니체와 마르크스를 극복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 이는 서양철학이 가진 한계 때문이며, 이로 인해 ‘철학의 종언(終焉)’이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박정진은 ‘무(無)철학’의 민족인 한민족이 경쟁하는 인간의 역사에서 실종되지 않고 살아남은 뜻을 신의 뜻으로 보고 있다. 인류를 구원하고자 한 철학자의 독백대화이자 인류의 공멸을 걱정하는 철학자의 경구를 읽으며, 성찰하며 사색하는 시간을 갖기 바란다. 
    
책속으로

◆마르크스보다는 니체를 배워라 <경구 544>
한국인은 마르크스를 배우기보다는 니체를 배워야 한다. 마르크스는 노예의 철학인 반면, 니체는 주인의 철학이기 때문이다. 식민지를 거치면서 압박과 설움에 시달린 한국인은 ‘원한(怨恨)과 분노(忿怒)의 마르크스’가 되기 쉽지만 주권적 개인으로서의 주인이 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니체가 바람직한 인간상이라는 것은 아니다. 마르크스와 니체는 둘 다 파시즘을 발생시킨 서양철학의 마지막 스타이면서 이미 퇴물이다. 인간은 종교와 국가와 과학과 예술과 문화를 통해 개인의 권력을 증대시켜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점에서 니체의 ‘권력에의 의지’는 참으로 맞다. 그의 말대로 세계는 국가라는 조직에 다른 모든 문화장르를 귀속시키고 있고, 국가이익에 매몰되어 있다. 권력에의 의지가 패권경쟁을 계속해서 지속한다면 이제 인간이라는 종이 종말에 이르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p.491)     

◆소요유(逍遙遊)는 소유가 아닌 놀이의 정신 <경구 369>
소요유(逍遙遊)야말로 ‘놀이’철학, ‘소리’철학의 정수이다. 삶(생활)의 정수가 예술이고 예술의 정수가 놀이이다. 어느 것이 존재에 가까운가. 놀이야말로 존재이다. 놀이는 본래 목적 없는 놀이이다. 세계의 관계는 권력관계(지배-피지배)와 놀이관계(천지인순환)로 나눌 수 있다. 권력관계와 놀이관계 자체가 음양관계에 있다. (p.350) 

◆미래는 무문(武文)시대의 성인 <경구 419>
지금까지의 성인은 문무(文武)시대의 성인이었다. 그러나 이제부터 무문(武文)시대의 성인의 시대이다. 무문시대란 몸으로 실천하는 시대를 의미한다. 실천이야말로 최종적인 진선미이다. 성인은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을 깨닫고 ‘천지중인간(天地中人間)’을 실천한 인물이다. 이는 ‘무(無)의 존재’에서 ‘유(有)의 존재자’가 된 인물이다. (p.382)

◆철학의 백치와 평화철학의 아이러니 <경구 492>
한국인은 대자적(對自的) 사고 혹은 타자적(他者的) 사고를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주체적(主體的) 사유를 잘하지 못한다. 주체적 사유를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철학을 잘 할 수가 없다. 한국인은 즉자적(卽自的) 사고의 특징을 보인다. 그런데 즉자야말로 역설적으로 존재론적 사고를 하는 첩경이고, 결국 ‘평화론’의 철학을 할 수 있는 힘이고 요체이다. 즉자(卽自)야말로 자연이고, 존재이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평화는 ‘남성-전쟁-권력’의 패권경쟁의 패러다임으로는 도저히 달성될 수 없는 것이기에 지구촌이 ‘여성-사랑-생명’의 패러다임시프트(paradigm-shift)를 전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반도평화의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한반도에 ‘제5유엔’을 설립하고 그것으로 북한의 핵을 막는 ‘핵 글러브(glove)’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유효한 방안으로 생각된다. 이것은 북한 핵개발에 대해 남한도 핵무장을 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실현가능한 방안이다. (p.438)

◆추상은 없고 열광만 있는 한국인 <경구 525>
한국인에겐 추상의 정신은 없고 열광된 의식만 있다. 이는 종교적 심성 때문이다. 한국인은 예로부터 가무를 좋아한 민족이다. 가무를 좋아하는 민족은 축제의 민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축제를 좋아하는 민족은 존재론적으로 살기 때문에 철학을 할 수가 없다. 철학하기에는 존재에 너무 가깝다. 한국인에겐 항상 자신이 없고, 자신을 바라볼 힘이 없다. 그래서 한국인은 항상 남을 바라본다. 한국인은 항상 자신을 건너뛰고 생각한다. 한국인에겐 자신의 얼이 없다. 그것이 몸으로 몸부림치며 살아가는 한국인의 여성성이다. 한국인은 살기 위해서 생존의 몸부림을 친다. 이것은 생각하는 철학적 사유라기보다는 삶 자체를 위한 존재론적 몸부림이며, 샤머니즘적(혼돈적) 몸부림이다. (p.476) 그밖에 경구 001: 본래자연, 경구 002: 귀의 철학시대, 경구 003: 세계철학으로서의 풍류도, 경구 004: 진정한 삶은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다, 경구 005: 대뇌의 철학, 경구 006: 서양철학은 ‘4T의 철학’, 경구 007: 현재는 ‘시간이 아니다-비시간’의 이중성, 경구 008: 결과적 신에 대한 예찬, 경구 009: 악마는 소유다, 경구 010: 대뇌와 피부, 경구 011: 섹스프리(sex-free)에 대한 회고, 경구 012: 철학한다는 것, 경구 013: 말은 이미 현상이다, 경구 014: 가상실재에 대하여, 경구 015: 빛의 철학 소리철학, 경구 016: 텍스트와 콘텍스트, 그리고 기(氣) 등이 있다.

◆책속의 키워드    
위대한 어머니, 소리철학, 소리철학자, 포노로지, 철학, 동양철학, 서양철학, 한국철학, 인류학, 문화인류학, 니체, 마르크스, 사대주의, 천지인사상, 천부경, 자생철학, 귀의 철학, 귀의 시대, 경구, 아포리즘, 팡세, 진리, 여성, 철학, 명상록    

김형효의 추천평- 한국의 자생철학을 위한 보물같은 ‘형이상학적 일기  
        
박정진 선생은 이미 여러 권의 철학인류학 혹은 철학서적을 저술하였던 관계로 여러 차례 추천사를 쓴 적이 있다. 이번에는 최근에 쓴 경구 500여 편을 책으로 묶는다고 한다. 박 선생은 지난 25년간 번호를 매겨서 이미 3만 3,333번의 경구를 순차적으로 쓴 바 있는데 200자 원고지로 거의 3만 장에 가까운 분량이라고 한다. 실로 놀라운 성실의 집대성이고, 한국인으로서의 의식발전의 중요한 흔적이다. 아마도 한국의 자생철학을 위해서는 보물 같은 ‘형이상학적 일기’라고 할 만하다.이 같은 업적을 집약적으로 회고한 555번의 경구를 정리한 『위대한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는 철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참으로 한국철학사에서 초유의 일이다. 평가는 후일에 맡기겠지만, 우선 그 양에 있어서도 놀라운 사건이다. 박 선생의 경구는 촌철살인할 만한 것들로 채워져 있지만 그중에서 서양철학사 전체를 요약하여 ‘사물(Thing)-시·공간(Time·Space)-텍스트(Text)-기술(Technology)’ 등 네 단어, 4T로 요약하는 모습은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서양철학의 밖에서 서양철학을 본 쾌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하나를 더 소개하면 “존재는 진리가 아니다”라는 구절이다. 지금까지 동서양의 철학은 진리를 찾아 수많은 여정을 감행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존재가 진리가 아니라니! 우리는 하이데거의 존재론적 진리조차 ‘존재적 진리’라고 번역해왔다. 그런데 그것을 단숨에 꺾어버렸으니, 실로 하이데거의 존재론을 더욱더 불교에 가깝게 다가서게 하는 명구(名句)라고 생각된다. 박 선생은 내가 벨기에에서 유학하고 돌아와서 처음 쓴 ‘『평화를 위한 철학』의 전통을 계승하여 지난해에 『평화는 동방으로부터』와 『평화의 여정으로 본 한국문화』 두 책을 펴냈다. 철학의 사자상승(師資相承)에 감사하게 생각하며, 철학자로서의 행운을 빌어본다.아무쪼록 이 책이 세상에 나가서 한국의 철학하는 풍토, 사유하는 풍토를 진작시키는 데에 기여했으면 하는 것이 나의 소박한 바람이다. 
김형효 (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부원장)        

박정진은 누구인가 


   







저자 박정진은 1950년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양대 의예과를 수료한 뒤 국문과로 옮겨 졸업했다. 영남대학교 대학원 문화인류학과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쳤다. 대학 졸업 후 경향신문사에 입사, 주로 문화부 기자로 활동하다가 자리를 옮겨 세계일보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지내는 등 40여년간 언론계에 몸을 담았다. 지금은 세계일보 평화연구소장 겸 문화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1992년 시(詩) 전문지 월간 「현대시」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현대시>회 제2대 회장을 지냈고, 서울문예상을 받았다. 서울시 강남구 대모산에 자작시 「대모산」이 시탑으로 세워졌고(2002년 5월 13일), 울릉도 독도박물관 경내에 자작시 「독도」가 비로 세워졌다(2008년 9월 9일).                
<문윤홍·시사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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