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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호칼럼
훈민정음 창제와 신미대사
‘한글날 노래’ 가사 ‘스물 넉자’를 ‘스물여덟 글자’로 바꿔야
기사입력: 2017/10/10 [07:45]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김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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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훈민정음은 국보 제70호이고,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 되어 있는 보배로운 글자이다. 따라서 훈민정음에 대한 각론연구도 필요한 때다. 훈민정음의 창제원리를 천문도 내지 천부경과 관련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현재의 중성 순서 ㅏㅑㅓㅕㅗㅛㅜㅠㅡㅣ가 훈민정음의 중성 순서 •ㅡㅣㅗㅏㅜㅓㅛㅑㅠㅕ와 다르고, 현재는 초성 순서가 ㄱㄴㄷㄹㅁㅂㅅㅇㅈㅊㅋㅌㅍㅎ로 되어있다. 훈민정음의 초성순서인 ㄱㅋㆁ, ㄷㅌㄴ, ㅂㅍㅁ, ㅈㅊㅅ, ㆆㅎㅇ, ㄹ,ㅿ(아음 木→설음 火→순음 土→치음 金→후음 水, 반설음, 반치음)와 다르다. 이는 최세진의 『훈몽자회(訓蒙字會)』를 근거한 ㄱㄴㄷㄹㅁㅂㅅㅇㅋㅌㅍㅈㅊㅿㆁㅎ(아음→ 설음→ 순음→ 치음→ 후음)을 따른 것이라 본다. 그렇다면 현재의 초성 중성, 자음 모음은 그 순서가 세종의 훈민정음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다시 그 순서를 바로 잡아야 하지 않겠는가.     

28자 중에 현재 사용하지 않는 네 글자의 ‘•’는 아래아(깊은 아), ‘ㅿ’은 반치음 또는 반시옷(여린시읏), ‘ㆆ’은 된이응(여린히읗), ‘ㆁ’은 옛이응(여린기윽)이라 하는데 한글연구가 반제원이 ‘옛이응’이 아닌 ‘여린기윽’임을 발견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다만 이 네 글자에 대한 첫소리 이름을 통일해 불러야 할 것이다.    

훈민정음은 초성, 중성 모두 천문도인 하도(河圖), 낙서(洛書)에서 그 기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우주천문 자연법칙에 따라 만든 글자이다. 천지인을 기본으로 창제된 이 훈민정음 문자는 인간을 비롯해 천지만물, 우주, 하늘의 소리와 하나님의 심정 까지 다 표현할 수 있는 글자다. 천부경은 천지인(• ㅡㅣ)의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때문에 훈민정음을 천부경과 관련하여 그 창제원리를 연구하는 작업도 시도 되어야 할 것이다.  

또 훈민정음이 28자로 만들어진 것은 천문도의 스물여덟 별자리를 따른 것이라고 했다. 탁월한 천문지식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최고의 음운학자인 세종으로서 그것이 훈민정음 창제에도 이론적인 바탕이 되었으리라 본다. 자음, 모음이 과학적 철학적인 글자이다. 그런데 왜 넉자(•ㆆㅿㆁ)를 뺀 24자만 사용하게 되었는가. 그 연유가 무엇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나치고 있거나 잘 모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세종의 훈민정음 창제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 아닌가. 사실상 의도적으로 뺀 네 글자의 음가를 되살리고 이 네 글자를 모두 사용해야 보다 정확하게 제 소리를 내고, 또 제대로 적을 수 있다고 본다.     

이 넉자가 뚜렷이 사라진 것은 일제시대 부터였다. 우리말과 글을 말살시키는 것도 그들 식민정책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네 글자를 복원해 사용할 때 외래어도 보다 정확한 표기가 가능할 것이다. 차제에 이에 따른 기능성 한글 자판기 연구 개발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단기고사(檀奇古史)』(발해. 대야발 저)에 의하면 단군조선 제3세 가륵단군이 “박사 을보륵(乙普勒)에게 명하여 국문 정음(正音)을 정선(精選)하다.(白岳 馬韓村에 古碑文이 있다)”라고 했고, 고려 때 행촌 이암(李嵒. 공민왕 12년, 서기 1363년)이 지은 『단군세기(檀君世紀)』에는 같은 기록을 전하고 있는데 특히 정음 38자에 대한 글자 모양(가림토문<加臨土文>)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특히 모음 11자를 포함해 이 38자는 세종의 훈민정음 28자와 모양이 같고 오히려 세종 때에 10자를 줄인 것 같다. 이는 천문도의 28별자리의 이치에 맞추려는 데에 의미를 둔 것은 아닌가. 그러나 『훈민정음 해례본(訓民正音 解例本)』이나 『동국정운(東國正韻)』 등에서 보듯이 그 창제원리를 명확히 밝힌 글자는 세계에서 유일하다. 세종이야 말로 최고의 음운학자라 할 것이다.     

당시 집현전 학자들은 훈민정음 창제에 반대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 자신이 세종의 음운학 지식에 미치지 못했음은 사실이다. 다만 이때 세종의 훈민정음 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 신미대사(信眉大師. 속명은 守省. 1403~1480)였다. 그는 중국어, 일어, 몽골어, 티벳어, 만주어 그리고 특히 범어인 산스크리트(sanskrit)어 등 6개 국어에 능통했으며 음운, 문법 등 언어 전문가였다. 그가 주석했던 법주사(法住寺)와 말사인 복천암(福泉庵) 등에는 신미대사가 훈민정음 창제에 숨은 주역이었다는 설이 전해진다. 신미대사는 받침이 없는 ‘가림토문’을 발전시켜 산스크리트어와의 음운원리를 비교 연구하여 훈민정음 창제에 큰 공을 세웠다는 것이다.     

훈민정음은 가림토문자의 변형발전이란 설도 있다. 이는 2015년 3월13일 경북 경산시 와촌면 강학리 명마산 바위에서 발견된 ‘가림토 비석’으로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가림토문은 받침문제를 해결 못했다. 이를 신미대사가 해결한 것이다.     

정통(正統)3년(1435년)에 신미대사가 『원각선종석보(圓覺禪宗釋譜)』를 훈민정음으로 풀이해 간행했는데 이는 세종의 훈민정음을 창제한 1443년 보다 이미 8년 전이 된다. 신미대사는 1462년 『능엄경언해』(세조 5년), 1477년 『법어록』을 언해 했는데 이것이 『훈민정음해례본』 『동국정운』 등과 훈민정음 글자가 일치한다는 점도 간과 할 수 없다. 당시 신미대사는 정음청 도감이었다. 궁중에서 출간되는 모든 책을 관리하는 직책이었다. 문종이나 수양·안평대군도 신미대사와 사제관계였으며, 세종의 딸 정의 공주의 부군 안맹담도 그에게서 공부했다.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에 이어 불교 관련 책으로 수양대군과 안평대군이 『석보상절(釋譜詳節)』을, 세종은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을 훈민정음으로 지었다. 여기에도 신미대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고려시대 뿌리 깊게 정착된 불교가 아닌 유학이념으로 새로운 나라를 세우고, 이를 이끌어 갈 때 대부분의 백성들이 불교를 믿고 있었으므로 불교세력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백성들에게 쉬운 훈민정음으로 불교를 알게 해 줌으로써 부녀자들이나 일반 민중들로 하여금 조선조 정권과 세종에게 가까운 관계를 갖고 화합을 시도하려 한 뜻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훈민정음해례본』은 장수가 33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또 훈민정음은 자음과 모음 28자로 이루어져 있다. 33은 불교의 33천(天)을 상징하며, 28은 하늘의 28수(宿) 또는 욕계 6천, 색계 18천, 무색계 4천 등 스물여덟개의 하늘이다. 이는 삼계제천(三界諸天)을 이르는 말이다.

또 “나라 말씀이 중국과 달라…”로 시작되는 세종의 훈민정음 어지(御旨)는 정확히 108자로 이루어져있다. 한문으로 적은 어지는 108자의 절반인 54자로 이루어져 있다. 108은 번뇌의 수이다. 사찰에서 아침저녁으로 범종을 칠 때 그 횟수가 28번과 33번이다. 28과 33은 역시 하늘의 28수, 불교의 우주관인 33천을 상징하는 숫자이다. 이것을 단순히 우연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세종은 유교이념으로 세운 조선이지만 불교를 배척하지 않았다. 바로 여기에 신미대사를 가까이 하면서 훈민정음 창제에 큰 도움을 받았지 않았을까 한다.    

올해도 10월9일 한글날 행사에서 식순에 따라 세종의 『훈민정음해례본』 부분을 낭독할 때 “나라 말씀이 중국과 달라… 내 이를 어엿비 여겨 새로 스물여덟글자를 만드노니…”했다. 그런데 식이 끝날 무렵 ‘한글날 노래’를 제창할 때 제2절 가사에 “볼수록 아름다운 ‘스물 넉자’는 그 속에 모든 이치 갖추어 있고”라는 가사를 불렀다. 세종은 분명 스물여덟 글자를 만들었는데 왜 스물 넉자를 만들었다고 부르게 하는가. 이것은 하루속히 바로잡아야 할 일이다.    

아무튼 세계의 언어학자들이 극찬하는 우리 한글을 더욱 다듬고 빛내는 일에 우리 모두가 긍지를 가지고 힘써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정보채널 iNTV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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