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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족 탄압은 ‘아파르트헤이트’와 같다"

매일종교 뉴스2팀 | 기사입력 2017/11/21 [18:39]
앰네스티 현장조사 보고서 "인류에 대한 범죄“

"로힝야족 탄압은 ‘아파르트헤이트’와 같다"

앰네스티 현장조사 보고서 "인류에 대한 범죄“

매일종교 뉴스2팀 | 입력 : 2017/11/21 [18:39]

▲ 미얀마 탄압을 피해 국경을 넘다 숨진 16개월 로힝야족 아기 무함마드 소하예트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는 미얀마 정부의 로힝야족 탄압이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백인우월주의에 입각한 인종차별)와 같다"고 규정했다.    

앰네스티는 21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로힝야족에 대한 수년 간의 박해가 어떻게 현재 위기 상황에 이르렀는지 상세히 설명했다. 2년 동안 현장에서 조사한 후 작성된 이 보고서는 100페이지에 달한다.    

앰네스티는 보고서를 통해 "국가가 지원하는 탄압 정책으로 로힝야족 삶의 모든 부분이 사실상 제한됐으며, 불교도가 다수인 국가에서 격리된 상태(ghetto-like)로 살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얀마 정부군의 행위는 "인류에 대한 범죄 기준에 충족한다"며 아파르트헤이트에 비유했다.     

아파르트헤이트는 분리·격리를 뜻하는 아프리칸스어(Afrikaans)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자행된 극단적인 인종차별 정책과 제도를 뜻한다.    

1982년 로힝야족은 미얀마 내 135개 소수민족에서 제외되면서 시민권 인정을 받지 못했고, 의료 및 교육 서비스 접근권도 배제됐다. 이에 따라 수많은 이슬람 사원(모스크)은 폐쇄됐고, 아이들은 공립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앰네스티는 "라카인주는 말 그대로 범죄 현장이었다. 3개월 전 군사적 개입이 이뤄지기 전부터 오랜 기간 범죄가 자행돼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로힝야족의 권리와 법적 지위를 회복하고 차별적인 시민권법을 개정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얀마에서 박해를 피해 탈출한 로힝야족에게 다시 아파르트헤이트 시스템 속으로 돌아가라고 할 수 없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이날 앰네스티를 비롯해 35개 국제인권단체가 유엔인권이사회에 로힝야족 위기에 대한 특별회의를 열 것을 요청했다. 특별회의는 47개 회원국 중 3분의 1인 16개 회원국 요청이 있어야 열린다. 2006년 출범 이래 특별회의가 열린 건 26번에 불과하다.    

국제사회와 인권단체가 한목소리로 비난하고 있지만 미얀마 최고 실권자인 아웅산 수지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은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지 않고 있다. 수지 여사는 이날도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후 기자들에게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수지 여사는 이번 주 안에 방글라데시와 로힝야 족 귀환을 위한 합의에 이르길 바란다며 "라카인주의 안정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구제책이나 재발 방지 대책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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