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守岩 칼럼
나문희 “어머니의 하나님, 나의 부처님 감사합니다"
76세 가장 빛나는 별 나문희…제38회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기사입력: 2017/11/30 [06:56]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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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해주신 관객 여러분 너무 감사합니다. 지금 아흔여섯이신 친정어머니, 어머니가 믿는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나문희의 부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올해 나이 76세, 11월25일은 '한국 최고 여배우'로 공인받은 날이었다.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8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이날 가장 빛난 별은 '아이 캔 스피크'(감독 김현석)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나문희였다. 

"나의 친구 할머니들, 제가 이렇게 상 받았어요. 여러분도 열심히 해서 다들 그 자리에서 상 받으시기 바랍니다." 짧은 소감만으로도 객석을 들었다 놨다 하는 57년 차 배우의 관록이다.     

나문희, 70대에 주연·최고 연기상… 세계적으로도 드문 케이스
    
나문희는 2017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과 '더 서울 어워즈'에서도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70대에도 주연을 맡는 현역 여배우, 그것도 최고 연기상을 휩쓰는 여배우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미국 아카데미상을 봐도 1989년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로 당시 만 80세이던 제시카 탠디가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이 최고 기록. 그다음 기록은 1981년 74세 때 '황금연못'으로 여우주연상을 탄 캐서린 헵번이었다.
▲ 11월25일 열린 제38회 청룡영화상에서 76세의 나이로 첫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나문희  
                    
나문희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 허구한 날 남의 일에 참견하는 오지랖 넓은 할머니 '나옥분' 역을 맡았다. 다들 기피하는 이 할머니, 구청 공무원 총각(이제훈)에게 영어를 배우려고 매달린다. 이야기의 모티브는 2007년 미국 연방 하원 위안부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공청회에 참석해 증언했던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0) 할머니. 영화 속 '옥분'이 어머니 무덤 앞에서 오열할 때, 미 의회 증언대에서 또박또박 자신이 겪은 일을 증언할 때, 많은 관객이 함께 눈물 흘렸다. 어두운 역사의 상처를 무겁지 않게 그려낼 수 있다는 점에서 나문희는 특별하다. 이날 감독상을 받은 김현석 감독 역시 여러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보는 순간 배우 나문희를 생각했다"고 했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로 올해 3번째 주연상…아름다운 도전은 현재진행형        

나문희는 대표적인 대기만성형 배우이다. 1961년부터 연기를 시작한 그의 필모그래피는 중년 이후 더욱 화려한 꽃을 피우고 있다. 나문희가 방송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61년 MBC문화방송 공채 1기 성우로 데뷔하면서부터다. 억척 엄마, 까탈스러운 할머니, 다방 마담 등 예쁜 여배우들이 꺼려하는 배역을 꺼리지 않고 소화해내는 탤런트였다.  
 
1995년 KBS 일일 연속극 '바람은 불어도'는 그의 연기 인생에 전기가 됐다. 걸진 이북 사투리를 쓰는 억척 할머니로 나온 이 작품으로 연기 인생 첫 트로피인 KBS 연기대상 대상을 받은 것이다. 2007년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은 첫 영화 주연작이었고, 2014년 865만 관객이 본 영화 '수상한 그녀'로 흥행력도 입증했다. 2006년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에 출연할 때는 "돌리고, 돌리고~"를 유행어로 만들었고,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세대를 뛰어넘은 사랑을 받았다. 최고 자리에 서기까지 오래 준비하며 천천히 걸어온 셈이다. 여배우의 존재감이 극히 미미해진 최근 우리 영화계의 풍토를 생각하면 나문희의 활약은 더 의미가 크다. 할리우드에는 '필로미나의 기적'(2013)으로 당시 79세에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주디 덴치나 헬렌 미렌(72), 메릴 스트리프(68)처럼 70대 안팎 현역 여배우들이 많다. 하지만 최근 한국 영화는 여배우 단독 주연 영화는 물론, 남녀 배우의 기계적 균형조차 드문 상황이다. 관객 동원력에서 취약하다고 제작자들이 지레 겁먹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세련된 시나리오에 위험을 감수한 감독과 제작자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다. 배우 본인의 경사일 뿐 아니라 한국 영화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나문희, 다시 영화·드라마로…영화 ‘레슬러’ tvN ‘나의 아저씨’ 출연         

76세의 배우 나문희의 에너지는 식지 않는다. 최근 주요 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싹쓸이하다시피 한 그가 수상 성과에 멈추지 않고 또 다른 영화와 드라마에 참여하는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

나문희가 2018년 초 영화 ‘레슬러’로 관객을 다시 찾는다. 지난 9월 개봉한 ‘아이 캔 스피크’를 통해 노년의 배우로는 최초 제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과 제38회 청룡영화상 등에서 여우주연상을 연이어 받은 그는 그 성취를 만끽하기보다 새로운 작품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노익장’으로 표현하기엔 부족한 맹활약이다.  나문희가 새롭게 공개하는 ‘레슬러’는 왕년의 레슬링 선수 아빠와 그의 아들인 레슬링 유망주가 벌이는 이야기. 나문희는 유해진의 엄마이자 신예 김민재의 할머니 역을 맡아 3대가 어우러지는 유쾌한 가족의 모습을 그린다. 앞서 ‘아이 캔 스피크’와 ‘수상한 그녀’까지 나문희의 전매특허로 통하는 휴먼 코미디 장르를 이어가는 만큼 기대가 상당하다. 동시에 드라마로도 나선다. 내년 초 방송될 tvN ‘나의 아저씨’ 출연을 확정하고 12월 촬영을 시작한다. 주인공 삼형제를 아우르는 엄마 역을 맡고 극의 무게중심을 잡는다. 나문희가 만나는 삼형제는 오달수와 이선균, 송새벽. 저마다 확실한 개성을 갖춘 세 배우와 어우러져 보여줄 새로운 모습에도 관심이 쏠린다.  나문희는 최근 한 시상식에서 수상 직후 “이렇게 되니 욕심이 많이 난다. 동료들이 (하늘로)많이 갔지만 나는 남아서 열심히 하겠다”는 말로 열정을 드러냈다.

남우주연상 ‘택시운전사’ 송강호…세번째 청룡 트로피 들어올려      

세 번째 천만관객 영화, 누적관객 1억 명의 주인공 그리고 ‘청룡영화상’에서 세 번의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받은 최고의 배우가 됐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송강호는 11월25일 오후 8시40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개최된 '제38회 청룡영화상'에서 '택시운전사'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송강호 인생의 세 번째 천만 영화이자 2017년 유일한 천만 영화. 
▲ 제38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SBS 방송화면 캡처    

송강호는 "대단히 감사하다.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는 솔직히 그동안 많은 고통 속에 살아오신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으시면 좋겠다는 시건방진 생각을 했지만, 개봉 뒤에 오히려 관객분들이 저희에게 애썼다며 위로를 해주시는 것 같아서 부끄럽기도하고 몸둘바를 모르겠다. 그만큼 관객 여러분의 마음이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올해는 영화도 그렇고 상도 받고 많은 상을 받았지만, 여기 나와 계신 분들과 훌륭한 동료배우들이라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든다. 사실 '택시운전사'라는 영화가 정치나 역사 이런 것을 뒤로하고 우리의 가슴 속에 있는 마음에 대한 얘기가 아닌가, 인간이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미안한 마음을 영화에 담고 싶었다. 이 트로피도 중요하고 천만관객도 중요하지만 올 한해 그 미안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게 아닌가 싶다. 그건 다 관객 여러분이 주셨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송강호는 택시운전사 김사복을 연기하며 천만 관객을 울리고 웃겼다. 송강호는 청룡영화상에서 2007년('우아한 세계'), 2014년('변호인'), 총 두 번의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었으며 올해 트로피를 추가하며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한편, 남우주연상 후보로는 '남한산성' 김윤석,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 설경구, '남한산성' 이병헌, '더 킹' 조인성 등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택시운전사’는 4관왕…남우주연상· 최다관객상·음악상·작품상 휩쓸어   

'택시운전사'와 '아이 캔 스피크'가 가장 빛난 잔치였다. 11월25일 제38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가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주연상(송강호), 최다관객상, 음악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아이 캔 스피크'(감독 김현석)는 나문희(76)의 여우주연상과 감독상 등 2개 부문 상을 받았다.

영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진선규의 수상 소감은 화제가 됐다. 20년 무명(無名)생활 끝에 처음 남우조연상을 받은 그는 자신이 연기한 영화 속 무시무시한 조선족 조폭 '위성락'과는 전혀 다른 선한 얼굴로 눈물과 웃음이 뒤범벅된 채 무대에 올랐다. "저 중국사람 아니고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청심환 먹고 왔는데, 이거 받을 줄 알았으면 하나 더 먹었어야 되는데…. 고생만 한 아내, 제 코가 낮아서 잘 안 풀리는 거라며 (성형 수술해 준다고) 계까지 붓고 있는 고향 친구들 모두 감사합니다." 각본상은 '남한산성'의 황동혁 감독, 여우조연상은 '더 킹'의 여검사 김소진, 남녀 신인상은 각각 '형'의 도경수와 ‘박열’의 최희서가 받았다.

배우 차태현은 김지영·윤소정·김영애·김주혁 등 올해 별세한 배우들을 추모하며 "2017년은 사랑하는 사람들 떠나보낸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윤홍·시사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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