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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기부 한파’에 자선냄비엔 역대 최고 기부액

매일종교 뉴스1팀 | 기사입력 2017/12/29 [15:48]
기부에 대한 사회적 불신에도 온정 이어져

최악의 ‘기부 한파’에 자선냄비엔 역대 최고 기부액

기부에 대한 사회적 불신에도 온정 이어져

매일종교 뉴스1팀 | 입력 : 2017/12/29 [15:48]

▲ 전북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직원들이 28일 주민센터 사무실에서 얼굴 없는 천사가 전달하고 간 성금을 세고 있다.    

전주에서는 익명으로 18년째 5억5천 기부한 얼굴없는 천사도    

기부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커진 올해 최악의 ‘기부 한파’라지만 구세군 자선냄비엔 역대 최고 기부액이 쾌척되는 등 온정의 불길은 이어지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희망 나눔 캠페인’ 37일째인 지난 26일까지 모금액은 2,085억원으로 목표액(3,994억원)의 절반을 겨우 넘었다. 목표액의 1%가 모일 때마다 1도씩 올라가는 서울 광화문광장의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52.2도에 그쳤다.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단체는 사정이 나은 편이고 중소규모 단체들은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할 정도라는 하소연이다. 사회복지시설에 답지하던 연탄과 쌀, 내복 등 물품 기부도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기부 열기가 식은 이유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여파로 공익재단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상황에서 지난 8월 불우아동을 위한 시민들의 후원금 128억원을 유용해 덜미를 잡힌 ‘새 희망 씨앗’ 사건, 기부금 12억원을 챙긴 이영학 사건 등을 거론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얼굴 없는 천사들의 기부가 이어져 아직 세상의 희망과 온정은 피어나고 있다.   

지난 28일 전북 전주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한 남성이 18년째 한 주민센터에 지폐와 동전이 가득 들어 있는 돼지저금통을 갖다 놓았고 서울 송파에서는 구세군이 거리모금을 시작한 이래 자선냄비 90년 역사상 개인 성금 중 최고액이 나왔다.     

전주시에 따르면 한 남성이 28일 오전 11시26분 완산구 노송동에 전화를 걸어 “주민센터 옆에 A4 종이박스를 놓았으니 확인하라”고 말한 뒤 끊었다. 전화를 건 남성의 말대로 주민센터 옆 천사공원 나무 아래에 종이박스가 놓여 있었다. 박스 안에서는 5만원 지폐 뭉치와 동전이 가득 들어 있는 돼지저금통이 나왔다. 박스에서 나온 돈은 6,027만9,210원이었다. 박스 안쪽에는 “소년ㆍ소녀 가장 여러분 힘든 한해 보내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내년에는 더 좋아질 꺼라 생각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적힌 쪽지도 들어 있었다.     

전주지역에서는 이 남성이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단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아 ‘얼굴 없는 천사’라고 부르고 있다. 천사가 그 동안 기부한 금액은 총 5억5,813만8,710원이다. 전주시는 이 돈을 매년 서노송동 관내 어려운 이웃에게 골고루 나눠주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백화점 1층 로비에 설치했던 구세군 자선냄비에서는 5,000만원짜리 수표 3장이 나왔다. 성금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익명의 기부자가 쾌척했다. 수표는 모두 남양주 농협에서 발행되고 일련번호가 이어져 있어 한 사람이 기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억5,000만원은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모금이 시작된 1928년 이래 기부된 개인성금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이에 앞선 최고 기록은 2011년 서울 명동에서 한 60대 남성이 봉투에 수표와 편지를 넣어 기부한 1억1,000만원이다.    

구세군 관계자는 “익명의 기부자는 모금이 안 된다는 뉴스를 보고 국민에게 희망을 심어주려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며 “아직 사회가 어두운 부분이 있지만 세상에는 더불어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알리기를 원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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