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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세계불교48●베트남 불교(5)

이치란 객원논설위원 | 기사입력 2017/12/30 [09:18]
베트남불교의 미래

현대세계불교48●베트남 불교(5)

베트남불교의 미래

이치란 객원논설위원 | 입력 : 2017/12/30 [09:18]

▲ 인도에서 열린 국제 불교연맹 총회에서 베트남 스님들의 활약이 크다. 베트남 스님(우측 끝).

해외 불교회의에 다니는 베트남 스님들은 영어를 잘한다. 전쟁을 겪으면서 피곤한 면도 있었지만, 또 한편으로 보면 박람의 기회도 갖게 된 것이다. 미국 호주 유럽 등지에 베트남 사원이 제법 된다. 프랑스의 식민지를 겪으면서, 베트남전쟁을 치루면서 베트남의 디아스포라 인구도 상당하다. 베트남 인구의 대부분이 불교인구여서 해외에도 베트남 사찰이 꾀나 된다. 프랑스 빠리나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가면 베트남 사원들이 있고, 호주에도 베트남 불교세가 강하다.  
▲ 틱낫한 스님이 설법여행을 위해비행기 트랩에서 내리고 있다.    

프랑스에 베트남인구가 많고 사찰도 크다. 특히 틱낫한(釋一行 1926년 ∼) 스님은 베트남 출신의 승려로서 세계 4대 생불로 추앙받는 유명한 평화주의자이다. 스스로 법화경을 가장 애독한다고 하며, 베트남 임제종(대승불교) 고승이다.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하며, 프랑스에 설립한 플럼 빌리지가 유명하다. 참여 불교를 대표하는 스님으로서, 많은 베스트셀러 저서가 있다. 상즉종(相卽宗 Order of Interbeing, 접현종이라고도 한다.)을 설립하여 활동하고 있다.

▲ 프랑스 남서부에 도르도뉴에 소재한 플럼 빌리지(자두 마을)에서 틱낫한 스님의 법문을 경청하고 있다.     
베트남불교를 기반으로 해서, 세계화에 성공한 케이스이다. 틱낫한 스님은 베트남 불교의 선종(禪宗) 출신 선사이다. 중국 임제종의 법맥을 잇고 있다. 한국의 선불교와 좀 비슷하지만, 베트남 선종은 선(禪) 뿐만 아니라 정토(淨土)의 염불수행도 함께 한다는 사실이다. 베트남의 대승불교는 중국에서 수용되었는데, 처음엔 교학(敎學)불교가 들어왔지만, 중국남종선(南宗禪)이 수용되면서 선불교 일색으로 변천되었다. 하지만 정토 염불 수행은 그대로 존속해서 선 수행과 함께 병행하게 되어 전통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중세에는 베트남도 우리의 조선조와 좀 비슷한 과정을 겪는다. 15세기 이후 베트남 불교는 우리의 조선조와 같은 유사한 현상이 전개되는데, 유학의 대두와 불교와의 대립이 전개되기 시작하는데, 불교와 왕실 귀족이 한편이 되고, 유생과 지주 농노 노예가 한 편이 되어 대립하게 된다. 1910년대 까지 과거시험으로 관리를 선발하고 유학 이데올로기가 정치를 주도했고, 또한 외세의 간섭으로 프랑스 가톨릭이 전파되고 베트남 중부지역의 한 왕조는 가톨릭을 국교로 삼으려고 까지 할 정도였다.

가톨릭이 불교 다음으로 교세가 강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유불선 3교는 베트남의 정신문화기조로서 자리 잡았으며, 베트남 불교는 이런 상황에서도 원체 뿌리가 깊게 내려서 프랑스 식민지와 베트남 전쟁을 겪으면서도 살아남게 되어 오늘날 제1의 종교 위치를 지키고 있다. 도교는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유교는 자취를 감추게 되었고, 베트남이 한자를 쓰지 않고 문자개혁을 함으로써 유교와는 더욱 멀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베트남어의 70%가 한자에서 왔지만, 12세기부터 20세기까지 한월어(漢越語)와 순월어(純越語)가 혼재된 월남어를 중국한자와 월남한자를 병용해서 표기하는 문자체계인 <쯔놈(chữ Nôm)>이 널리 이용되었으나, 현대 베트남어는 로마자에 성조를 표시하여 기록하는 <꾸옥응으(Quốc Ngữ)>를 사용한다. <꾸옥응으>는 17세기에 프랑스 선교사 알렉상드르 드 로드가 정리한 로마자 기반의 표기법에서 비롯한 것으로, 20세기 초 프랑스 식민지 시절 <꾸옥응으>를 베트남 국어로 정리되었다. 이렇다 보니 요즘 세대들은 한자를 전혀 모르고, 전문 불교학자나 선사들 외에의 베트남의 신세대 빅슈. 빅슈니는 한자를 전혀 모르고 있다.

이런 종교사와 문화사적 배경아래서 성장한 틱낫한 선사는 영어와 프랑스어를 구사하고, 베트남의 선정불교(禪淨佛敎)를 세계화 시키는데 성공하여 현재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과 미국 호주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베트남을 비롯한 아시아의 기성불교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것은 참여불교운동이다.

여기서 틱낫한 선사에 대한 긴 설명은 할 수 없지만,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동렬에서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불교계의 고승이다. 그의 저서들은 한국에서도 많이 번역되고 있다. 
▲ 린선(靈山)불교사원에서 대법회를 개최하고 있다.      
   
틱낫한 선사가 선불교의 배경아래 선(명상)과 염불수행을 통해서 현지의 베트남인과 프랑스인들 내지는 유럽인들을 포용한다면, 린선(영산)불교는 베트남의 전통불교를 지향하고 있다. 그러므로 프랑스에 있는 베트남 불교인들이 주로 이 사원을 찾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틱낫한 선사가 베트남의 전통 불교를 다소 개량해서 유럽인들의 취향에 맞게 그리고 부모세대가 베트남 출신이지만, 프랑스나 유럽에서 출생한 베트남 2∼3 세대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포맷을 좀 바꿔서 적용하고 있는 실용적인 불교이다. 반면에 린선불교는 베트남 불교의 전통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프랑스나 유럽에 있는 베트남 불자들의 정서에 그대로 영합하는 불교를 펴고 있다. 동시에 프랑스인이나 유럽 베트남 2∼3세대들을 겨냥하지만, 한계가 있다. 그렇지만 프랑스나 유럽의 베트남 1세대들에게는 종교로서의 제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

호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다. 하지만 교육받은 젊은 베트남 스님들은 서구인을 상대로 한 포교를 지향하지만, 아직은 틱낫한 선사의 명성이나 활동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보검 이치란 박사: 해동 세계불교연구원장 (www.haedongacadem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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